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사태의 현장을 찾아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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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사태의 현장을 찾아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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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 언론인이지.방문할테니 기다려..협박전화를 받고서

 
   
  ▲ (자료사진) 광주사태  
 

운전기가 멈추고 신문제작이 중단 되던날 (80년 5월19일)

마지막 통학 열차의 운행 여부도 모른체 이준위는 사무실 옆 담을 넘어 역을 향해 떠났다. 경찰서가 이미 폭도들에게 점거된 터에 경찰인 박 경장의 신변이 걱정 되었다, 읍내에서 4키로쯤 떨어진 금천면이 그의 집이다. 그는 혼자 남게될 내가 걱정된다며 피신을 거절한다.

이때 요란한 발자국 소리와 함께 뜻밖의 손님들이 찾아 왔다. 마치 피난민의 행렬처럼 편집부 이차장의 일가족 다섯 명이 젖먹이까지 않은체 황급히 사무실로 들어선다. 초등학교 교사인 부인은 세 살 젖먹이를 등에 업고 양손에 가방을 든 모습이 영락없는 피난민 모습이다. 이 차장 일가족의 모습에서 광주가 심상치 않다는 걸 알았다.

광주소식을 들을 겨를도 없이 부인과 애들을 3백여 미터 떨어진 안집으로 안내한 후 광주의 사정을 들었다. 그는 19일 아침 회사에서 벌어진 상황들을 차분하게 전해 준다.

아침 8시께 회사 정문에 도착하니 향토사단 소대병력이 정문에 배치되어 신문사 출입자들을 통제하고 있고 편집국에 들어서자 편집국장의 주재로 비상회의가 열리면서 부사장의 최종 결정에 따라 19일자 신문발행이 중단되고 전 직원은 일체의 신분을 숨기고 각자 집에서 대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당시 사장(심상우)은 독일 언론사와 자매 결연으로 외유 중 급보를 받고 일본 공항에 발이 묶여 부사장이 신문 제작 중단을 결정했고 가족과 함께 처가인 완도를 가던 중 나주에서 버스가 중단되는 바람에 나를 찾아온 이유였다.

이 차장이 왔기에 세 사람 중 박 경장의 피신을 서둘며 뒷문을 나서는 순간, 옆집 식당 쪽에서 총성과 함께 젊은이들의 발자국소리가 웅성 거린다. 20대 중반의 장발족,서너명이 예비군 무기고 에서 탈취한 총기로 . 허공을 향해 공포를 쏘는 바람에 우리 세 사람을 더욱 두렵게 한다.

저런 무리들이 무기고를 약탈 했다면 이건 민주화 운동이 아니고, 폭동이자 반란이다. 서울 지사 오 부장의 피난하라는 소식과 광주에서 신문사가 불타고 있다는 게 사실 같다. 아침나절 정류장에서 전투복 차림으로 만난 보안과장이 전해준 광주폭동 소식과 일치한다.

치안을 담당할 나주 경찰서까지 피습되고 치안부재의 상태에서 이웃집에서 들려오는 총소리에 세 사람은 두꺼운 벽 쪽으로 몸을 피했다. 19일 오후8시 무렵 어둠이 깔리자, 박 경장을 십리 남짓한 그의 집으로 보내고 사무실은 이 차장과 둘만 남아 있었다.

밤 9시께 전화 벨소리가 요란스럽게 울린다. 서울 소식인가 하며 수화기를 들었다 "거기 유신 언론인 집이지 방문 할 테니 기다려" 험악한 목소리의 협박 전화가 쩌렁쩌렁 울린다. 시퍼렇게 질린 표정으로 수화기를 내려놓은 내게 "별일이야 있겠는가"라며 그가 내신변을 걱정을 한다.
<5회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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