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역으로 해주세요” 30년 세월을 싹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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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역으로 해주세요” 30년 세월을 싹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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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순씨 삭발 시위로 건교부 결정 역명 부당성 지탄

^^^▲ 삭발을 단행하고 있는 김판순씨^^^
고성이 잠시 가라앉고 잠깐의 적막, 커다란 가위가 허공을 갈랐다. 잠시 인내하던 고성이 다시 고막에 자극을 주며 일어섰고 주위 사람들의 눈에서 이슬 같은 눈물 방울이 수직선을 그리며 흘러내렸다.

이내 눈물 방울의 굵기는 더욱 두꺼워졌고 세차게 내리는 빗줄기 속에서도 그 형체는 뚜렷하게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보세요. 하늘도 슬퍼하고 있질 않습니까. 이곳에 못 온 시민들의 눈물도 이 빗물 속에 섞여 있을 겁니다.”

눈 아래로 30년 세월이 잘려져 쏟아져 내리며 하얀 머릿 살이 보이기 시작할 즈음 김판순(여·53·아산시번영회 이사)씨의 눈에서도 눈물이 고이는 것이 보였다. 그의 굳은 의지가 슬픔을 억누르며 얼굴 근육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지난 7일(수) 건설교통부가 있는 과천 정부종합청사 운동장. 아산역 사수 궐기대회에 참석한 5천여명의 시민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김씨의 이번 삭발 결심은 여성이 내리기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잘 알기에 그 뜨거움은 더했다.

“지난 4년여간 아산시번영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경부고속철도 4-1공구(아산시 배방면 장재리) 역사명칭 ‘아산역’ 명명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왔다. 결과가 이렇게 나올 줄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끝말을 잇지 못하는 김씨의 입에서는 긴 한숨이 쏟아져 나왔다.

“아산시민의 결집과 단결, 그리고 아산시를 위해 정신적으로나마 일조를 하고 싶었다. 20여만 아산시민의 울분과 분노 그리고 슬픔을 내 삭발로 다 표출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인지는 짐작케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빨리 건교부가 부당한 이번 역사명 결정을 철회하길 촉구한다.”

30여년간 그가 머리에 쏟은 정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처녀 때 딱 한번 퍼머를 한 이후 지금까지 머리에 손을 대 본적이 없다고 김씨는 말한다.

“결단을 하기까지는 무수한 고민에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편안하다”는 김씨는 앞으로 계속해서 아산역 사수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단호한 결심을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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