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가 되면 욕많이 먹지
은주가 되면 욕많이 먹지
  • 손상대
  • 승인 2006.08.01 09:1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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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18단

정치에 단이 있다면, 술에도 단이 있다. 무조건 많이 마신다고 주당의 단수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술을 마신 연륜도 중요하지만, 먹고 난 후 술버릇이 더 중요하다. 그것은 술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예이츠나 바이런은 인생의 으뜸가는 것은 만취라 했고, 우리역사에도 이백을 위시해 술을 사랑하고 예찬하지 않은 영웅호걸, 시인, 묵객이 어디 있는가. 그런데 이들에게는 나름대로의 단수가 있었다. 이른바 18단의 경지다. 사람이 각양각색이요, 술이 각양각색이니 어찌 세상 모든 사람이 자기와 같겠는가.

술의 대가들은 사람도 구분해 술을 마신다. 왜 적어도 자신의 취향만큼은 분위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에. 자신은 어디에 속하는지 지금부터 잘 파악해 보기 바란다.

1단은 부주(不酒)라 술을 아주 못 먹진 않으나 안먹는 사람이요, 2단은 외주(畏酒)로 술을 마시긴 마시나 술을 겁내는 사람이다. 3단은 민주(憫酒)로 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으나 취하는 것을 민망하게 여기는 사람이고, 4단은 은주(隱酒)로 마실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고 취할 줄도 알지만 돈이 아쉬워서 혼자 숨어 마시는 사람이다. 5단은 상주(商酒)라 마실줄 알고 좋아도 하면서 무슨 잇속이 있을 때만 술을 내는 사람이요, 6단은 색주(色酒)라 성생활을 위해서만 술을 마시는 사람이다. 7단은 수주(睡酒)니 잠이 안 와서 술을 먹는 사람이며, 8단은 반주(飯酒)로 밥맛을 돕기 위해서 마시는 사람이다. 9단은 학주(學酒)로 술의 진경을 배우는 사람이요, 10단은 애주(愛酒)라 술의 취미를 맛보는 사람이다.

11단은 기주(嗜酒)라 술의 진미에 반한 사람이요, 12단은 탐주(耽酒)라 했으니 술의 진경을 체득한 사람이다. 13단은 폭주(暴酒)니 주도를 수련하는 사람이요, 14단은 장주(長酒)라 해 주도 삼매에 든 사람이다. 15단은 석주(惜酒)라 술을 아끼고 인정을 아끼는 사람이요, 16단은 낙주(樂酒)라 마셔도 그만, 안마셔도 그만, 술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는 사람이요, 17단은 관주(觀酒)라 술을 보고 즐거워 하되 이미 마실수 없는 사람이다.

18단은 폐주(廢酒)라, 즉 열반주로 술로 말미암아 다른 술 세상으로 떠나게 된 사람이라 하겠다.

그런데 이를 유형별로 구분해 보면 부주,외주, 민주, 은주는 술의 진경을 모르는 사람이요, 상주, 색주, 수주, 반주는 목적을 위해 마시는 술이라 술의 진체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적어도 학주의 단에 이러르야 주도 초급에 들어선다.

애주, 기주, 탐주, 폭주는 술의 진미 진경을 오달한 사람이요, 장주, 석주, 낙주, 관주는 술의 진미를 체득한 사람들이다.

보통 주당협회에서는 애주의 자리에 이르르면 주도의 초단을 주고 주도란 칭호가 내려진다.

기주가 2단이니 차례로 올라가 열반주쯤 되면 9단의 명인급으로 불러준다.

그러나 술이라는 것이 때와 장소에 따라 등락이 심하니 제대로 칭호를 내리기도 까다롭다.

외주이던 사람이 여자만 옆에 앉으면 갑자기 기주가 되는가 하면, 은주이던 사람이 바람만 잡아 하늘로 띄우면 곳바로 장주가 되는 것도 술의 마력이 아니겠는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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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2 15:56:36
우와 별것을 다아시네요. 저도 2단은 되는 것 같은데 좀더 연습하겠습니다. 재미 좋습니다.

객주 2006-08-02 15:57:26
이거 명언인데요, 연구 논문으로 쓰면 김병준이 보다 높은 학위 받겠습니다,그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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