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환타지아’ 연재를 마치며(3/4)
‘빛의 환타지아’ 연재를 마치며(3/4)
  • 임성빈 교수
  • 승인 2018.02.14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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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빈 교수의 ‘빛의 환타지아’]

창조론 지지자들이 진화라는 단어에 거부반응을 보이듯이 많은 무신론적 과학자들은 창조라는 단어에 엄청난 거부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대폭발이론에 의하면 아무것도 없던 것에서 우주만물을 이루는 모든 물질과 에너지가 나타났으며 이들은 자연 상태에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무질서의 양이 증가한다는 엔트로피(Entropy)의 법칙에 반하여 점점 더 조직화되어가고 있는데 이것이 우연히 생긴 물리법칙에 의한 것이든 아니면 창조주에 의한 것이든 이것은 그대로 창조의 과정에 다름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량보존의 법칙이 지켜지기를 바라는 그들은 무(無, nonexistence)에서 유(有, existence)가 생길 수 없다는 이유로 별 이론을 다 만들어 내기도 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물질(物質, matter)-반물질(反物質, antimatter) 대칭우주론(對稱宇宙論, symmetric cosmology)일 것이다. 이것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의 질량의 합을 M이라고 할 때 이 우주의 우리가 모르는 어딘가에 이와 똑같은 양의 반물질, 즉 -M이 존재할 것이며 따라서 우주물질의 총합은 0(zero)이 될 것이라는 이론이다.

그러나 어느 회사의 자기자본(自己資本, owned capital)이 1조원이고 부채(負債, liabilities)가 1조원일 때 그 회사의 자산(資産, assets)은 0이 아니라 2조가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주에 M과 -M이 존재할 때에는 우주물질의 총합을 0이 아니라 2M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며 또 설혹 그것을 0으로 보더라도 물질과 반물질이 생성될 때에 소요되는 엄청난 에너지는 어디서 왔다는 것인지, 질량보존의 법칙만 지켜지면 에너지보존의 법칙은 지켜지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인지 매우 동의하기 어려운 이론이 아닐 수 없다.

여하튼 우주 공간의 어딘가에 반물질이 다량으로 존재한다면 언젠가는 물질과 충돌하여 소멸되면서 매우 큰 에너지를 가진 γ선을 방출할 것인데 우주공간 어디에서도 그런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자 이번에는 또 다른 주장이 제기되었다.

즉, 현재 우리의 우주공간에는 양성자나 중성자와 같은 중입자(重粒子, 바리온/baryon) 1개당 약 10억 개의 광자가 존재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대폭발 초기에 엄청난 양의 바리온과 반(反)바리온이 생성되었다가 서로 충돌하여 광자를 방출하면서 소멸되기를 거듭하였는데 이들 10억 쌍 당 1개꼴로 반 바리온보다 바리온이 더 만들어짐으로서 오늘날의 우주물질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물질과 반물질의 비대칭성이 10억분의 1에 불과했었다는 또 다른 대칭우주론인데 이 역시 바리온과 반 바리온이 생성될 때 소요되는 엄청난 에너지에 대한 설명이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최근의 실험에서는 바리온들보다 쿼크와 글루온들이 먼저 존재하다가 이들이 양성자와 중성자로 결합되었음이 밝혀졌으며 더욱이 그것이 물리법칙에 의해서든 아니면 창조주에 의해서든 1개의 입자를 만들기 위하여 10억 1개의 바리온과 10억 개의 반 바리온을 만드는 것과 같은 비효율적인 일은 벌어지지 않았으리라는 점이다.

이 이론은 아직도 많은 물리학 책에 정설인양 수록되고 있으며 또 교실에서 강의되고 있으나 에너지문제만 제외한다면 구태여 물질-반물질 대칭우주론과 같은 이론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우주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과 힘(상호작용)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이 책에서와 같이 설명이 가능하다.

그런데 에너지문제는 대폭발을 가능토록 한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어디서 왔는가 하는 것 뿐 만 아니라 대폭발 초기에 생기기 시작하여 지금까지도 계속 증가하면서 우주의 평평성(平平性, flatness)을 유지시켜주고 있는 암흑에너지의 존재가 최근에 밝혀지면서 학자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 많은 과학자들, 특히 무신론자들은 과학은 관찰할 수 있고 지각할 수 있는 것만 다루며 과학은 보이는 세상 너머에 있는 것은 해석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더 이상의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진화론에 있어서도 무신론자들 중에는 생명체는 다양(多樣, diversity)해지고 복잡(複雜, complication)해졌으며 그것도 우연(偶然, casual)하게 진행된 것뿐이지 진보(進步, advance)라는 의미의 진화는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새로운 종의 출현은 오랜 자연선택의 결과일 뿐이고 인간은 가장 복잡화한 생명체의 일종이지 다른 생명체보다 우월한 존재도 아니며 또한 생명현상의 궁극적 정점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그들은 지구상에 최초의 생명체로 등장하여 지금까지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고 앞으로도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는 멸망할 우려가 전혀 없는 박테리아야말로 가장 성공적인 생명체이자 영원불멸의 주연배우라는 것이다.

