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9월29일부터 열리는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 남북 직항로와 선박을 이용해 총 665명의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하고 판문점에서는 역사적인 성화 합화 행사가 벌어질 전망이다.

북한측과 금강산에서 2박3일간 실무접촉을 갖고 19일 돌아온 남측 대표단은 속초항내 현대아산 귀빈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아시안게임에 16개 종목 315명의 선수단을 파견하기로 하고 엔트리 제출 마감일인 30일 이전까지 최종명단을 조직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참가 종목은 축구, 핸드볼, 탁구, 소프트볼, 복싱, 역도, 레슬링, 유도, 육상, 체조, 다이빙, 조정, 카누, 사격, 양궁, 골프 등이고 선수 168명, 코칭스태프 44명, 임원과 의료, 연구진으로 구성된 임원 103명 등이다.

남측 대표단장인 백기문 부산조직위 사무총장은 '북한은 참가 종목과 선수단이 당초 예상보다 다소 줄었지만 350명의 응원단도 파견키로 해 총 665명의 대규모 인원이 부산아시안게임에 참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북한 선수단의 이동 경로는 여러가지 논의된 끝에 평양에서 두 차례로 나눠 인천공항 또는 김포공항까지는 직항로를 이용하고 한국에 도착해서는 전세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이동하게 된다.

반면 여성이 대부분인 취주악대와 예술인으로 구성된 응원단은 청진, 또는 고성항에서 북측의 선박인 만경봉호를 타고 곧장 부산항에 도착할 예정이고 대회기간 만경봉호를 숙소로 이용할 계획이다.

양측은 성화 채화 및 봉송 계획에도 긍정적인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실무접촉에 나섰던 남측 관계자는 9월5일 백두산에서 채화된 성화는 항공기를 통해 삼지연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봉송된 뒤 다시 판문점으로 이동해 7일 한라산에서 채화된 성화와 합화(合火) 행사를 갖는데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개.폐회식때 남북한 선수단이 동시 입장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양측이 이견을 보여 난항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인공기 게양과 국가연주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규정에 의해 진행되지만 북한 응원단의 인공기 사용 여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남북한은 개.폐회식 동시 입장을 비롯해 숙소, 교통, 안전 등 세세한 부분을 조율하기 위해 한차례 더 실무접촉을 갖기로 했다.

백기문 사무총장은 '실무접촉에서 북한 참가선수단 규모, 이동경로, 편의제공, 백두산 성화 채화 등에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밝혔지만 '개.폐막식 입장방식 등 몇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좀 더 심도있는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친선축구 실무접촉에서는 9월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경기 명칭을 '2002 남북통일축구경기'로 확정했다.

북한은 친선경기를 위해 9월5일부터 8일까지 선수와 코칭 스태프 25명과 기자 및 지원요원 17명을 직항로를 이용해 파견하기로 했다.

양측 대표단은 국기 및 국가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한반도기를 게양하고 '아리랑'을 부르기로 했으며 응원도 공동으로 하기로 했다. (서울.속초=연합뉴스) 천병혁.이동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