연 1%에 머물면서 ‘쥐꼬리 이자’로 괄시받던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가 빠른 속도로 상승해 2% 중반대에 도달했다. 미국의 꾸준한 금리 인상과 금융당국의 예대율(예금액 대비 대출액 비율) 규제가 수신금리를 밀어올리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컨슈머리서치가 17일 은행연합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1월 은행 정기예금 상품 41개 가운데 '금리 2% 이상'인 예금 상품이 18개(43%)에 달했다. 지난 12월 초 보다도 6개 늘어난 것으로 조만간 2% 이상 예금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2% 이상인 정기예금이 전체 정기예금의 절반을 넘은 것은 지난 2015년 2월(69.3%)이 마지막이었다.
정기예금 금리 상승의 선봉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이다. 지난해 12월 3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0.2~0.3%포인트 올리기로 한 케이뱅크의 경우 ‘코드K정기예금’을 통해 12개월 기준 연 2.55%의 금리를 제공한다. 1월 첫째주 기준 전 은행 상품 중 가장 금리가 높다. 카카오뱅크는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에 연 2.5%의 금리를 적용하면서 두번째로 높았고, 전북은행 JB다이렉트 예금통장은 2.45%로 3위였다.
반대로 정기예금 금리가 가장 낮은 상품은 우리은행의 키위정기예금2차(확정형)로 1.45%에 불과했다. 한국씨티은행 프리스타일 예금, KEB하나은행 하나머니세상정기예금은 1.55%였고 광주은행 플러스다모아예금은 1.59%를 기록했다. NH농협은행 큰만족실세예금, 홈앤세이브예금, 신한 S드림 정기예금, 우리웰리치100 정기예금(회전형) 등도 1.6% 수준에 그쳤다.
최근 수년 간 정기예금 금리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금리’나 다름없는 1%대에 머물렀던 것은 오랜 저금리 탓이 크다. '2% 이상, 3% 미만'의 은행 정기예금 금리 비중은 2014년 4월 96.2%까지 올랐다가 한은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 1%대(2015년 3월 1.75%)로 내려간 2015년에는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이 비중은 이후에도 꾸준히 줄어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2016년 6월 1.25%)를 기록했던 재작년 이후 연 2%대 정기예금은 시장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상승세에 힘입어 정기예금 금리도 계속 상승세를 보이며 2%대가 대세가 된 상황이다.
향후 관심은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3%대로 진입할지 여부다. 이미 우리은행 등은 120주년 맞이해 연 3.2% 정기적금을 출시하는 등 3%대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저축은행들도 주력 상품인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3%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속적으로 오르던 시장금리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더욱 상승 탄력을 받게 되면서 정기예금 금리 3%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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