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취임 후 첫 국정토론(외교·안보·통일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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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취임 후 첫 국정토론(외교·안보·통일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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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회담 참여보다 우리의 이해 관철이 중요"

^^^ⓒ 연합뉴스^^^
노무현 대통령은 1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북한 핵문제와 미국과의 관계 정립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3자회담' 배제에 대해 "참여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우리의 이해관계가 관철되며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대북 문제 주도적 역할은 '평화적 해결밖에 없다'는 상황을 설득해 나가는 과정

노무현 대통령은 '3자회담' 배제와 관련, "3자회담에 참석하면 주도가 되고 참석하지 않으면 주도를 안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 대통령의 대통령 당선 이후 변화된 상황을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미국의 대북정책이 미국의 일방적 관점에 의해 관철될 수도 있고, 한국의 견해가 강하게 작용해서 미국의 대북정책이 변화하는 형태로 적용될 수도 있다"며 "처음 대통령에 당선됐을 당시 미국은 평화적 해결이라는 말도 잘 사용하지 않았고, 대화는 더더욱 멀리 있었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노 대통령은 "단호하게 평화적 원칙, 대화의 원칙, 미국에 대해 대화를 촉구하는 것을 여러 차례 발표했다"며 "미국과 완전히 판이 깨지는 것이 아니냐고 불안해했지만, 그후 제 말을 듣고 했든 안 했든 미국은 대화로 나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결국 평화적 해결밖에 없다는 상황을 모두 인식하게 설득해 나가는 과정이 주도적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하고, "한국 입장과 이해관계를 관철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노 대통령은 "정부내에 3자회담을 놓고 이견이 좀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여론이 3자회담에 참여하지 못한 것을 대단히 불쾌하게 생각하고 그것을 수모로 느끼는 수준까지 생각했다"고 불만 여론을 알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나는 생각이 좀 달랐다"며 "이 차이에서 외교장관과 차관보가 '우리도 참여할 것이다'라고 말했고, 그런 발언이 나올 때마다 하나하나 내가 주의를 주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참여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우리의 이해관계가 관철되며 반영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왜 참여문제를 갖고 얘기하나', '참여문제가 문제의 핵심인 것처럼 잘못 전달되면 그 압력 때문에 우리는 아무 것도 해 나갈 수 없다'고 처음부터 얘기했다"고 이 문제에 대한 진행상황을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또한 청와대 참모들과 장관에게 "'억지로 (3자회담에) 참여하려고 판을 깨지 말라', '참여하든 안 하든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문제가 잘 풀리도록 상황을 조정해 나가는데 적극적 역할을 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최악의 경우도 대비하고 있다

노 대통령 대통령은 '북핵문제와 관련한 나쁜 시나리오 가능성을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지금까지 나쁜 시나리오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고려도 없이 강경론을 펼쳐왔다"며 "나쁜 시나리오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록 평화적 해결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노 대통령은 "최악의 경우도 여러 가지로 대비해야 한다"며 "거기에 대한 대비도 이미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 대통령은 "혹시 북한이 어떤 도발을 하게 됐을 때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방어해 낼 수 있는 안보태세는 한국이 끊임없이 강조해 왔다"며 "이미 그 부분에 대해서는 대비되어 있는 것이 아니냐"고 국민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이 문제는 가정조차 않는 것이 지금은 정치적으로 필요하다"며 "그래서 그런 가정을 내놓고 말하기를 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진 '북한이 핵보유 선언 이후 더 심한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은 없느냐'는 질문에도 "이런 민감한 문제일 수록 어떤 가정을 전제로 많은 말을 내놓으면 나중에 굉장히 스스로 어려움을 자초할 수 있다"며 "가정에 대해 답변하기는 어렵다"고 재차 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북미간 협상내용은 충분히 듣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때그때 긴밀히 하고 있지만, 미국 언론에 먼저 보도되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여러 가지로 점검했는데 미국 스스로도 통제하기가 쉽지 않은 문제인 것 같다"며 "우리 국민이 마음 상하는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 김정일 위원장 만나도 핵심적 문제 풀리지 않는다

노무현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을 지금 만나려고 노력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그 이유로 "지금 만나서 김 위원장과 나 사이에 핵심적 문제가 풀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미관계 있어서 주한미군 문제가 있고 SOFA(주한미군지위협정)문제도 있고, 남북관계도 핵문제나 군사적 긴장, 협력·교류 문제도 있다"며 한반도에 복잡한 문제가 있음을 상기시켰다.

