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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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규는 인근에 있는 pc방으로 갔다. 그리고 인터넷에 접속해서 그나마 가지고 있던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너무 속상했다. 너무 많이 손해를 보아서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끌고 갈 여력이 없었다.

팔은 주식은 당일에는 결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당장 돈을 인출할 수는 없었다. 현재 있는 잔고를 확인했다. 몇 백 만원밖에 없었다. 기가 찾지만 그것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돈의 전부라는 생각이 들자, 이제 어떻게든지 모든 문제를 정리하는 방법으로 해결하여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잔액을 거래은행으로 이체시키고 그것을 찾기 위해서 현금자동지급기가 있는 곳을 찾아 나섰다. 멀지 않은 곳에서 예금 잔액을 현금으로 인출했다. 그리고 일부를 아내의 예금구좌에 송금했다. 마지막 생활비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눈물이 핑 돌았다.

피로가 엄습하며 배가 고팠다. 인근 식당으로 들어가서 식사를 했다. 그러고 나자, 어머니의 일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어머니를 만나야 한다는 생각이 상규의 마음을 흔들었다. 고향으로 내려가서 일단 무슨 방법을 생각하기로 했다.

고향에 숨어 있는 것이 유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를 타려고 식당에서 나왔다. 불안한 마음으로 버스표를 구입하고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가 한적한 교외로 접어들 무렵에 검은 자가용차 몇 대가 버스를 둘러싸고 속도를 늦추게 만들더니 앞을 가로막고 세웠다.

그러자 할 수 없이 버스 운전사는 버스를 그 자리에 멈추며 욕을 내 뱉었다. "어떤 자식들이 대로에서 버스를 막는 거야," 하고 소리를 지르는 순간에 버스의 대형 유리창이 박살이 났다. 동시에 운전자의 머리를 건장한 한 사내가 내리치는가 하더니, 상규를 다짜고짜 버스에서 끌어내리고는 검은 세단 차에 밀어 넣었다.

상규가 버스를 타려고 오는 도중에 누군가 미행한 것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일순간에 일어난 일이라 승객들까지도 멍한 채로 보고만 있는 형국이 되었다. 하지만 납치범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급 발동을 한 후에 차를 내 몰았다.

차안에서 상규는 이내 검은 천으로 눈이 가려졌다. 그리고 무엇인지로 몸 전체를 덮었다. 차는 더욱 세차게 달려서 기분 나쁜 쇠 소리와 장애물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상규가 몸이 불편해서 몸을 심하게 움직이자, 누가 가만히 있으라는 소리와 함께 머리통을 내질었다. 비명 소리와 함께 정신을 잃었다.

상규가 납치된 곳은 교외에서 조금 떨어진 아주 으슥한 곳에 있는 가옥이었다. 어둠 속에서 괴로워하며 몸을 떨고 있는 상규는 극히 불안한 상태가 되었다. 자동차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상규는 밖으로 내 동댕이쳐졌다. 그리고 누군가가 일으켜 세워서 가까스로 일어났다.

“야, 앞으로 가,” 하면서 누군가 상규를 앞으로 내 몰았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면서 문이 열렸다. 상규를 밀치는 바람에 또다시 딱딱한 바닥에 나가 떨어졌다. 다시 일으켜 세우더니 의자에 앉혔다. 몸을 밧줄로 묶었다. 그리고 가렸던 눈을 풀어서 상규는 두리번거리고 이곳 저곳을 살피기 시작했다.

창고로 쓰는 지하실 같았다. 습기로 가득 차서 매우 기분이 나빴다. 어수선한 잡동사니들이 널려 있었다. “이 자식 무얼 그렇게 두리번거려,” 하면서 한 사나이가 상규 가슴을 발길질로 내 찼다. 상규는 의자와 함께 나뒹굴면서 비명소리를 냈다.

다시 일으켜 앉친 사나이는 빚을 언제 갚을 것이냐고 물었다. 기회를 달라고 하자, 도망까지 다니면서 기회를 달래느냐고 하더니, 다시 한 번 주먹으로 얼굴을 세차게 때렸다.

상규는 이대로 있다가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든지 위기를 벗어나고 보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 되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손발이 묵힌 채로 의자에 앉아 있어서 오금이 저렸다.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려서 어떻게 할지 적당한 생각도 나지 않았다.

