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이 된 '안티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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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조선', 그들의 미래는?

 
   
  ^^^▲ 안티조선 스티커
ⓒ 안티조선 우리모두^^^
 
 

안티조선 운동이 뜨거웠던 적이 있었다. 조선일보를 '조폭언론'이라고 부르며 '전쟁을 불사하겠다'던 사람들도 최근 권좌에 많이 앉은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권좌에 앉지 못했을 때에는 조선일보를 비틀어 없애 버릴 것처럼 증오의 칼날을 갈던 사람들이 정작 지금은 조용하기만 하다.

한참 요란하게 진행되던 안티조선 운동이 언제부터 잠잠해 졌는지 모르겠다. 아마 반 DJ바람이 불면서 안티조선 운동이 차츰 사그라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대선 과정에서 잠깐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세력과 각을 세우면서 안티조선이 반짝했던 적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지금 독립기념관에서의 조선일보 윤전기 철거 사건 이후로 안티조선은 실로 조용하기 이를 데 없다. 안티조선의 고요는 태풍 전야의 고요인지 아니면 요란하게 하도 떠들어 힘이 다한 것인지, 아니면 조선일보의 '해독성'이 전 국민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었다고 믿어 활동을 줄이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한동안 예전의 뜨거운 열기를 찾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안티조선 진영의 둔한 움직임과 함께 조선일보의 빠른 변신은 주목을 받고 있다. 디지틀조선일보는 인터넷에서 여론이 형성되고 확산되는 현실을 확실히 파악한 듯 대대적인 사이트 개편과 이벤트를 통해 인터넷 언론에 도전하는 모습을 확고히 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안티조선 세력이 이야기할 수 있는 장소까지 부여했다는 것이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조선일보를 비판하는 인사 가운데 대표적인 인사인 진중권 씨에게 조선일보 지면에 글을 쓸 기회를 주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그야말로 정말 황당한 상황이 발생했다. 반대파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똘레랑스를 모르는 '극우'세력으로 공격받던 조선일보가 반대파 대표적 인사의 주장을 올려주겠다고 제의를 하는가 하면 안티조선을 위해 코너를 만들어 주는 아량을 베풀기도 하고 있다.

안티조선, 상품 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깨끗한 공기도 상품이라지만 아예 조선일보는 안티조선을 자기네 사이트에 붙들어 놓고 상품으로 만들어 버렸다. 호랑이를 무서워 해 슬금슬금 피해 다니던 사람이 호랑이를 잡아다놓고 우리에 가두고 지나다니는 사람에게 구경시켜주고 돈을 받는 격이다.

노 대통령을 많은 기성 정치인들이 불가측(不可測)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또한 그것이 가장 큰 단점이라고 평가했는데 그 불가측성이 지난 미국 방문에서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나 버렸다.

'반미면 어떠냐!'라고 외치던 사람이 미국에서 보인 행보는 마치 어릴 때 즐겨보던 만화영화 '마징가 제트'에 나오는 '아수라 남작'의 얼굴을 연상케 하는 것이었다. 그 '미국 사태'가 있었던 이후로 노 대통령의 지지층은 산산조각 난 형국이고 노 대통령이 미국에서 가서 '몸을 던지는 실리 외교'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보수층과 보수언론은 '몸을 던진' 대통령을 위해 몸에 붙이는 파스 한 장 준비하기는커녕 대통령 주변의 다양한 문제들을 가지고 맹렬한 비판을 퍼붓고 있는 형국이다.

조선일보는 사실상 안티조선을 그들의 새로 지어진 '우리'속에 가두어 놓고 들어오는 독자들에게 돈을 받고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안티조선'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노 대통령의 문제점과 그 측근들의 문제점, 새로 생겨나는 수많은 이슈들을 '상품'으로 팔고 돈을 버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최근 참여 정부 들어 여러 건의 특종이 어처구니없게도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같은 보수언론에서 나왔고 그들의 사세에 별 변화가 없는 것을 보면 안티조선이 완전히 우리에 갇힌 호랑이 신세가 되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안티조선 몰락의 이유는?

안티조선의 몰락 이유로 우선 꼽히고 있는 것은 정부와 안티 조선이 함께 움직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안티조선의 불길이 한창일 때 당시 국민의 정부는 언론사 세무조사란 회심의 카드를 던졌고 언론사 세무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국민의 정부의 여러 가지 문제가 드러나 언론사 세무조사의 효과는 크게 약해졌다.

결정적으로 안티조선에 타격을 가한 것은 안티조선=DJ지지 형국으로 상황이 흘러가면서 반 DJ 정서를 가진 이들이 안티조선에 무관심하게 되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초기 안티조선이란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던 이들이 노무현 지지세력과 권영길 지지세력, 내지는 기타 세력으로 분열되면서 강력한 추진력이 크게 약해졌다는 사실이다. 또한 안티조선을 표방하면서 등장한, 사실상의 대안언론의 성격을 갖고 있던 일부 온라인 언론들이 마치 '조선일보의 그것'을 연상케 하는 행태를 보여 준 것도 안티조선의 흔들림을 불러 왔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안티조선의 미래는?

콧털은 하찮은 것이지만 없어서는 안 된다. 보수층도 안티조선 세력을 콧털 같은 존재로 비웃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안티조선과 같은 세력은 필연적으로 존재할 것이며 앞으로 '우리'를 박차고 보수층을 위협할 수 있는 존재임을 망각할 수 없다. 그들의 단합된 힘이 만들어 낸 것이 오늘날 온라인 언론의 파워요. 지금의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조선일보와 같은 보수언론은 사회의 여론형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다는 것이다. 사회의 여론이 어떤 일부 매체로 인해 어느 한 군데로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은 그다지 적절하다고 볼 수 없다.

'안티조선'은 여기서 특히 나름의 순기능을 갖고 있으며 지난날 환희의 추억과 함께 지금의 시련의 아픔을 동시에 기억하게 될 '안티조선'이 보다 성숙하면 우리 사회는 보다 안정되고 번영하는 사회로 진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안티조선의 미래는 결국 '안티조선'에 공감하는 사람들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판단된다. 그들의 선택이 우리 사회에 생산적인 담론을 제공하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인정받느냐에 따라 그들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며 우리 사회가 번영 사회로 진입하는 속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부 보수층은 안티조선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들은 이미 '배우기'에는 너무 덩치가 커져 버렸다. 이제 그들은 그들 스스로 그들이 가야 할 길이 찾아야 한다. 그들이 과연 스스로 입버릇처럼 말해왔던 '상식'적인 길을 찾아갈 것인지, 아니면 '몰상식'한 길을 찾아갈 것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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