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선 종로 5가역에 내려 보령약국으로 걸어가던 중 친구가 갑자기 일이 생겨 늦는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카페에 있기도, 그렇다고 다른 데 가기도 애매한 상황에서 정처없이 거리를 걷는다.
대학로까지 걷기는 너무 먼 거리기에 한국기독교회관을 먼저 들러본다. 기독교 관련 세미나나 행사 한다고 하면 이곳에서 참 많이 했던 것 같다.
다시 내려가 사거리 길 건너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으로 향한다. 날씨가 무척 더운지 좀 한산하다. 혹여 어떤 행사가 있을까 일정표 확인하다가 더 멀리 가지는 못하고 잠시 의자에 앉아 음료수 한 캔 마신다.
기독교의 모든 중심기관들이 이 한 곳에 많이 몰려있는 것 같다. 어지러운 대한민국의 기독교 현실을 연합기구 차원에서는 어떻게 해결해 나갈까?
그런데 그 연합기구들마저 요즘은 서로 간 이권 다툼에 골몰해있다는 소식들을 보니 마음이 참으로 착잡하다.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인데, 종교가 사회를 걱정하기는 커녕 도리어 사회가 종교를 걱정하는 세태까지 왔다.
약속시간이 다돼 연동교회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려 대기하던 차 가까운 곳서 시위하는 소리가 들린다. 기독교 장로들이 모여 규탄하는 모습이었다.
교회 장로들이 거리와 나와 기독교계 연합기관들 앞에서 한국교회의 부패를 성토하고 있다. 마음이 쓰라려 온다.
예전에 손봉호 장로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해체를 촉구했던 일이 문득 떠올랐다. 내부 자정능력을 상실하고 타락에 타락을 거듭했던 것을 강하게 질타했던 결기어린 모습이 뭔가 생생하게 들려온다.
앞으로 우리나라 교계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하나님같이 예수님같이 본이 되는 모습을 보이면 될텐데 그것이 참 쉽지 않은가 보다.
500년 전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키고, 그 뒤 츠빙글리를 거쳐 칼뱅이 장로교를 창시하며 말씀으로 돌아가자는 개혁주의를 주창했다. 그리고 그분들을 성인으로 모시는 한국의 장로교는 참으로 말이 안 나온다.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오며 횡단보도를 건넌다. 빨간불 켜진 이 상황 속 한국 교회들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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