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공영노동조합 성명서] 치졸한 보복, 여기가 대한민국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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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공영노동조합 성명서] 치졸한 보복, 여기가 대한민국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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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에 대한 침묵은 곧 협조이고, 부당함에 대한 외면은 곧 동조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이른바 ‘진실과 미래위원회’(이하 ‘진미위’)가 기자들에 대한 보복 조사에 들어갔다. 첫 조사대상이 놀랍다. 과거 고대영 사장 시절, KBS기자협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기자들이다.

KBS기자협회가 특정 이념과 정파성에 치우친 것을 비판하며 그 정상화를 촉구했던 성명서였다. 그런데 그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다는 이유로 조사가 시작된 것이다.

다수의 기자들에 따르면 진미위는 지금까지 10여 명의 기자들에게 출석을 요구하며 당시 상황을 설명해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어느 조사위원은 출석을 종용하며 “부득이하게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다면 이 기회에 그 꼬리표를 떼야지”라는 회유 아닌 회유까지 했다고 한다.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 기껏 조사한다는 것이 특정 이념 등에 경도된 기자협회가 새롭게 변해야 한다고 촉구한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경위라니, 이게 말이나 되는 것인가.

기자협회는 회사의 정식 조직이나 기구가 아니고 친목단체일 뿐이다. 그런데 그러한 임의단체인 기자협회가 특정 이념에 치우쳤다며 시정을 촉구하는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것이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게다가 해당 기자들 역시 기자협회원으로 모두 회비를 내는 회원들이다.

임의 친목단체의 소속 회원들이 자신들이 속한 단체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낸 것을 두고 조사하겠다니, 도대체 이것이 문명국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정말이지 너무 부끄럽다. 미개한 후진국에서도 볼 수 없는 현상이 21세기 대한민국 공영방송 KBS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누가 봐도 이것은 보복이다. 자신들과 뜻을 같이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치졸한 보복이다.

이름도 수상한 ‘진실과 미래위원회’라는 것을 만들 때부터 그 의도가 의심스러웠다. 그래서 처음부터 우리는 이것이 ‘진실과 미래’ 라는 허울을 뒤집어쓴 ‘보복위원회’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현재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문재인 정권 홍보방송, 정권의 홍위병이라는 비난에는 애써 눈을 감고선, 보수정권 10여 년 동안 직원들의 활동을 조사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 아닌가.

MBC에서는 이미 이런 조사로 10여 명이 해고되었고, 수십 명이 정직 감봉 등의 징계를 받았다고 한다. 이 가운데 과거 신경민 의원의 말을 ‘막말’이라고 보도한 기자는 정직 6개월 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이런 것들이 문명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2018년 6월 현재 대한민국에선 진정 ‘인민위원회’를 앞세운 ‘소비에트혁명’이 진행 중이란 말인가.

우리는 진미위의 조사가 불법이기 때문에 일체 응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미 공영노조는 진미위 활동중지 가처분과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업무수행과 관련한 직원의 잘못과 그에 따른 징계는 감사실이라는 기구가 지금도 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도 특수한 기구를 만들어놓고 징계시효를 10년이나 늘려 맘대로 조사하고 징계하는 것, 그 자체가 야만적 폭거이고 반이성적, 반문명적 이라고 본다.

그리고 우리는 구성원들에게 묻는다.

나중에 역사가 ‘그런 광기의 시대에 당신은 무엇을 했느냐’고 묻는다면 그 때 무슨 대답을 할 것인가.

불의에 대한 침묵은 곧 협조이고, 부당함에 대한 외면은 곧 동조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2018년 6월 20일 KBS공영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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