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기가 막힌' 변화, 더 이상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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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기가 막힌' 변화, 더 이상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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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노무현 정부를 출범시킨 이유를 알아야 한다

 
   
  ^^^▲ 19일 오전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노 대통령이 피곤한 표정을 짓고 있다
ⓒ 연합뉴스^^^
 
 

노무현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16대 대통령에 취임한 지 석 달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시각에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노 대통령 스스로 "노무현이 변한 것 같다고 하는 데 정말 그렇다"고 할 정도로 노 대통령의 변화는 '기가 막힐' 정도로 급하다.

노 대통령 "나는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8일 전남대 특강에서 자신의 대미관과 대북관의 변화를 인정하고 나섰다. 노 대통령은 이날 "노무현이 변한 것 같다고 하는데 정말 그렇다"며 "나는 끊임없이 변화해왔다"고 항간의 노 대통령을 바라보는 의구심을 인정했다.

노 대통령은 "재야 민주화 투쟁 시는 오로지 문제를 제기하고 두려워하지 않고 맞서 싸우고 비판했고 초선의원 때도 비슷했다"며 "그러나 중진 때는 대안을 생각하고 대안을 만들어 새로운 시대에 대비하려 했고, 대통령이 돼보니 시시각각 결정하는 자리라서 역시 달라졌을 것"이라고 '위치에 따른 불가피한 변화'를 강조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중세 교리가 천동설이었을 때 브루노라는 사람은 압력에 굴하지 않고 지동설을 주장하다 화형 당했지만, 갈릴레이는 지동설 신봉론자였지만 종교재판에서 지동설을 부인하고 살아 나오면서 재판소 문턱에서 혼잣말로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했다"며 역사적인 예를 들었다.

노 대통령은 "지금 생각해보니 두개 다 의미가 있는 방식"면서도 "대통령이 되기 전엔 브루노쪽을 좀더 좋아하는 쪽이었다"고 말해, '우선은 살고 보자'는 데에 중요성을 두었다. 최근 노 대통령의 친미적 발언에 대한 은유적 해명이었다.

노 대통령 변화 비판하는 여당

노무현 대통령의 이러한 급변에 여야 정치권도 혼란스럽다. 민주당이 여당인지 한나라당이 여당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 이번 노 대통령의 방미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전체적으로 '잘 했다!'는 반응이지만, 집권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는 노 대통령의 '저자세 외교'에 강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일에도 민주당 의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김근태 김영환 심재권 김성호 김경천 정범구 의원은 한나라당 서상섭 안영근 의원과 함께, 한·미 정상회담에서의 '대북강경책'에 대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이들 '반전평화의원 모임' 소속 의원 8명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확인된 부시 행정부의 대북강경 정책과 국민의 정부 이후 일관되게 추진돼왔던 대북 포용정책으로부터 후퇴한 정부의 입장 변화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 의원들은 특히 "노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에게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 배제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국민에게 충격과 혼란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노 대통령의 '북한을 믿을 만한 상대로 보지 않는다'는 발언에 대해 "건설적인 한미관계와는 상관없이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함으로써 남북관계에 부담만을 안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와 통치는 다른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대통령이 돼보니 시시각각 결정하는 자리라서 역시 달라졌을 것"이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주장처럼 대통령의 자리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다.

또한 노 대통령이 지난 8일 '어버이 날'을 맞이해 500여만명의 국민에게 보낸 공개편지에서 밝혔듯이, '정치와 통치는 다른 것'이기에 정치인 노무현과 대통령 노무현의 입장이 다를 수도 있다.

당시 노 대통령은 "정치와 통치는 다르고, 비판자와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다른 것"이라고 말해, 정치인 노무현을 생각하며 통치권자 노무현 대통령의 언행에 비판하는 국민들을 이해 시켰다.

변화인가 변심인가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의 '통치권자로서의 변화'는 지난해 12월 19일 노무현 후보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변화'라는 노 대통령의 주장이 '변심'으로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국민이 원하는 변화는 정치·경제·사회 등 각 분야에서의 잘못된 것을 고쳐나가는 개혁이다. '잘못 된 것을 잘못됐다'고 자신 있게 말해 온 대통령 후보가 대통령이 된 이후에 '잘못 된 것도 대통령이라는 위치에 있기에 잘못 됐다고 말할 수 없다'는 식으로 '말 바꾸기' 하는 것을 국민은 변화로 보지 않는다.

국민에게 있어 이러한 대통령의 '말 바꾸기'는 변화가 아닌, 변심일 뿐이다. 노무현 대통령을 탄생시킨 국민이 바라던 것은 결코 이것이 아니었다. 세계 유일 강국에 할말은 하는 '대한민국의 민주당 후보' 노무현을 국민은 사랑했고, 그의 강력한 개혁 의지를 국민은 지지했다.

만약 노무현 대통령이 이렇게 변할 것을 알았다면, 상당수의 노무현 후보 지지자들은 지난해 대선 정국에서 다른 선택을 강구했을 것이다. 아예 노 후보를 사랑하지조차 않았을 것이다.

노 대통령이 지금과 같이 '국익'이라는 미명하에 이라크전 파병을 결정하고 미국에 저자세외교를 펼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새로운 대한민국'을 꿈꿔왔던 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는 지난 대선의 선택이 후회로 다가올 수 있다.

과거 정권에서 줄곧 보여온 대미 저자세외교가 계속된다면, 친미적 입장을 견지해온 보수야당의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과 뭐가 다르냐는 비판이다. '부당한 것에 부당하다' 말할 수 있는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은 국민의 뜻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역사 앞에 당당한 대통령을 보고 싶다

국민은 '국익만을 위해 통치한 대통령'보다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역사 앞에 당당한 대통령'을 원한다. '국익만을 위하는 대통령'을 뽑으려 했다면, 국민은 노무현 후보에게 투표할 이유가 없었음을 노 대통령은 알아야 한다.

노 대통령의 이러한 '국익지상주의'는 자칫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가족 이기주의'를 강화시킬 우려도 있다. '내 가족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가족이기주의'가 우리 사회를 썩게 만들 듯, '내 나라만 잘 되면 된다'는 '국익지상주의'는 전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족 이기주의'와 자국 이익만을 챙기는 '팍스 아메리카'에 누구보다 반대했던 사람이 노무현 대통령이었다는 기억도 사라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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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 2003-05-19 21:58:03
우리나라의 이득도 챙겨야 하는거죠. 대한민국 대통령은 의리에 죽고사는 폭력 조직의 두목이 아니라 한 국가의 수장입니다.

키드 2003-05-19 21:59:20
노무현을 뽑은 국민의 뜻에 따라 나머지 절반에 달하는 국민들이 어떠한 것을 감수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한 국가의 수장이 자신을 선출한 세력만을 따른다면 그것은 국가 수반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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