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대북제재 완화’ 압박에 한국 외줄타기 곡예
북-중-러, ‘대북제재 완화’ 압박에 한국 외줄타기 곡예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18.10.17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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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동맹국, 비핵화 달성 때까지 제재 계속유지 확고부동

▲ 제재완화를 주장하는 북한-중국-러시아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동맹국과 파트너들과의 충돌 과정에서 한국의 입장이 무엇이냐에 따라 ‘비핵화의 판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뉴스타운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북한이 최근 들어 대북 제재 완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완화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도 북한의 이 같은 제재완화 요구에 동조하고 있으나, 미국은 비핵화 전까지는 제재해제는 없다는 입장을 뜻을 명확히 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16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북한이 비핵화를 달성할 때, 프랑스는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혀, 미국과 보조를 같이하고 있다. 프랑스는 거부권을 가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이다.

잘 알려진 대로, 유엔 제재 완화를 위해서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국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다.

최근 북한은 미국을 향해 또 다시 대북 제재 완화를 압박하고 나섰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제재가 “생존권과 생명권을 말살하기 위한 야만적인 목줄 조이기”라면서 “제재를 계속하는 것은 북-미 관계 개선을 그만두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뉴욕에 간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 9월 30일 유엔총회에서 “제재가 우리의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미국이 신뢰조성에 치명적인 강권의 방법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강조한 것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은 흔들림 없이 기회 있을 때마다 “(북한의) 비핵화 전까지 제재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확인”하고 있다. 15일 남북한 철도와 도로 연결 착공식에 합의 한 것을 두고 미국 국무부는 “유엔 안보리 제재 이행을 강조”하고, “비핵화 속도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다시 한 번 주문하기도 했다.

미 국무부는 이 같이 모든 유엔 회원국들은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충실하게 이행해야 하며, 북한의 불법적인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끝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때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이 잘 돼가고 있다고 말하는가 하면, 그와 ‘사랑에 빠졌다’며 밝은 전망을 내놓기도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조차 항상 북한 비핵화 달성 때까지는 대북 제재는 엄격하게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각) 미국의 CBS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제재 해제 준비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명쾌하게 답하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문제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제재 완화 요구에 동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미국과 프랑스와 같은 대북 제재 계속 유지보다는 남북 협력 속도를 빨리 내야 한다는 쪽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여, 자칫 한미관계에 틈이 생겨날 것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제재완화를 주장하는 북한-중국-러시아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동맹국과 파트너들과의 충돌 과정에서 한국의 입장이 무엇이냐에 따라 ‘비핵화의 판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 1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북한-중국-러시아 3국 차관급 회동을 했다. 북한 외무성 최선희 부상이 그 회의에 참석했다. 이들은 ‘공동 언론 성명’까지 발표해 가면서 대북 제재 완화 목소리를 높였다. 앞으로도 계속 이 같은 목소리가 지속되면서 북한이 당초 요구한 ‘단계별, 동시적’ 비핵화 해법을 주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국과 러시아의 외교수장들도 지난 안보리 회의에서 제재 완화에 공동보조를 맞추고, 제재 완화 관련 문서를 배포하려 했다가 미국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제재 완화 주장의 근거는 단순하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제재 완화가 비핵화 조치를 촉진할 것”이라고 주장했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모든 대화는 양방향으로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왕이 외교부장의 “제재완화가 비핵화 조치를 촉진할 것”이라는 발언은 프랑스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요지와 맞닿아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신뢰할 수 있도록 빠른 비핵화를 유도하자”고 했다. 북한은 지금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제재조치 완화만이 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북한과 중국의 입장과 맥이 다르지 않다.

북-중-러가 주장하는 것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고 있고, 일부 핵 시설에 대해 폐쇄조치를 취한 만큼 미국 등 관련국들도 제재완화 등의 상응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으로 3국의 주장이 일치한다. 그러나 미국과 동맹국인 한국 정부의 엇갈린 평가를 받는 대북 접근 자세가 비핵화 목표 달성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프랑스까지 대북 제재 계속 유지의 입장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북한이 구체적으로 핵과 미사일 계획의 폐기 의지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그때까지는 유엔 안보리 제재가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해 북한에 기대하는 구체적인 공약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마크롱 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계속해나갈 수 있도록 그리고 또 빠른 속도로 진행해나갈 수 있도록 유엔 안보리에서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유엔 안보리의 상임이사국인 프랑스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이 같은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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