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남긴 국가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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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남긴 국가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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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지키고 싶어 하는 국민들에
난 국가차원의 유산을 남겼다
이 표현 자체로
난 매우 영광스러운 존재다
그리고 역사적 존재일 것이다

난 누구의 부하가 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나는 군대생활을 22년 했다
그래도 나는 그 누구의 부하도 아니었다
오로지 나는 국가의 부하였다
이를 무엇으로 증명하나
내가 1993.에 쓴 “멋”
오늘의 “뚝섬 무지개”
거기에 있다

이 세상에는 유산을 받은 사람들 많다
하지만 유산을 지키고
그 유산의 가치를 증진시키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내가 남긴 유산도 이와 같을 것이다

나는 하늘이 내게 주신
탤런트를 거의 쉴 새 없이 갈고 닦았다
그런 시간이 아닐 때면
나는 불안하고 불편했다
나는 인간 개미로 태어났다
내 영혼에는 아마도
청교도의 엄격함과
이사도라의 자유분방이
짬뽕돼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개미로 살았다
누가 대통령을 해도
나는 내 스스로 개미 대통령이 됐다
영혼 면에서 나는 이 나라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이는 그냥 애국의 영혼일 뿐이었다

이 나라 골목골목에는
아름다운 고민들이 많다
모두 다 나라를 살리자는 것이다
20년 전에도 그랬고
20년 후에도 그랬다
하늘은 나 같은 사람이
나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누가 바라보아도
험난한 가시밭길인데
하늘은 나를 그리로 떠밀었다

발에선 피가 났고
눈에선 물이 흘렀다
피가 나고
눈물 흘리는 나에게
사람들은 조소를 날리고
돌도 던졌다

이 대한민국에 이런 사람
나 말고 또 누가 있을까
밤이면 홀로 아프고
그래서 홀로 운다

나도 사람인데
내 마음 많이 여린데
왜 하늘은 내게 이렇듯
가혹하실까

어려서도 못 먹고
제대로 된 옷 한번 못 입고
울 때도 소매로 흠치고
코가 나와도 소매로 흠치고
천하게 자란 나

남의 물건 훔치지 않고
남이 어려우면
가서 쓰다듬어 주는
착한 마음씨 갖은 나를
하늘은 왜 어렵게 하실까

5척 단신에
부피도 작은 내가
얼마나 수용능력 있다고
이토록 가혹할까

그렇다고
그 누가 감히
하늘을 거역할까
나는 가끔 하늘에 응석을 했다
제발 성금 좀 끊어 주시라고
그래야 내가 마음 편히 쉴 수 있다고

그런데 말이 씨 됐다
하늘이 전라도 것들을 시켜
나를 쉬게 하시려나 보다
그럼 나는 전라도 것들 덕을
보는 것인가

어차피 나는 쉬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하늘은 전라도 것들을
악역 하도록 선택하신 것이다

바로 이 시점이
내가 “5.18” 유산 증서에
서명하는 날이다
이제부터 그 유산은
내 손을 떠났다

내가 넘겨주는 유산은
참으로 아름답고 깨끗한
피를 바쳐 만든 유산이다

내가 남긴 유산 누가 지키나
나를 믿는 사람 수십만일까
수백만일까
지금 나를 믿는 사람은
아마 수백만은 될 것 같다
하지만 수천만이 되지 않으면
내가 쌓아올린 유산은
소멸된다

그것이 소멸되면
이 나라는 망한다
그리고 내가 흘린 피도 눈물도
흔적 없고 가치 없는 망각의
거친 세상으로 소멸될 것이다

참 재미없고
참 아름답지 않고
참 살 가치 없는
동토의 암흑
이 세상에
이 이상 더 슬프고 비참하고 추한 공간
또 있을까

이 세상에
정의가 실종되고
그래서 한국 땅 전체가
나환자 동굴처럼 저주받는 공간이 되더라도
나는 확신한다
나는 빌 것이다
그런 저주는 오로지
이 나라를 배반한
전라도 땅에만 내릴 것이다

하늘은 나를 희생시켰다
하늘은 내게 매우 미안할 것이다
미안한 하늘은 내 기도를 들어주실 것이다
하늘이여
당신의 희생양 지만원은
이 나라가 정상화되는
모습 보고 운명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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