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김정은, ‘리콴유, 박정희, 덩샤오핑’ 닮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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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김정은, ‘리콴유, 박정희, 덩샤오핑’ 닮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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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 “김정은에게는 꿈이 있다. 미국은 그의 꿈이 실현되도록 도와야”

▲ 김정은의 전략과 전술은 동아시아에서는 친숙한 또 다른 전형적인 것에 속한다. 자기 나라를 경제 발전의 길로 이끄는 강력한 사람들이 (동아시아에는 있었다). 김정은의 이념이 맞닿아 있는 곳은 전후 일본의 요시다 시게루 총리, 싱가포르의 건국의 아버지 리콴유, 타이완(대만)의 왕조 세습자 장징궈 (蔣經國 : 장제스-장개석의 아들), 한국의 박정희 전 대통령, 그리고 중국의 덩샤오핑이다. ⓒ뉴스타운

<아래는 중국 역사학자이자 한반도 전문가인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조교수인 존 델러리(John Delury)가 미국의 뉴욕타임스(NYT) 2018년 9월 21일(현지시각)에 기고한 글이다. 존 델러리 교수가 기고한 글의 제목은 “김정은에게는 꿈이 있다. 미국은 그 꿈이 실현되도록 그를 도와야 한다(Kim Jong-un Has a Dream. The U.S. Should Help Him Realize It.)이다. 기고문을 발췌 번역 정리한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주 북한의 김정일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새로운 선의의 메시지를 가지고 서울로 귀환했다. 새로운 메시지란 (미사일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영구적으로 해체하고 주요 핵 시설을 폐쇄할 것을 약속한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교묘하게 표현을 한 “최종 협상을 조건으로”라고 하는 약속은 이미 중간 단계에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로드맵이나 시간표가 아직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이나 한국의 다른 주요 재벌 총수를 포함 재벌 그룹의 총수들이 함께 수행을 한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의 주목할 만한 목적이나 특징이 ‘국방문제’에만 집착하는 일반적인 인식 때문에 애매하게 돼버린다.

‘회의론자들’은 김정은의 생각도 한반도 강제 통일을 원했던 할아버지 김일성이나 협상을 중단하고, 절망적 상태로 빠져들게 했던 아버지 김정일과 일치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회의적으로 생각한다.

사실, 김정은의 전략과 전술은 동아시아에서는 친숙한 또 다른 전형적인 것에 속한다. 자기 나라를 경제 발전의 길로 이끄는 강력한 사람들이 (동아시아에는 있었다). 김정은의 이념이 맞닿아 있는 곳은 전후 일본의 요시다 시게루 총리, 싱가포르의 건국의 아버지 리콴유, 타이완(대만)의 왕조 세습자 장징궈 (蔣經國 : 장제스-장개석의 아들), 한국의 박정희 전 대통령, 그리고 중국의 덩샤오핑이다.

김정은은 위대한 경제 개혁가가 되기를 원한다. 그리고 미국은 그를 도와야 한다. 왜냐하면 미국은 비핵화를 향한 진전을 지속하고 결국에는 북한이 가하는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거의 7년 전 김정은이 집권한 순간부터 그는 안보에서 번영으로 가는 정권의 초점이 바뀐다는 신호를 보냈다. 김정은은 지난 2012년 초 연설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더 이상 "허리띠를 동여 맬 필요가 없다“고 약속했다. 그는 농민들에게 농작물을 팔 수 있는 더 큰 자유를 주고 공장 경영자들은 임금과 생산을 더 잘 통제하게 하는 등 분권화 결정을 내렸다. 김정은은 비공식적인 풀뿌리 시장(장마당)과 소규모 민간 기업에 대한 규제를 풀었다.

김정은은 2013년 3월 고위 당직자회의에서 핵 억지력(nuclear deterrent)과 동시에 민간경제 발전에 대한 “병진노선(dual progress)”이라 부르는 “새로운 전략노선(new strategic line)”을 발표했다. 이는 그의 아버지의 “선군정치(military-first politics)”라는 국방우선 순위에서 한 발 거리를 더 두었다.