“저를 풀어주어야 돈을 값을 것 아녀요.”
“풀어 줘, 도망을 왜 가, 그러니까 잡아오지,”
“누가 도망을 가요.”
“어, 이 자식, 거짓말도 하네, 너 어제 도망쳤잖아,”
“그럼 죽인다고 하는데 앉아서 당할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래 말 잘했다. 너 남의 돈 떼어먹으면 죽는다는 것 몰랐어,”
상규는 말문이 막혔다.

돈을 떼어먹으면 죽는다는 말에 더욱 몸이 떨려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 상황을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태연하려고 노력했다.
“금방 갚을 게요.”
“금방이 언제인데, 말해봐,”
“며칠만 여유를 주세요.”
“며칠, 너 그렇게 사정한 것이 벌써 여러 번이 잖아, 이젠 안되겠어, 계약대로 해야지,”
다시 한 번 사내는 발길로 가슴을 걷어찼다.

상규는 비명을 지르고 앉아 있던 의자와 함께 뒤로 넘어졌다. 비명을 지르자, 상규에게 엄살떨지 말라고 다시 한 번 발길질을 했다. 상규 입에서는 피가 흘러 내렸다. 악에 받친 상규는 큰소리로 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 알았어, 죽여주지,”
한 사내가 가죽 장갑을 손에 끼었다.
그리고 옆에 있던 자에게 눈짓을 했다. 그자가 가지고 있던 대검을 건네주었다. 가죽장갑을 낀 자가 상규의 목에다 대검을 대고 찌를 태세를 했다. 상규는 새파랗게 질려서 벌벌 떨기만 했다.

“너를 죽일 수도 있어, 하지만 죽이지는 않아, 왠지 알아, 네 심장은 우리 것이기 때문이야, 그래서 못 죽이지, 신체부위별로 돈이 되는 것을 떼어 내서 파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지, 네가 계약서에 서명했으니까 알겠지, 기금까지 우리 돈을 떼어먹은 놈은 없었어, 그런데 네가 우리 돈을 떼어먹고 도망가겠다고, 그래 한번 떼어 먹어봐,” 하더니 상규의 목에 대고 있던 대검을 하늘 높이 쳐들어 올렸다.

내려칠 기세가 되자, 상규는 이미 기절해 가고 있었다. “이 자식 용기도 없는 놈이 우리 돈을 떼어먹으려고 해,” 하면서 추켜올렸던 대검으로 상규 옆에 있는 탁자를 내리쳤다. 상규는 완전히 정신이 나갔다. 그자가 물러났다.

온 몸에 찬물을 뒤집어쓰고 나서야 정신이 깨어났다. 악어 패들은 같은 일을 반복했다. 그리고 백지 한 장을 탁자 위에 내 놓으면서 자기가 부르는 데로 쓰라고 했다. 상규는 할 수 없이 그 자들이 요구하는 데로 써줄 수밖에 없었다. 상규가 쓴 확약서를 낚아챈 그자가 대충 훑어보더니 상규에게 닦아 섰다.

“그래, 삼일만 기회를 더 달라고, 어디 믿어 보지,” 하면서 주머니에서 전화기를 꺼내더니 어디인지에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에 그자는 의아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전화통화를 끝내고 나서 그자는 상규를 노려봤다.

“광호가 누구냐, 살인자지, 네 친척이고?”
“아니에요. 모릅니다.”
“모르는데, 너를 위해 그렇게 주먹질을 했다 이거지,”
광호란 자가 살인자인 모양인데, 그자를 어떻게 아는지를 캐물었다. 상규는 겁먹은 얼굴로 모른다고 말했다.

“모르는 사람이라고, 어제 우리에게 난리를 친 놈이 그놈인데, 모르는 놈이라고, 그런데 너를 위해서 충성을 했다 이거지, 모르는 놈이 너를 위해서 그렇게 난리를 쳐, 그거 이상하잖아, 이 새끼 정말로 몰라,”
다시 주먹으로 상규의 가슴을 내 질렀다.

하지만 상규는 그자의 말투에서 아직 광호가 외삼촌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상규는 입을 다물었다. 그 자가 취조를 하면서 여러번 내지른 발길질에 상규는 만신창이가 되었다. 사내는 또 다른 자에게 눈과 입을 다시 가리고 막으라는 명령을 했다.

상규는 또다시 눈과 입이 가려졌다. 그러고 나서 그들이 어디론지 나가는 발자국소리와 열쇠를 잠그는 소리가 났다. 상규는 불안에 떨며 어떻게든지 이 위기를 넘겨야 한다는 생각을 했지만 별다른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고 그렇게 납치되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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