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실 줄 모르는 사람은 이런 심정을 모를 것이다. 땡 하면 집에 가고 따릉 하면 회사 출근하는 FM선생님들이야 술 자체가 싫으니 술판분위기를 어찌 알것는가 말이다.
주당들은 흔히 "사람이 좋아서" "분위기가 좋아서" 늦을 수밖에 없었다는 핑계를 자주 들먹인다. 그러나 이것은 핑계나 거짓이 아닌 진실이라고 봐야한다. 주당들이나 주포스맨 들 모두 분위기에 살고 분위기에 죽는다 고나 할까. 하여간 이런 유형이 부지기수다.
바이런은 이렇게 외쳤다. "인생의 으뜸가는 것은 만취다"라고. 그러자 예이츠는 "술은 입으로 오고/ 사랑은 눈으로 들어 오나니/ 우리가 늙어 죽기 전에/ 진리로 알 것은 다만 이것뿐/ 나는 술잔을 입에다 들고/ 그대 바라보며 탄식하노라/고 노래 불렀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이다 보니 가끔은 "저 사람이 술 한잔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면 큰 사람이 됐을 거야"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종교적인 절제보다는 체질적으로 술이 안 받는 사람들을 보면 더욱 안타깝다는 생각을 해본다.
술은 분명히 인간관계를 단절시키는 힘보다는 결속시키는 힘이 더 크다. 처음 보는 사람도 악수 한번 땡기고 술 한잔 건네면 친구가 되고 형님 동생이 되는 것이 술의 힘이 아니면 어찌 가능하겠는가.
절친한 친구 중에 술이라고는 병아리 눈물만큼도 못 마시는 인간이 있다. 정신 상태가 항상 연못처럼 청명하다보니 그의 마누라 마음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주당들 집에서는 "술 좀 끊어라" "작작 퍼 마셔라" "일찍 집에 와라" 등등 매사 술로 인한 불평불만이 가득하지만 이 집은 다르다.
술 못 마시는 남편의 심심찮은 살림살이 간섭 때문에 마누라 스트레스가 항상 최고 수치를 자랑하고 있다. 심지어는 "다시 결혼한다면 술 못 마시는 사람하고는 안 한다" "딸은 절대 술 못 마시는 사람에게 시집 보내지 않을 것이다"라고 노래처럼 외친다. 남편들 모임에서 술 몇잔 나누면서 이 예기 저 예기하는 남편들이 부럽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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