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 COP25는 내년 11월 칠레에서 개최 결정
- 중국의 영향력 확대, 미국 등 선진국 견제 나서
- 온실가스 측정 방법 놓고 갑론을박
폴란드 카토비체(Catowice)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제 24차 당사국 총회(COP24)는 15일(현지시각) 2주일간의 협의 끝에 파리협정의 실시 규칙을 채택했다. 그러나 미국의 협정 이탈 등으로 국제사회의 협조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실효성을 수반하는 온난화대책을 진행시키는 일이 큰 과제로 떠올라, 목표 달성에의 길은 험난해 보인다.
지난 2015년 12월 파리기후변화 협정(파리협정)에 참여했던 세계 약 200개국 대표들이 3년 만에 협정의 구체적인 이행 지침을 마련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대표들은 일단 규정을 마련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전문가들은 약속보다 이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의를 연장해가면서 까지 열린 전체회의의 의장은 맡은 폴란드의 미하우 쿠르티카 COP24 의장은 “어젯밤은 긴 밤이었다”면서 일단 안도의 숨을 쉬며 이 같이 말했다.
교섭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대립으로 난항을 거두었으며, 15일 밤에도 난항이 계속 이어졌다. 미국 등 자국주의가 거세어지고 다자주의가 흔들리는 가운데, 파리협정은 그 상징의 하나로 좌절은 시키지 않으면서 각국이 막판까지 바짝 다가서며 협조를 유지한 결과로 규칙을 채택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적 정세가 지구온난화 대책에 그림자를 드리운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처지이다.
이번 회의에서 이름을 올렸던 브라질이 11월 말 COP회의 유치를 철회하는 바람에 차기 COP는 칠레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브라질에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비유되는 신임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2019년 1월 취임하게 된다. 내년 1월 취임 예정인 보우소나르 브라질 신임 대통령은 파리협정 이탈을 언급한 적도 있어 현 정부의 회의 유치 철회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여진다.
협상에서는 중국의 존재감이 확대되었고, 중국 대표인 셰전화(解振華)는 협상 종반인 12일 인도 등과 공동기자회견에서 “파리협정의 원칙에서 후퇴하지 않겠다”고 강조, 기존 협정을 인정하면서 엄격한 규칙 적용을 강요하는 선진국을 견제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의 미국은 이미 파리협정을 이탈하기도 해 미국과 서유럽의 지도력 저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맞이했다. 회의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도 교섭에 적극적으로 관여, 협정 이탈을 결정하면서 복귀 가능성을 열러둘 경우를 생각, 미국에 불리한 규칙으로는 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화석연료의 이용촉진을 꾀하는 이벤트를 개최해 환경단체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파리협정은 교토의정서가 만료되는 2020년부터 새로운 기후체제를 수립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2도로 제한하는 것이 목표이다. 참여국들은 앞서의 회의에서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배출 기준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여왔다.
이번 회의도 앞서 언급한 대로 쉽지 않았다.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쿠웨이트와 같은 주요 산유국들은 협정 내용을 놓고 다른 참여국들과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미국은 잘 알려진 대로 이미 지난 6월 파리협정을 탈퇴 선언을 했으나 규정상 2020년 말까지는 협정에 남아 있어야 한다. 미국 대표들은 특히 개발도상국들에게 다른 온실가스 측정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중국을 견제해 가면서 참여국 모두가 같은 규정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측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브라질은 14일부터 진행된 협상에서 현행 탄소배출거래 시장의 규정을 유지하자고 완강히 버텼으며, 이에 다른 선진국들은 기존 체제에 투명성이 부족하다며 맞섰다. 또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협정이행을 위해 2020년까지 연간 1000억 달러(약 113조 원) 규모로 재원을 마련하기로 한 약속에 대한 상세 이행계획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최종 합의에서는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과 감축안 이행을 보고하는 방식과 재원조달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이 포함되었다.
한편, 미국 비영리조직 참여과학자모임(UCS)의 알덴 메이어 정책전략국장은 “진짜 시험은 참여국들이 집에 돌아가서 이뤄질 것”이라며 “글자로 적인 모든 결정은 탄소분자 하나도 줄이지 못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지금의 온난화 추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35년 후에 지구온도가 회복 불능한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경고음을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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