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풍수가 집구석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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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담풍'코드

문화일보의 윤창중 논설위원이 쓴 ‘청설모와 자주국방’을 보면

어느 가을 날. 노무현 대통령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걸어서 관저로 퇴근하다가 다람쥐보다 크고 공격적인 청설모를 발견한다. 노 대통령이 묻는다. “청설모가 우리 토종 다람쥐가 아니지요?”

어느 누가 그런 지식을 갖고 있을까. 노 대통령은 내내 청설모 때문에 다람쥐가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를 하다가 관저 대문을 들어서며

“청와대에서 청설모를 다 몰아내면 우리 토종 다람쥐들이 돌아오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경호실은 가을 내내 청설모를 사냥했다고 한다’ 라고 썼습니다.

이 글을 읽고 노 대통령의 인식 수준이나 ‘아는 척’의 정도가 도를 넘었다는 생각에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노 통이 청설모에 대해 왜 이런 인식을 가지게 되었을까를 검색해 보니 언젠가 한겨레신문에 한 수의사가 1990년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청설모 때문에 다람쥐가 사라지고 이제 다람쥐는 깊은 산에나 가야 만날 수 있다는 칼럼을 쓴 것을 찾아냈습니다.

아마도 노 대통령은 이런 글을 통해서 청설모는 우리 토종이 아니고 다람쥐를 없애는 외부세력이라는 인식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한겨레를 얼마나 열심히 읽었는지, 그리고 한번 입력된 지식을 써먹으려고 그것을 꼼꼼히 기억해 놓는 그 정성이 대단합니다.

그런데 청설모는 하늘 다람쥐와 함께 우리 토종입니다. 때로는 농작물을 해치기도 해서 미운 털이 박혀 있다고는 하지만 분명 한국과 일본 만주에 걸쳐 분포하는 동물이고 북방 청서(청설모)와는 차이가 있는 우리 고유종이 맞습니다.

1990년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글을 보고 어디 외국에서 들어온 외래종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인데 어설프게 주워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청설모 사냥에 나섰다니 애꿎은 청설모만 희생이 된 모양입니다.

어설픈 지식, 그것도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가지고 있는 어설픈 지식은 애꿎은 생명의 희생을 불러오기 마련인데 어설프게 몇 권 읽은 운동권 서적으로 머리를 채운 결과, 반미면 어떠냐부터 작통권 환수까지 국민의 재산과 목숨을 담보로 불장난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가만 놔두면 아무 일이 없을 것은 어설프게 건드리는 바람에 향후 15년 간 한 가구당 5천만원의 국방비를 부담해야 하는 쓸데없는 짓들을 태연히 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 자신의 균형을 맞춰갑니다.

청설모가 다람쥐를 쫓아내는 것도 자연의 섭리일 뿐이고 다람쥐가 돌아오는 것도 자연 따라 그리 되는 것입니다. 다람쥐를 불러오자고 다른 생명을 잡아 죽이는 몰상식한 행동이 권부 깊은 곳에서 자행되었다니 이는 자연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의 소치라고 밖에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북한과의 관계도 그렇고 미국과의 관계도 그렇습니다.

물 흐르듯 순리에 맡겨야지 인위적으로 뭘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북한에 머리를 조아리고 아무리 퍼 줘 봤자 북한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을 살리기 위해 미국을 쫓아내는 것은 다람쥐를 살리기 위해 청설모를 죽이자는 발상과 똑 같은 것입니다.
놔두면 붕괴될 북한을 인위적으로 부양한 결과 부담만 늘어나고 북한 주민들의 고통만 늘었습니다. 붕괴될 거라면 붕괴시키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청설모 때문에 다람쥐가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이 자연의 이치라면 그것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다람쥐도 청설모도 다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인간이 자연에 간섭하는 일은 어떤 경우에도 불필요한 행동일 뿐 아니라 인간의 의도대로 되지도 않습니다.

다람쥐가 생존 능력이 없다면 도태될 것이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다면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청설모 몇 마리를 잡아 죽였다고 다람쥐가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잘못하면 다람쥐도 죽이고 청설모도 죽이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가을 내내 청설모를 사냥했다는 청와대의 인식에서 자연의 큰 흐름을 보지 못하고 뭐든지 자기 맘대로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편집증을 보게 됩니다. 그런 편집증이 코드 인사로 이어지고 오기와 광기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자연을 자연으로 보지 못하고 뭔가 조작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국민을 편 가르고 나라를 전체로 보지 못하고 한쪽만 보는 반 푼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확실히 노 대통령은 한쪽 눈을 가리고 한쪽 귀를 닫은 채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을 들으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하고 있습니다. 입은 하나이기 때문에 반만 닫을 수는 없는 것인데 차라리 입을 다무는 것이 노 대통령을 위해서도 더 좋았을 것입니다.

아무리 대통령이 “청설모는 우리 토종 다람쥐가 아니지요?”라고 물었더라도 “아니오 토종입니다” 할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니 그 대통령에 그 보좌진입니다. 대통령의 아는 척을 막아 줄 사람이 없으니 그 병은 더 크게 도지게 마련이고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 똑똑하고 뭐든지 잘 아는 줄 알게 됩니다.

그런 인식 때문에 장관을 못 믿고 참모를 못 믿어 모든 국정에 시시콜콜 간섭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장관에게도 잘난 척을 하는 이런 환경에서는 아무리 유능한 인물이 들어가더라도 할 일이 없게 됩니다. 세상만사 다 아는 척하면서 정작 알아야 할 일은 몰랐다고 변명으로 일관하기 때문에 나라가 소란스러운 것입니다.

청설모를 청와대 경내에서 어떻게 소탕했는지 언급이 없어 알 길은 없지만 특수 지역이다 보니 총으로 잡지는 않았을 테고 경호원들이 총 없이 청설모를 잡자니 곤욕을 치뤘을 것입니다. 쓸데없는 일에 국가 인력을 낭비한 것입니다.

참고로 농민들은 청설모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어떻게 잡는지 소개된 것이 있습니다. 큰 비닐 함지박에 20cm가량 물을 부어 놓으면 청설모가 물을 먹으러 들어갔다가 빠져 죽게 됩니다. 간단한 방법인데 농민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방법이라고 합니다.

청와대는 농사짓는 곳이 아니니 물통에 물을 채워 놓을 일이 없을 것입니다. 물통에 물이나 채우지 말고 나라 곳간을 채우기 바랍니다.

-무궁화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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