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사태의 현장을 찾아서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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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사태의 현장을 찾아서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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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명령! 유언비어 확인이 최선의 길

 
   
  ▲ (자료사진) 광주사태 시민군  
 

세끼를 굶은 우리에게 중화기와 탄약 상자가 헬기에 실려온 후 "도민 학살 명령"과 "경상도 출신 공수부대의 광주 투입"설의 유언비어들을 확인해야 했다. 설마 공수된 중화기로 발포명령이 떨어진걸까, 아니면 무기고에서 탈취당한 중화기를 보충해 주는걸까?

부대 정문에 설치한 기관총을 주시하던 대대장이." 명령에 죽고 사는 군인이지만 저들이 쳐들어 온다해도 발포 할 수는 없다" 더구나 "학살 명령이란 유언비어의 진의도 믿을 수 없다"며 부대 철수 의사를 밝힌다. 그의 판단 여부에 따라 60여명 병사들의 생사 여부가가 달려있어 마지막 결정을 해야할 순간이 되었다.

생사 와 관련된 사안을 민간인인 내 조언이 오히려 부담을 줄 것 같아 나는 그의 결정에 따르기로 한후 우선은 떠돌고 있는 유언비어에 대한 진의여부를 파악한후 "부대 사수와 철수"문제를 결정하자고 제의했다.

수 차례 무전 교신끝에 연대와 수신이 되자 "공격을 받고 있다! "부대 사수 가 어렵다!" 발포 여부를 하달하라" 마치 성난 사자처럼 외친다. 수신 음이 짤막 짤막 이어지더니 부대 방어를 위해 "공중 발포"를 허용한다는 내용의 교신을 받았다.

21일 오후 3시 "공중발포 허용"의 짤막한 무전 교신을 사태 3일만에 처음 받아본 광주 00사단의 명령이었다. 고립된지 3일째 하달된 "공중발포" 명령에 부대사수의 결심을 갖게 되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동안 떠돌던 유언비어들이 사단으로부터 "정면발포 절대 불가, 방어 최후 수단으로 공중 발포 허용" 이라는 무전 교신에서 확인되는 순간 폭동 진압과 부대사수에 확신을 안겨준 셈이다. 정소령은 부대사수의 결심을 다지는 의미로 세 사람의 장교들을 불러 부대 절대사수의 배경 설명을 했다.

지금까지 떠도는 유언비어는 특정 세력들에 의해 조작 전파된 유언비어임이 드러났고 나주지역 방어가 광주폭동을 조기에 진압하는 주요 지점임을 강조하면서 무전 교신 내용 "정면 발포 절대 불가"명령을 부하들에게 알렸다.

흑룡부락 앞 송전탑 부근에서 요란했던 시위대의 총성이 헬기 출현 후 잠잠해지고 웅성거리던 방위병과 예비군들의 사기가 되 살아난 가운데 밤이 지나고 사태 4일째가 되는 22일 아침을 맞았다.

이른 아침 휴가길에 무장 시민군에게 쫓겨 대대로 피신 왔던 7명의 현역병들이 고참병의 인솔로 대대장 면담을 위해 대대장실을 찾아왔다. 소속부대 원대 복귀에 앞서 헬기에서 공수된 중화기와 실탄 지급을 요청한다.

동해안 해군 함선에서 복무 중이라는 해군 병사가 무기 지급을 허용해 달라며 나를 대대장으로 알고 부동자세로 경례를 한다. 이들에게도 총과 실탄 지급을 허락하고 최악의 사태에 공중 발포를 허용하는 준수사항을 시달한 후 무기가 지급되었다.

아침 식사로 시 멀건 시래기 국에 밥 한공기를 떼 우고 잠시 휴식을 취할 무렵 군청 내무 과장의 전화가 걸려왔다. 어제 부대에 내린 헬기 출현 이후 시민군 부대 집결이 점차 불어나고 주민들은 불안속에 온갖 유언비어 가 떠 돌고있다는 내용의 전화다. 그동안 나돌던 유언비어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헬기 출현 이후 부터 삽시간에 퍼진 내용들은 경상도 출신의 공수부대가 광주에 이어 나주까지 진격했고. 이미 광주에서는 수만 명의 시민이 학살되었다. 그리고 광주 금남로 거리는 탱크 부대가 출동하여 마구잡이 학살이 시작되고있다 라는 내무과장의 전언에 나는 대대장의 수화기를 대뜸 가로챘다.

"군 기밀 사항이지만 밤사이 3백 여명의 계엄군이 공수되었다"고 허무맹랑한 거짓말을 한후 통화를 끝냈다. 대대장이 어이없는 거짓말에 의아스럽게 나를 쳐다본다. 나는 내무과장과 대대장의 통화에서 밤사이 조작된 유언비어가 심상치 않음을 느껴 월남전에서 겪은 심리전이 떠올라 이 같은 거짓 정보를 흘려준 것이다

월남전에서 사용했던 특수 게릴라 전술중 약육강식의 본능을 이용한 베트공 들의 특수 게릴라 전술로서 현지주민들로 위장시켜 한국군의 정보를 얻어 사용하는 일종의 심리 전술이다.

나는 유언비어를 조직적으로 퍼 날린 자들이 배후에서 시민군을 선동하고 있다는 걸 확신하고 내무과장 에게 의도적으로 거짓정보를 흘렸다고 대대장에게 귀 뜸 했다. 지방민이 내통한 점을 감안할때저들은 이곳 예비군대대 병력이 겨우20여명 정도란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무장차량 2대에 1개소대 병력이면 점거 할 수 있는 소규모 부대란걸 예비군 훈련 한번쯤 받아본 사람이면 훤히 알수있는 부대 병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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