김정은의 ‘병진노선’은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지난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그리고 열핵무기(TH, 원자핵 융합반응에 의한 장치) 실험에서 괄목할만한 진전을 이루었다. 국제적인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 경제는 지난 2016년 김정은 집권 후 첫 해에 완만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북한 수도인 평양이 (건설 등 경제가) 호황이라고 묘사한 '평해튼(Pyonghattan)'이라는 기사들도 나왔다. 새로운 고층 아파트 단지, 식당, 가게, 길거리에 교통량이 대폭 증가하는 등 활기를 띠자 미국의 ‘맨해튼“을 빗대어 ’평해튼‘이라는 별명을 지어주었다.

그러나 김정은은 발전 속도에 불만족스러워하는 듯 보였고, 올해 신년사에서 경제를 되살리자며 “대약진”을 주창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며칠 전인 지난 4월, 김정은은 “병진노선”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는 그 대신 모든 노력이 “사회주의적 경제건설(socialist economic construction)”에 집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이후 경제 우선순위(he-economy-as-priority)는 북한 언론과 선전기관에서 정례화 됐다. 김정은은 여름 몇 달 동안 농장, 공장, 관광지를 방문했으며, 종종 사관생도(청년)들이 충분하게 빨른 속도로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지 못한 것에 대해 꾸짖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정권 (70돌) 건국기념행사에서, 열병식에서 내건 경제적 구호가 나타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특징지어졌다. 2017년도의 김정은의 상징적인 이미지는 미사일 실험을 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면, 2018년도의 이미지는 그가 생선 통조림 제조법을 검사하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그러나 국제사회와 특히 미국은 북한의 핵 능력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김정은 위원장의 보다 광범위한 전략적 의도나 비핵화에 대한 진전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 김정은은 북한이 정상적인 동아시아 경제가 되기를 바라며, 이 지역을 따라잡고 통합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그가 그렇게 하도록 돕는 것이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이다.

북한 주민들에게 경제 발전은 그들의 가족을 먹여 살리고 사업, 무역, 그리고 어쩌면 여행을 할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다. 남북 간의 경제적 사회적 갈등이 해소되기 시작하면서, 한국인들은 통일이 타당하기도 하고 그럴듯해 보이는 시기를 서서히 예견할 수 있었다. 한반도의 평화가 진전됨에 따라, 이미 충분히 걱정할 만큼 걱정을 한 미국인들은 북한의 핵 공격 위협이 자신들을 압박하는 우려의 목록에서 사라지게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의 경제적 야망 때문에 외교절차를 계속 진행시키는 열쇠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 이번 주 평양 방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국영 철도 및 에너지 기업 대표들과 한국의 대기업 최고지도자(CEO)들과 함께 방북했다. 물론 어떤 거래도 성사되지 않았고, 그 기업이나 단체는 지금까지 그 회의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이 북한과의 주요 경제 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메시지는 북한 측에 충분히 전달했다.

한 가지 놀라운 장면은 “문재인 대통령은 15만 명이 환호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연설을 하고 ‘공동 번영의 미래’를 서두르자”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평양의 “괄목할만한 진전”을 칭찬하고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그의 동포들이 어떤 형태의 나라를 건설하고 싶어 하는 지를 이해했다”고 말했다. 남북 두 정상은 이날 평양공동선언으로 알려진 공식적 합의에서 철도와 도로 연결을 약속하고,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지를 재개하고, 특별경제자유구역에 대한 계획을 수립했다. 이는 마치 1980년대 중국의 덩샤오핑이 외국인들에게 투자를 허용하면서 경제개발을 도모했던 것처럼......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의 경제적 야망이 제시하는 평화와 비핵화의 기회(opportunities for peace and denuclearization)는 미국 정부에 크게 상실된 것으로 보인다. 제재와 경제 압박이 김 위원장의 참여를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그것들은 앞으로 발전에 장애가 될 것이다.

이상적으로는 올해 초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제안했듯이 미국기업들이 북한의 발전에 직접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이에 못지않게, 미국은 북한과의 경제 협력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지지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은 자국의 주요 경제 파트너인 중국과 북한의 기존 무역에 대해 그렇게 많이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합작기업(joint ventures)에 대한 예외 조항 등을 선별적으로 중단시키고, 점차적으로 이를 제거하는 것만이 미국이 김정은 위원장의 경제적 야심을 자극해 그 목표를 앞당길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과연 북한의 핵무기를 포기할 것인가? 물론 지금은 말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그의 경제 개발 프로젝트를 돕는 것은 자신에게 이유를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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