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마드, 세상을 넓게 보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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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마드, 세상을 넓게 보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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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자부심조사'에서 우리는 34개국 중 최하위인 31위

고대유목민(old nomad)들이 세상을 지배했던 것은 세계를 넓게 보고 살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곳에 머물지 않고 말을 타고 다니며 싸움을 했다. 창과 방패를 앞세워 싸우고, 새로운 것을 찾아내기에 온 힘을 쏟으며, 심지어는 전쟁과 약탈 문화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 이후 20세기에는 자본력과 기술력이 세상을 지배했다. 우리는 그 변방에 있었지만 기술개발과 근면 성실하게 일한 덕분에 반세기만에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섰다. 닫쳤던 문을 열었기 때문에 성공하였지만, 지금은 무엇인지 좌표를 잃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미국의 시카고 대학이 조사한 '국가자부심조사'에서도 꼴찌(34개국 중 31위)인 것에서도 살펴 볼 수가 있다. 밥만 먹고사는 것에 안주하는 신빈곤층이 늘고, 부유층은 세상을 넓게 보지 못해서 정체성에 부딪치고 있다. 우리가 이처럼 주춤거리고 있지만 지금 세상을 지배하는 사람들은 신노마드족(new nomad)이다.

옛날 부자들은 뿌리를 중시했다. 한 곳에 오래 살아서 터줏대감이 되었고 웅장한 저택, 주말 별장, 고미술품 수집, 보석 사들이기를 하는 부류들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관리할 집사를 두고, 현지 명문 클럽의 일원으로 유익한 곳에만 참여하고, 고급 레스토랑을 자주 찾는 사람들이다.

이처럼 고전적인 중산층의 특징은 이동성이 없이 한 곳에 머물고 살았다. 대개 특정 국가나 일정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들도 이제 세계 속에 살지 못하는 정체성 때문에 점점 퇴색되어 가고 있다.

반면에 신노마드족들은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일하고 사는 부류들로서 세상을 지배한다. 자신의 어린 자녀를 교육시키기 위해서, 세계 어느 곳이든지 장소를 선택한다. 특정 지역이나 국가와 관계없이 세금 절세와 회피에 관심을 가지고, 세계 곳곳을 누비며 돈을 벌고 부를 축적한다.

이들은 올드노마드처럼 말을 타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제트(jet)시대의 인간들이다. 헬기, 전용기, 요트 등으로 세계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살면서 이익을 취한다. 뉴노마드들은 글로벌화 속에서 유익한 곳을 찾아다니는 점이 이동성이 없는 부자들과 다르다.

세계 어느 곳이든지 필요하면 자기 집을 소유하고, 맞춤형 거래 방식으로 거액의 돈을 집중적으로 투자해서 이익을 얻는다. 이처럼 뉴노마드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는 부자들이다.

과거엔 소수의 사람들이 이러한 부를 누렸지만 지금은 아니다. 뉴노마드는 돈은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부자들이다. 전용기, 복수의 주거지, 집사, 보안요원, 전용 미술품 담당자, 자녀의 교육 전문가까지 두고 이동하면서 사는 새로운 부유층들이다.

이들은 대륙간에 사는 돈 많은 사람들과 집을 서로 교환하거나, 자녀를 기숙학교에 보내는 대신 현지의 국제학교에 보낸다. 이들은 고정된 사무실이 없다. 집과 별장, 호텔로 이동시 전용기로 이동하면서 그 사이에 무선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유유자적하며 산다.

신노마드들은 일에 억눌리지 않고 휴식, 여가를 동시에 처리함으로써 자기 시간을 최대로 활용한다. 세계화를 통해서 부를 쌓고, 세계를 안방처럼 활용하면서 부를 축적한다. 새로운 시장과 값싼 노동력을 찾아다니기 때문에 더 먼 곳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자기들만의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확대되어 첨예의 정보를 얻고 이익을 취한다. 자기를 낳은 모국과의 유대주의에 사로잡히지도 않아서, 어떤 의미에서는 다국적 기업의 분신이다. 이들은 세계의 국경이 없다. 국제적 엘리트들을 만들어 내며 새로운 경제 사회를 주도해 나간다.

신노마드들은 제트시대를 최대로 활용함으로써 시간과 장소에 전혀 구애를 받지 않고 산다. 새벽에 파리의 바에서 와인과 치즈를 먹고, 몇 시간 뒤에는 도쿄에서 상거래를 한다. 저녁에는 러시아의 한적한 시골에서 외교관들과 보드카를 마시며, 남보다 더 많은 돈을 힘들지 않게 벌고, 여유 있는 생활을 하면서 살아간다.

우리에게는 이러한 신노마드들이 얼마나 있을까, 졸부들은 좁은 땅덩어리를 서로 더 차지하려고 야단법석을 떨고, 세상을 넓게 보지도 못하지만 불우한 이웃을 돌아보지도 못하고 산다. 이제 우리도 다시 한번 정체성을 버리고 세상을 넓게 보고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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