이어 노 대통령은 "그런데 기본적으로 북미간에 핵문제가 타결되지 않으면, 이 나머지 (한미간, 남북간) 문제들은 김정일 위원장을 따로 만나서 풀어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괜히 되지도 않을 일을 가지고 가서 사진만 찍는 이런 일은... (하지 않겠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김 위장과의 만남에 있어 '북한의 핵포기 선언'이 전제조건은 아니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 시점에서 만나면 뭔가 일보 진전된 타협을 이뤄낼 수 있겠다 하는 상황일 때 적극 제안하고 만나서 일보 진전하는 조치를 해나가야 한다"며 "핵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남북관계도 바로바로 진전해야 할 많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또 "지금은 중국이 판을 만들어서 북미간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대화가 진행되고 있을 때는 그 대화판이 잘 진행되도록 해야지 내가 지금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서 다른 소리를 하고 그러면 되던 판도 깨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렇지만 노 대통령은 "만일 북미대화가 다시 끊어지고 또 다시 대화통로가 막혔을 때, 여러 가지 노력을 새롭게 해야 한다"며 "그때는 김 위원장을 만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오해는 해소된 것으로 안다

노무현 대통령은 '부시 미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어떤 이념상의 좌표로 대화할 것이냐'는 질문에 최근 칠레 대통령의 '진보지도자모임 참석 제안'을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얼마 전 칠레 대통령이 와서 7월 유럽에서 열리는 진보지도자모임에 참석할 것을 제안했고,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와 가까운 분이 와서 블레어 총리의 같은 제안을 전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노 대통령은 "블레어 총리는 부시 대통령과 아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가고 있다"며 "지금 우리의 정책이 블레어나 슈뢰더 독일 총리보다 더 왼쪽으로 가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좌우의 구분은 정치에서 별로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며 "클린턴 전 미대통령도 한때 진보그룹에 있었고,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다"고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또한 그는 "제가 선거 등에서 정치적으로 공격받았던 게 증폭된 게 있고 미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것 등으로 오해가 있었지만, 그런 오해는 해소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군의 자주국방 역량이 지나치게 낮게 평가
-'주한미군 없으면 다 죽는다'는 식인데, 그렇지 않다

노무현 대통령은 '주한미군 재배치'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국민에게 한국군의 자주국방 역량이 지나치게 낮게 평가받고 있다"며 "실제 국군이 만만치 않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주한미군 재배치나 일부 축소 문제 같은 것은 한미관계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미국의 세계전략과 동북아 군사전략에 의해 진행되고 제기되는 것"이라며 "한국 군사전문가들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국민을 안심시켰다.

이어 그는 "'미국이 없으면 나라를 지킬 수 없다'는 국민의 인식이 정치적으로 문제가 돼 있다"며 "일부에서 이를 의도적으로 크게 이용해 더 큰 문제가 돼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주한미군이 없으면 다 죽는다'는 식"이라며 "실제 그렇지 않다"고 자주국방의 역량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미군이 가지고 있는 전시작전권 환수 계획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군사작전 통제권이야말로 자주국방의 핵심요소"라고 강조하고, "그것을 포함해 우리의 자주국방태세 5개년 계획 같은 것을 국방부에 제출하라고 지시해놨다"고 밝혔다.

다만 노 대통령은 "이 문제를 크게 내걸지 않는 이유는 자칫 자주국방이라는 것을 내놓으면 주한미군이 앞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인데도, 지금과는 다른 변화를 전제할 때 반미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라고 이념논쟁을 경계했다.

이어진 사회자의 '친미·자주노선이냐'는 보충질문에도 "친미·자주도 있을 수 있다"며 "우호적 관계를 가지면서 자주적 국가로 얼마든지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주만 말하면 반미주의자로 얘기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라크전) 선생님이 얘기하는 것과 대통령이 하는 얘기가 같을 수 없다

이날 방청객으로 나온 한 초등학교 교사는 노 대통령에게 "아이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평화가 제일 필요한데, 이라크전이 있었다"며 "학급 담임교사라고 (생각)하고 이라크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요청에 노 대통령은 매우 난감해 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지금 그 학생들 선생이라면 그럴 경우에 아이 가르칠 때 할 수 있는 말이 있고, 대통령으로서 공개적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얘기가 다를 수밖에 없다"며 "(대답을) 피해갈 수밖에 없다"고 대답을 회피했다.

노 대통령은 토론이 조금 더 진행된 뒤 이에 대한 답변을 보충했다. 노 대통령은 "아이들에게 김옥균 선생과 함께 한 개혁당의 갑신정변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요, 병자호란시 최명길 선생과 삼학사의 노선을 어느 쪽으로 가르치고 있는지요, 해방이후 김구 선생의 단정 불참을 어떻게 평가하고 가르치고 있는지요"라는 질문으로 답변을 보충했다. 이어 그는 "선생님은 어떤 선택대로 말할 수 있겠죠"라며 "그러나 정답이 있겠습니까"라고 '이라크전'에 대한 입장은 선택이고 정답은 없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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