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공영노동조합 성명서] 핵 폐기 뉴스인가, 김정은 찬양 뉴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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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공영노동조합 성명서] 핵 폐기 뉴스인가, 김정은 찬양 뉴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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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 권력의 앞잡이 노릇을 하면 그 정권도, 정권을 비호하는 언론도 망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

문재인 대통령의 2박 3일 평양방문은 본래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담판의 성격을 띤 회담이었다. 국민의 안위를 책임진 대통령으로서 너무나 당연한 책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론의 보도도 당연히 핵 폐기 여부에 초점을 맞춰야 했다.

그러나 ‘KBS뉴스 9’ 등 지상파 뉴스들을 보면 이번 회담이 북한 핵 폐기를 위한 회담이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핵무기 리스트’ 등 북한 핵무기 폐기와 관련한 뉴스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히려 회담의 상대방인  김정은을 칭찬하고 문재인 대통령과의 우정 등을 강조하는 표피적인 뉴스가 많았다.

북한의 핵 폐기 대신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백두산 관광’, ‘도로와 철도연결’, ‘송이버섯 선물’ 등 경제협력에 대한 장밋빛 전망 위주의 스케치 성 기사가 주류를 이루었다.

9월 18일부터 사흘 동안 ‘KBS뉴스9’의 남북회담 관련 뉴스 꼭지는 ‘영상뉴스’를 포함해 18일이 22개, 19일이 25개, 20일이 19개였다. 보통 9시 뉴스의 평일 아이템 수가 27~28개 인 것을 감안하면, 뉴스의 대부분을 평양회담소식으로 채운 것이다. 특집으로 인해 뉴스 시간을 늘려 방송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는 지나치게 많은 비중이다.

그런데도 시청률은 11~12%대로 평소보다 오히려 더 낮았다.

내용도 차마 보기 낯간지러운 것들이 많았다.

19일에 ‘KBS뉴스9’에서 보도된 ‘백두산에서 손잡고 새 역사 열었다!’라는 아이템에서 기자는 기후 상황을 설명하고는 “…삼대(三代)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천지(天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두 정상에게 모습을 허락했습니다”라는 멘트를 덧붙였다.

게다가 거기에서 한술 더 떠 “…중요한 결단의 순간마다 백두산 정상을 오르곤 했던 김 위원장은…”이라는 표현으로 김정은이 마치 “아주 중대한 결단을 한 사람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더욱 더 가관인 것은 “…오랜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사진도 찍고 배려하는 남북정상, 파격의 파격 속에 정상회담 기간 줄곧 함께 했던 신뢰의 마지막 여정은 한민족의 영산 백두산이었습니다”라는 보도였다.

기사(記事)라기보다 차라리 수필이라고 하는 게 나을 정도였다. 감성적인 표현의 미화가 지나쳐 뉴스를 보는 사람마저 무안하게 만들었다.

또 같은 뉴스의  ‘“적대행위 종식”, “사실상 불가침 합의”’라는 아이템에서 기자는 “…1953년 정전 협정체결 이후 한반도 65년 동안 드리워졌던 군사적 불안이라는 먹구름이 본격적으로 걷히고 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우리가 북한에 군사적으로 지나치게 양보해, 안보가 불안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오히려 불안이 사라지고 있다며 단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과연 이것이 공영방송 KBS의 보도내용인가 아니면 평양방송의 보도인가.

남한의 보수 세력에 대해서는 마치 원수를 대하듯이 부정적인 보도를 많이 하면서, 김정은에 대해서는 ‘겸손하고 파격적이다’라는 식의 칭찬 보도가 많은 이유가 무엇인가.

KBS는 어느 나라 방송국인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우리는 이런 KBS가 너무나 부끄럽고 창피하다.

KBS는 당장 문재인 정권과 김정은 찬양 일색의 방송을 멈춰라. 그리고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는 경제난을 심층 취재해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라.

방송이 권력의 앞잡이 노릇을 하며 여론을 왜곡하게 되면, 그 정권도, 정권을 비호하는 언론도 결국은 망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었다. 그 사실을 잊지 말라.

2018년 9월 21일 KBS공영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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