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햇빛마을 짱돌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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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햇빛마을 짱돌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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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마을 다섯사람의 호수공원 여행기

'잠깐만,'
쉴 새없이 이어지려는 뉴요커의 말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빠리젠느였습니다.
빠리젠느의 성미 급한 것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장면이었습니다. 와인 맛을 보면 압니다. 이루 헤아릴 수 없이 까다롭고 깐깐한 맛과 향이 그들의 성품을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한 성정性情이 혼재하고 있는 곳이 빠립니다. 그것이 그들의 정체성입니다.
'아니 어째서? 아직도 덧붙일 것이 많은 뉴요커인데.......'

'자~ 자, 그만 아침부터 열받을 것 없어. 그래 빠리젠느 너의 얘기를 듣기로 해.'
장안치가 잽싸게 거중조정을 하러 끼어 들었습니다.
물안개를 타고 하이얀 백로 한 마리가 하늘을 갈랐습니다. 어디서 꿩~꿩 꿩 소리가 메아리 쳤습니다
인라인을 지치며 햇빛마을 처녀 두엇이 옆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몸매는 날씬하게,
옷차림은 수수하게
아름다움은 자연미가 최고!"
날씬해지려는 여성을 위한 다이어트용 미용식 '레짐' 천국!

빠리 여성들이 유럽의 다른 나라 여성들보다 더 예쁘고 더 깜찍하고 더 날씬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쟎아? 특히 빠리젠느의 세련된 몸맵시를 따를만한 여성이 다른 곳엔 없어. 빠리 여성을 런던 또는 베르린 여성과 비교해 보면 그 특성이 더 뚜렷하게 나타나거든. 투박한 게르만의 후예인 베르린 여성은 몸집이 대체로 크고 비대하며 킹 사이즈. 노르만의 후손인 런던 여성들은 멋적게 키가 크고 노란털이 많아. 그런데 라틴 민족인 빠리 여인은 머리색이 다갈색이며, 눈동자는 까맣고 몸집은 자그마하여 동양 남성들에게도 꽤 어울릴만한 매력적인 체격을 갖고 있지.

오죽했으면 '드골'이 '브리지드 바르도'를 두고 '세계와 바꿀 수 없다'고 했을까? 저~ 영국인들의 '세익스피어'에 비견될 만한 문화적 콧대를 드러낸 에피소드였지.

빠리 여인들은 대체로 미모와 날씬한 체격을 타고 났어. 그러나 예뻐지고 날씬해지려는 여성 자신들의 후천적 노력 또한 대단하거든. 프랑스 말로 다이어트(미용식)하는 것을 레짐(Regime)이라고 하는데 젊은 여성치고 레짐을 하지 않는 여성은 별로 없어. 그래서 프랑스엔 모든 음식에 반드시 레짐용이 따로 있지. 빵, 우유, 과자, 맥주 등 모든 음식류에 여성을 위한 레짐용이 마련되어 있단말이지. 레짐하는 여성들과 식사를 함깨 해보면 그들이 제일 금하는 것은 감자와 수프와 물이란 걸 알 수 있어.

서양인의 주식이나 마찬가지인 감자는 서양 요리에 으레 따라나오기 때문에 자연히 많이 먹게 되기 마련이거든? 그런데도 빠리 여성들은 감자라면 질색을 하며 국물은 아예 마시지 않으려 들지. 물은 마시는 대로 살이 찐다는 거야. 빠리 여성들이 커피를 많이 마시고 담배를 많이 피우는데 그것은 커피와 담배로 식욕을 줄여 음식을 많이 먹지 않으려는데 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지. 빠리라 하면 유행의 첨단을 걷는 멋쟁이 여성들만이 득실거리는 곳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프랑스 여성, 특히 빠리젠느들이 옷맵시가 아름다운 멋쟁이들임은 틀림 없는 사실이야. 그러나 모든 프랑스 여성들이 유행만 쫓고 있다고 생각하면 큰 착오야. 유행을 따르는 여성은 극히 일부분의 여성에 지나지 않지. 빠리는 유행을 만들어 외국으로 수출할 뿐이야. 빠리젠느들은 유행에 그렇게 민감하지 않아.

크리스찬 디오르, 피에르 가르댕, 샤넬, 이브생 로랑 등 일류 디자이너의 의상 전시회에 가 보면 빠리젠느 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어. 뿐만 아니라 셍 토노레, 샹젤리제가 등 일류 양장점의 쇼윈도를 들여다 보는 사람도 외국인이 태반임을 알 수 있지. 그렇다고 빠리젠느들이 유행을 전혀 외면한다는 뜻은 아니야. 유행을 만들고 유행을 선전하는 여성은 어디까지나 일부에 지나지 않고 대부분의 여성들은 남이야 뭐라 하든 입고 싶은 대로 각자의 몸에 맞게 입는 게 그들의 유행이지.

스커트의 길이도 가지 각색이요, 코트의 색깔도 마음대로지. 빠리젠느들은 일원화, 균일화를 극히 싫어해. 그들은 남이 입은 옷 모양이나 남이 신은 신 모양은 절대로 택하지 않아요. 그래서 빠리의 넓고 화려한 샹젤리제 거리의 카페에 앉아 하루종일 눈닦고 봐도 꼭같은 옷을 입은 여성을 발견하지는 못할 거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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