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젖은 깍두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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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젖은 깍두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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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시절 전동차바퀴에 1급 장애인 될 뻔한 기억

대학3학년을 마치고 치과기공소일을 시작한 나는 1992년 11월25일은 내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갈 뻔 한 일이 있었다. 지금은 지하철이 연장되어서 출근시간이 그렇게 혼잡하지는 않지만 당시만 해도 지하철 출근시간대에 사고가 연일 보도될 정도로 붐비던 시절이었다.연착은 말할것도 없었고 문짝이 떨어져 나가고 옷가지가 벗겨지고 신발이벗겨져도 인파에 떠밀려 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했으며 인명사고 역시 끔찍하다못해 잔혹하리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피해는 차마 당시 자료도 보여주기 뭐할 정도였다.

전동차 바퀴에 팔이 잘리고 심지어는 몸통이 두동강이 난 채 선로변에서 발견되었다는 보도는 당시의 지하철이 얼마나 만원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필자도 하마터면 영원히 앉은뱅이로 살아갈 뻔한 일이 있었다. 직장(!)이 있는 신대방동으로 지하철2호선을 목적지인 신대방역에 도착했으나 워낙 많은 사람으로 인해 꼼짝도 못하고 지나쳐 버렸고 다음 정거장인 신림역에서 간신히 내릴 수 있으리라 생각했으나 워낙 많은 사람들이 승하차로 뒤엉키면서 덩달이 휩쓸려나와 전동차와 승강장사이로 두 다리가 빠져버린 것이다.

그때 나의 뇌리를 스쳐지나간 풍경은 역시 X놈의 세상이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렸으나 전동차문과 플랫포홈사이로 두 다리가 빠진 나를 보고도 그대로 지나가는 것이었다. 연신 사람살려를 외쳐대었지만 사람들이 모두 타고내리자 그대로 전동차문이 닫치고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이때 내 두 다리는 전동차와 돌탱이(플랫포홈승강장) 사이에 조여지기 시작했고 그때서야 역무원이 호루라기를 불며 차를 세우라고 신호를 보내자 그제서야 기관사가 차창밖을 내다보고 전동차를 멈춘 것이다.

결국 그날은 지각을 했고 모형(기공소에서 제작한 치아모형을 각 치과병원에 배달하는 임무였다)은 산산조각났기에 이 일은 단기알바로 그치고 말았다.

그때를 떠올리라면 다시는 기억하고싶지 않은 추억 아니 악몽이었던 것으로 사료된다.

지금도 몸이 좀 불편한 사람 취급하며 12년간 직업전선에서 퇴짜를 맞았는데 두 다리마저 없는 상태에서 그짓했다가는 수용소행이었을 게 불보듯 뻔했기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나의 직업도전기는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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