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惡緣). 좋지 못한 인연.
그 이름만 떠올려도 이가 갈린다. 단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 그에게 이른 시간에 당한 완패, 이젠 되갚아줄 차례다.
필리핀 URCC 여성부 플라이급 챔피언 '케이지 김연아' 서지연(18, 더짐랩)의 목표는 단 한 가지다. 자신을 격침시킨 바 있는 '비너스' 서예담(26, 파라에스트라 청주)을 확실히 쓰러뜨리고 TFC 여성부 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두 선수는 오는 16일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TFC 19' 코메인이벤트에서 여성부 스트로급매치이자 2차전을 벌인다.
서지연은 2년 반 전부터 종합격투기를 훈련했다. 아마추어 리그 7전 전승 성적을 내고 지난해 프로로 올라왔다.
'TFC 드림 2'에서 프로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지만, 지난해 3월 'TFC 14'에서 '예담 벨라스케즈' 서예담에게 완패했다. 밑에 깔려 팔꿈치 파운딩을 맞다가 레퍼리 스톱 TKO로 졌다.
"처음으로 벽에 부딪힌 느낌이랄까. 그라운드로 가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나섰는데, 밑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힘에도 기술에도 밀렸다."
하지만 낙엽만 떨어지는 것만 봐도 깔깔거리며 웃는 10대 소녀다. 툭툭 털고 일어나 꾸준히 케이지에 올랐다. 언젠가 다시 만날 서예담을 그리며 훈련에 집중했다.
데뷔 초기에는 승과 패를 반복했지만 현재 박시윤, 장현지, 박시윤, 불라옹을 연이어 격침시키며 4연승의 상승궤도를 그리고 있다. 올해 아톰급부터 플라이급을 넘나들며 쉬지 않고 5전이나 치렀다. 짧은 경기 기간이 오히려 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지난달 말에는 필리핀 URCC 여성부 플라이급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두르며 아시아 강자 반열에 올랐다.
서지연은 자신의 실력에 대해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아직 신인이며 2년 6개월 운동한 병아리라고 했다. TFC 스트로급 타이틀이 공석임에도 이번 대결이 타이틀전이 안 된 건 실력이 많이 미흡해서 그런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서지연은 꾸준히 서예담을 향한 복수를 꿈꿨다. 지난해 7월 'TFC 15' 경기장을 찾았다. 메인이벤트는 서예담과 중국의 장웨일리의 TFC 여성부 초대 스트로급 타이틀전. 베테랑 장웨일리는 서예담을 꾸준히 압박한 끝에 2라운드 파운딩 TKO승을 거두며 TFC 벨트를 허리에 두르는 최초의 여성 파이터가 됐다.
느낀 것이 큰 서지연은 대회 종료 후 장웨일리를 찾아가 기념사진을 남겼다. SNS에 "열심히 해서 제가 한 번(웃음)"이라는 글을 남기며 타이틀 도전을 열망한다는 뜻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지연을 발굴한 박태혁 관장은 "운동량과 집념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선수다. 정말 초원에서 힘껏 뛰어다니는 한 마리의 야생마처럼 에너지가 넘쳐흐른다. 언제나 체육관에 제일 먼저 나와서 가장 늦게 나간다. 난 믿는다. 반드시 이 아이는 세계 최고의 격투가가 될 것이라고"이라고 극찬했다.
TFC의 태양이 되겠다는 서지연의 첫 번째 목표는 이뤘다. 두 번째 목표는 TFC 여성부 스트로급 챔피언이 되는 것이다. TFC 여성부 스트로급 챔피언 장웨일리가 UFC에 진출해 TFC 여성부 스트로급 타이틀은 공석이 됐다. 서지연은 자신의 차례가 왔다고 말한다.
서예담과의 2차전 발표 후 서지연은 SNS를 통해 "힘든 경기는 끝났으니 이제 쉬운 경기를 하겠다"며 또다시 신경전을 걸었다. 둘의 스타일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자신의 영역에서 누가 더 강해졌는지가 중요하다. 승자는 2대 TFC 여성부 스트로급 타이틀전의 한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크다.
'TFC 19'는 오는 16일 SPOTV+에서 생중계된다. 네이버 스포츠, 다음 카카오로 인터넷과 모바일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방송시간 관계상 8경기까진 5분 2라운드로 펼쳐진다. 단, 무승부 시 연장라운드가 진행된다.
■ TFC 19- 김재웅 vs. 김명구
2018년 11월 16일(금)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그랜드볼룸(오후 7시 SPOTV+, 네이버스포츠·다음카카오 생중계)
[페더급매치] 김재웅 vs. 김명구
[여성부 스트로급매치] 서예담 vs. 서지연
[라이트급매치] 황지호 vs. 윌 초프
[밴텀급매치] 유수영 vs. 이진세
[페더급매치] 여승민 vs. 김영준
[라이트급매치] 송규호 vs. 박문호
[라이트헤비급매치] 김두환 vs. 무사 콘테
[라이트급매치] 오호택 vs. 키시노 히로키
[밴텀급매치] 손도건 vs. 렉스 데 라라
[라이트급매치] 최영원 vs. 서동현
[페더급매치] 김상원 vs. 김기성
[플라이급매치] 이창호 vs. 나이즐
[페더급매치] 김판수 vs. 이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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