그리고 박테리아의 다음 자리는 단연 4억 년 전 이전에 등장한 곤충인데 현재까지 기록된 곤충은 약 80만 종에 달해 전 동물 수의 약 4분의 3을 차지하며 곤충의 전체 종수는 약 300만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비해 이들보다 훨씬 진화했다고 생각되는 포유류와 조류는 각각 4천여 종과 9천여 종이 알려져 있을 뿐이고 이들은 모두 지구라는 무대에 우연히 잠깐 등장하였다가 영원히 사라져버리는 단역배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기적 유전자(利己的 遺傳子, The Selfish Gene)”의 저자인 영국의 생물학자 도킨스(Richard Dawkins)에 의하면 박테리아마저도 유전자에게 주연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 그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DNA 또는 유전자에 의해 창조된 ‘생존기계’일 뿐이며 각 개체는 유전자에 미리 프로그램 된 대로 먹고살고 번식해서 후대에 유전자를 전달하는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학자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다윈의 이론을 미국에 소개한 그레이는 독실한 성결교도로서 그는 진화론은 유신론(有神論, theism)적으로도 무신론(無神論, atheism)적으로도 이해할 수 있지만 자신은 후자가 잘못된 것이고 이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역시 성결교도이며 캔자스 주립대학의 지질학자인 키스 밀러(Keith Miller)도 “신은 모든 것을 창조했고 신의 지속적인 의지 없이는 어떤 것도 존재할 수 없지만 신이 진화의 메커니즘을 이용하고 섭리(攝理, providence)로 이를 통제하여 생명체를 창조했다면 이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으며 브라운대학의 생화학자이자 가톨릭교도인 케네스 밀러(Kenneth Miller)는 "진화의 과정을 관장하는 신은 자신의 권능으로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었고 이 속에서 지속적인 창조의 과정은 물질 그 자체와 하나로 얽혀있다.

신은 자신의 피조물에서 한 걸음 물러나있는데 이는 피조물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그가 창조한 인간들에게 진정한 자유를 주기 위함이다. 신은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 도구로 인간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많은 학자들이 진화론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유신론적으로 받아들이는데 이렇게 하면 종교와 과학이 꼭 이율배반적인 것은 아니다. 이런 생각을 유신론적 진화론이라고 하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진화에는 방향성이 있고 인간은 다른 생명체보다 가장 진화한 존재로서 인류의 생물학적 진화는 거의 종점에 다다랐다고 볼 수도 있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 인간을 신이나 천사보다는 못하지만 다른 모든 동물들보다 우월한 가장 존귀한 존재로 규정하였고 이런 관점은 서양철학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우리 선조들이 서당에 다닐 때 천자문(千字文)을 떼고 나서 가장 먼저 배우는 책이 동몽선습(童蒙先習)이었는데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된다.

천지지간만물지중(天地之間萬物之衆)에 유인(唯人)이 최귀(最貴)하니 소귀호인자(所貴乎人者)는 이기유오륜야(以其有五倫也)라……(하늘과 땅 사이에 만물이 많은데 오직 사람이 가장 귀하니 사람을 귀히 여기는 바는 다섯 가지 인륜이 있기 때문이라……) - 즉, 우리 선조들은 어렸을 때부터 만물 중에 오직 사람만이 가장 귀하니 사람다운 도리를 지키도록 교육하였던 것이다.

앞서 소개한 도킨스는 또 “어떤 행성에 사는 지능 생명체가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이유를 처음으로 알아낼 때, 비로소 성숙한 단계에 이른다.”고 했다. 인간이 스스로를 수많은 생명체 중에 벌레나 하다못해 박테리아만도 못한 하나의 종에 불과한 존재라고 생각하며 살다 가거나 인간을 귀한 존재로 여기고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이유를 찾아보려 노력하며 살거나 하는 것은 일반인들에게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일 것이다.

어떤 과학자들은 과학은 신의 존재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지만 과학은 신의 존재나 부재를 증명할 수 없으며 그러한 논의 자체가 과학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진실을 탐구하고 그 결과를 일반사람들에게 널리 알려 그들의 삶에 도움을 주는 것이 책임 있는 과학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생각은 무책임한 것이다.

어떤 사실이 과학에서는 참인데 종교에서는 거짓이고 또 종교에서는 참인데 과학에서는 거짓인 일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 데카르트가 교황청의 간섭을 배제하기 위하여 신과 영혼을 분리시킨 채 물질만을 과학의 대상으로 하도록 하였지만 오늘날에 와서도 신과 영혼을 계속하여 과학의 대상에서 제외해야 될 이유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인류는 존재하지도 않는 사물을 지칭하려고 없는 단어를 만들어내지는 않으므로 어떤 단어가 존재한다는 것은 그 단어가 지칭하는 사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인류는 어느 민족을 물론하고 문명의 등장과 함께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것이 신을 경배하는 일이었다. 따라서 이제 과학자들은 데카르트에 의해 분리되었던 과학과 종교의 영역을 다시 통합하여 인류에게 신과 영혼에 관해서는 무엇이 진실인지 올바른 길을 제시해주어야 한다.

어떤 물리학자들은 우주공간을 탐색하여 이제 그 끝자락에까지 이르렀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태초에까지 이르렀으며 물질의 구조를 규명하여 그 궁극적 요소에까지 이르렀지만 그 어디에서도 신(하느님)에 대한 어떤 증거도 찾지 못했을 뿐 아니라 신이 존재할 필요도 발견하지 못했으며 우주는 어떤 신성한 힘의 도움 없이도 완벽하게 작동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였다.

그러나 물질의 구조상 우리 몸속에 있는 전자와 같은 어떤 입자가 우리 몸을 보면 원자핵의 크기를 지구 만하게 만들었을 때 가장 가까운 원자핵 사이의 거리는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보다 7배가 넘으므로 여기 저기 원자핵이라는 별이 떠있는 하늘처럼 보일 뿐이며 우리의 생긴 모습은커녕 어디에서도 골격(骨格, skeleton)이나 근육(筋肉, muscle), 장기(臟器, viscera) 같은 것들조차 발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더더욱 생명력이나 생각 같은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

따라서 우리 몸의 크기에 대한 입자의 크기보다 우주에 대한 인간의 크기가 훨씬 더 작다는 것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우주공간 안에서 찾기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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