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밤 어두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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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밤 어두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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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영광, 땅에 평화, 사람에게 기쁨을

주인처럼 자유롭게 사십시오. 그 자유로 돌이켜 악을 가리고 숨기는 데 쓰지는 마시오. 그렇게 가는 길이 하나님의 종입니다.

- 베드로전서 2장 16절 말씀 -

어린이가 어지럽게 노는 것은 귀엽다. 까불며 떠들 수도 있다. 이때 “천방지축으로 까분다”고 사자성어(四字成語)를 쓸 수도 있다. 천방(天方)은 “하늘이 모나고”, 지축(地軸)은 “땅이 축대 같다”는 뜻의 반어(反語)이다. 바르게 쓴다면, 천축지방(天軸地方)으로 맞바꾸던지, 아니면 “하늘은 둥글고, 땅은 평평하다”라는 천원지평(天圓地平)으로 표현해야 할 것이다.

어른은 언행을 좀 삼가야한다. 어른의 천방지축은 눈꼴사납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회나 단체의 지도자가 되면 더욱 그렇다. 더더구나 한 국가의 안녕과 진로를 책임지는 영도자쯤 되면 할말을 가려서 써야함은 당연하다. 최근 노대통령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의 막말은 역설적으로 놀랍다. 한물간 스타가 스캔들이라도 만들어 일단 인기를 회복해보자는 그런 속셈이었을까.

2006년도 세모(歲暮)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고요한 밤”으로 대표되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금년 들어 왜 이렇게 맥 놓고 있는지, 트리의 번쩍임도 반기지 않는다. 풍류에서 면면이 이어져온 한류의 오랜 흥(興)은 다 어디로 사라져버렸나? 나라의 기맥(氣脈)이 아지랑이처럼 자자들고 있다. 한 영도자의 “어두운 밤”이 사람들의 마음을 이토록 어지럽히고 있단 말인가.

기원 1년 유대 땅의 한 구유에서 예수는 탄생했다. 이 사건을 사람들은 “거룩한 밤”이라 불렀다. 하늘에 영광, 땅에 평화, 사람들에게 기쁨이 자리 잡는 순간이었다. 사실 이때 하나님은 로마가 주도한 세상을 땡 시킬 마음을 돌이켰을지 모른다. 세상의 종말은 노아의 홍수 때도 있었다. 하나님은 예수를 통로로 삼아 구원의 복음을 선포하셨다. 예수사건은 반전이었다.

과학은 우주의 종말인 열사(熱死)를 예고한다. 그것은 수동식 시계의 태엽(胎葉)이 다 풀린 상태로서 엔트로피의 충만으로 표현된다. 위치 에너지가 우주의 원동력으로서 알파라면 폐열 에너지는 우주의 쓰레기로서 오메가이다. 에너지는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는데 자못 신비롭다. 열, 빛, 역학(위치, 운동), 전자기(전기, 자기), 화학 등등 서로 닮은데 없는데 같다.

에너지 보존법칙은 형이하학의 제1조라 할 수 있다. “닫쳐진 공간 안에 담긴 에너지의 총합은 불변이다”하는 법칙이다. 부분에서 수 없는 변화와 변환이 가능해도, 전체로써 에너지의 총량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엔트로피는 한 체계의 무질서의 정도를 나타낸다. 그러므로 우주의 알파와 오메가 사이는 엔트로피가 확률 0% 에서 100% 로 되어가는 과정으로 설명한다.

생명은 질서를 잡아가는 체계이기 때문에 마이너스 엔트로피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예수탄생은 100% 에 도달한 인류의 엔트로피를 0% 로 탕감해준 하나님의 사역으로 볼 수 있다. 로마의 영웅 카이사르가 구축해놓은 폐열더미로 오염된 세상이 문 닫고, 구유에 누인 아기 예수가 선포한 거룩한 천국이 문 연 것이다. 예수를 믿는다고 하는 것은 천국사역에 동참하는 일이다.

예수사건은 신(神)의 세상에 대한 개입이다. 예수에게 늘 “효(孝)의 금기”가 따라다녔다. 그것은 “하늘 아버지의 뜻”이었다. “십자가”는 예수의 짧은 생애를 요약한 상징이다. 그 길은 아들의 뜻을 접고 아버지의 뜻에 따르는 “순종의 도(道)”를 완성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사람은 언제나 자유와 금기의 갈림길에서 생사를 자문하게 된다.

도(道)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다. 유교, 불교, 도교 등의 개념인 도통(道通)이나 득도(得道)가 민속을 통하여 이미 우리의 무의식에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신, 구교 합쳐서 기독교가 우리 민족에게 뿌리내릴 수 있는 것도 효도(孝道)가 상통하기 때문이다. 또 민족종교의 단군신앙 역시 천부(天父)와 삼신(三神)의 얼레가 기독교의 삼위일체(三位一體) 신과 잘 어울린다.

“세살 버릇 여든 간다”고 사람은 원래 모두 천방지축이다. 그러나 고요한 밤을 어두운 밤으로 마치는 사람도 있지만, 거룩한 밤으로 맞이하는 사람도 따로 있다. 그들은 “주인처럼 살면서 종처럼 살아가는” 난해한 인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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