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룡범(46)씨 일가 등 21명의 북한 주민들이 북한 해군당국의 감시망을 뚫고 서해 공해상을 통해 남측으로 귀순해옴에 따라 북한의 해상감시체계가 관심을 끌고있다.
이들이 타고온 배는 20t급 목선으로 해안 레이더망에 잘 포착되지 않지만 출항지인 평안북도 선천군 인근 염주군에는 북한 해군 서해함대 12전대 기지가 있다는 점에서 해상감시체계상 허점이 노출됐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군당국에 따르면 북한 해안경비는 해군에서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70년대까지는 경찰 및 사찰업무를 담당하는 인민보안성 산하 인민경비대에서 해안경비 임무를 함께 맡았으나 80년 국가안전보위부로 이관됐다가 96년 6월 인민무력부로 통합됐다.
순씨 등이 타고온 배의 출항지인 선천군 인근 염주군 다사도에 있는 서해함대 12전대는 상륙함정 위주의 12개 편대로 구성돼, 중국 쪽으로 드나드는 어선과 상선을 비롯 평안도 해안 일원을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해군은 원양작전 위주보다는 연안방어에 주력하고 있으나, 최근 심각한 유류난 등으로 필수 전력만을 운용 중인 것으로 군당국은 관측하고 있다. 때문에 레이더 파에도 잘 걸리지않는 20t급 목선을 드넓은 해상에서 찾아내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어선의 출ㆍ입항절차도 관심거리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 해군 및 해운당국은 가족단위 또는 부부가 함께 배를 타는 것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이는 주민들의 자유로운 여행을 제한하고 있는 북한의 정책에서 기인한 것으로 '불순한 행동'을 사전에 통제하려는데 있다고 탈북자들은 전하고 있다.
지난 97년 5월 서해 공해상을 통해 귀순한 안선국씨 등도 가족 일부만 먼저 태우고 나중에 접선지에서 모두 합류한 것은 그같은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때문에 최근 식량난 등으로 전반적으로 이완된 사회 분위기가 해상 출입체계에까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정부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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