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만나러 가는 길은 탐스러운 감나무길이다. 강릉 일대는 감나무가 많아서 시민들에게 감을 딸 수 있는 날을 아예 정해 놓는다고 한다. 내가 찾았을 때만 해도 아직 서리가 내리기 전이라 감을 대롱대롱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 가끔 뉴스에서 보면 감이 익기도 전에 마구잡이로 따는 사람들 때문에 각 지자체가 곤혹을 치르고 있다는 데 그래도 강릉은 아닌가보다.
아빠는 고향이 강릉인만큼 감을 참 좋아하셨더랬다. 이가 좋지도 않으시면서 말랑말랑한 홍시보다는 딱딱한 곶감이나 단감을 좋아하셨다. 강릉 작은 집 앞에는 큰 감나무가 있어서 가을만 되면 어린 애들이 총출동하여 긴 장대를 가지고 감을 따던 것이 아련하게 생각이 났다.
감은 과일로서 먹기도 좋지만 차로 이용해도 참 좋다. 혹자들은 감을 먹으면 변비에 걸리기 십상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감에 섬유질이 많이 포함되서 그렇단다. 감을 반을 쪼개서 꼭지와 연결된 흰 부분이 있는데, 이것을 잘라내어 먹으면 변비를 완화시킬 수 있다. 또한 섬유질이 전체적으로 풍부한 과일이기 때문에 오렌지만큼이나 비타민 보충에 효과적이다.
이 뿐 아니라 여름에 만들어놓은 감잎차는 겨울에 끓여먹을 경우 건강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다. 비타민C가 풍부해서 피부를 곱게 하고 빈혈에도 뛰어난 효과가 있다. 또한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이뇨작용, 괴혈병에 좋고, 고혈압 환자가 오래 복용하면 혈압이 내리고 머리가 가벼워진다.
산소 근처에 감나무에도 역시나 감은 풍년이었다. 하나 주워볼까 하여 열심히 흔들어봤는데, 아직은 매달려 있고 싶은지 떨어질 줄을 몰랐다. 아빠한테 결혼 인사를 드리고 오는 길게 늘어선 감나무를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애상이 젖었다. 아마 겨울쯤 다시 찾게 되면 맛있는 곶감이 작은 집 문 앞에 대롱대로 매달려 있겠지.....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