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중진공업국을 향하여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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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중진공업국을 향하여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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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기계공업의 태동(자동차) - ⑧

 
   
  ^^^▲ 일생을 받쳐 조국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룩하신 故 박정희 대통령, 경기도 시흥군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는 박대통령(78년)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  
 

수공업적 자동차 생산의 종막

1960년대 초반에는 자동차 조립업자는 설계도 하나 없이 주먹구구로 만들고 있었다.

자동차에 대한 공학적 기본상식도 없는 "망치쟁이"(보디 만드는 사람을 당시 이렇게 불렀다)들이 자동차를 만들던 옛날 이야기이다.

국민들은 위험한 자동차를 목숨 걸고 타야 했다. 그나마 하동환자동차의 하동환(河東換)씨가 자동차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아 모양도 개량해 나갔고 안전성에 대한 연구도 했다.

그래서 하동환자동차의 버스는 일약 유명해지고 많은 양이 팔렸다. 이런 이유로 그 후 하동환자동차만 남게 되는 것이다.

이들 조립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의 수량은 <도표 9-7>과 같다.

 
   
  ^^^^^^▲ 일생을 받쳐 조국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룩하신 故 박정희 대통령, 경기도 시흥군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는 박대통령(78년)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  
 

이 도표에서 보면 우리나라 자동차 수요는 한 공장에서 생산한다 해도 경제단위가 못되는데 이것을 10여개의 공장에서 만들어 냈으니 그 영세성은 추측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상이 우리나라의 수공업적 자동차 생산시대의 이야기이다. <도표 9-7>을 보면, 버스조립이 1968년부터 급격히 줄었음을 알 수 있다. 68년부터 기아산업과 신진자동차에서 제대로 만든 버스나 화물차가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다시 설명하면, 화물차 조립도 급격히 줄어갔다.

다시 설명하면 "망치"로 두드려서 만드는 수공업적 조립은 조만간 자연 도태되는 운명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런 업체는 정부에서 육성할 대상도 못되는 것이다. 정부가 할 일은 본격적인 자동차공장을 하루 속히 건설하는 길뿐이다. 그리고 국내수요가 적으니 일감은 될수록 모아 주어야 한다. 이것이 자동차공업 육성의 일원화 정책이다.

 

 
   
     
 

새나라자동차(주)의 설립

상공부의 허가도 없이 갑자기 새나라자동차(주)가 생겨났다.

상공부로서는 이 사업을 제1차 5개년 사업과 어떻게 연관을 시켜야 할지 고민했다. 그래서 비계획사업으로 분류했다(註: 이규동 당시 기계과장의 수첩에 남아있는 문구). 그러나 중대형 자동차 공장건설 계획이 취소됨으로써 새나라자동차(주)가 국내의 유일한 자동차공장이 됐다. 이로써 우리나라 자동차공업은 일원화(一元化) 체제가 됐다. 새나라자동차(주)는 일본에서 SKD 부품을 수입해서 새나라자동차를 조립해서 판매했다.

SKD라는 상태로 들여온 것이 문제이다. SKD라는 것은 Semi-Knock-Down이라는 말의 약자이다. 녹다운(Knock Down)이라는 말은 분해한다는 말이다.

세미(Semi)라는 말은 반(半)이라는 말이다. 즉 분해는 하되 조금만 분해했다는 말이고, SKD로 자동차를 수입했다는 말은 자동차의 경우 엔진은 미션까지 부착시킨 상태로 통째로 수입하고, 차축이나 조향장치, 차체 정도만 분해해서 수입한다는 것이다.

물론 차체에는 유리까지 끼워서 들여왔다. 그러니 자동차를 생산한다는 것은 나사나 끼워 맞추는 정도의 작업으로 공장 장비라고는 기중기와 手工具 정도만 있으면 되는, 공업이라고 할 만한 작업거리가 안 되는 것이다. 공업이 발달되지 않은 최후진국이 쓰는 방법이다.

어느 후진국의 집권자가 있어 자신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도 자동차가 생산된다"는 업적을 PR하고 싶어질 때, 그때 쓰이는 방법이 SKD로 자동차뭉치를 수입해서 볼트, 너트만 조여서 자동차를 조립하는 것이다.

자동차의 이름은 원명(原名)을 쓰지 않는다. 자기 나라의 멋있는 이름을 붙인 채 통치자의 큰 업적으로 치부되어 그의 근사한 사진과 함께 그 나라의 각종 간행물에 실리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자동차도 이런 식으로 "새나라자동차"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닛산(日産自動車會社)에서 쓴 원명은 "블루·버드(靑鳥)"였다. 일본의 "파랑새"가 한국에 와서 "새나라"로 둔갑한 것이다.

SKD 조립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 우선 뭉치로 들여오니 국산부분품은 하나도 쓰지 않게 된다. 국내 자동차업계, 특히 부품업계의 불만이 커지고 아우성을 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두 번째 문제점은 자동차란 원래 완제품을 수출할 때는 포장이 필요 없었는데 SKD로 수출할 때는 일일이 포장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낱개로 포장하고, 나무 상자에 넣어야 하니 포장비가 많이 들고 수송비도 많이 든다.

완성차는 차 하나만 수송하면 되지만 SKD는 완성차와 부피가 같은 차체가 뭉치로 들어오고 엔진이니 차축같은 부속품을 따로 수송해야 되니, 비쌀 수밖에 없어진다. 더구나 자잘한 부속품은 작업하다 없어질 수도 있고 잘못 다루다 망가질 수도 있다.

간단한 예로 자동차 한대에 볼트가 100개 필요하다고 치자. 그런데 쓰다가 보면 늘 모자라기 일쑤다. 그러니 발주할 때에 여분으로 더 사와야 한다.

당연히 완성된 차를 수입할 때보다 SKD로 수입할 때에 외화가 더 소요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완성차를 사오는 쪽이 국가에 도움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결국 국가나 자동차업계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새나라자동차(주)가 생겨난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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