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 장병 어머니 수기 큰 반향::)온나라가 월드컵 열기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4년전 2002 한·일 월드컵때 발생한 서해교전에서 전사한 장병의 어머니가 쓴 수기가 인터넷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2일 누군가가 당시 숨진 박동혁 병장의 어머니 이경진씨가 작성한 수기를 포털사이트에 올린 뒤 싸이월드와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사이트 카페나 블로그, 미니홈피 등을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는 것. 수기를 접한 수만명의 네티즌들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옮겨 싣거나 “월드컵에 빠져 그들을 잊고 있다.
죄 송하고 또 죄송할 뿐”이라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편지에는 2002년 6월29일 교전중 부상당한 박 병장이 9월20일 새벽 숨질 때까지 3개월 가량의 투병을 곁에서 지켜보던 어머니의 아픔과 아들을 잃은 뒤의 상실감이 절절히 배어있다.
이씨는 “고통에 시달리면서 힘들어하는 아들의 모습… 다리가 없다는 걸 알았는지 엉덩이쪽을 만지면서 흐느낀다.
뼈에 사무치는 고통 때문에 차라리 엄마가 아프고 싶었다”고 썼다.
또 “주한미군 사령관이 위로의 편지를 보내왔다.
우리 정부와 기관에서는 전화는 커녕 편지 한 통도 없다”고 한탄했다.
이어 “2003년 6월11일 기다리던 아들의 제대날이다.
대문 밖에 나가 서성거린다.
해가 뉘엿뉘엿 져도 아들은 오지 않는다.
남편을 붙들고 왜 동혁이는 오지 않느냐고 미친 사람처럼 목놓아 울었다”고 아픈 마음을 적었다.
특히 “국정원 간부 내 정자라는 한 교수가 서해교전은 김정일 책임이 없다고 했다.
그 러면 우리 아이들이 장난을 치다 죽었단 말인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당초 박 병장 어머니의 수기는 2003년 7월 한 주간지가 최초로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으며 서해교전을 기리는 충남 삽교호 함상공원에도 전시돼 있다.
인터넷을 통해 수기를 접한 네티즌들은 “6월은 호국의 달인데 나라가 있어야 월드컵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응원전에 1분이라도 묵념을 하자”는 등의 반응을보였다.
서해교전은 2002년 6월29일 오전 10시25분 연평도 서쪽 14마일 해상에서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이 우리 고속정 에 갑자기 포탄을 쏘면서 발생했다.
이날은 한국과 터키가 3, 4 위전을 벌였던 날이다.
당시 교전에서 고속정 정장이던 윤영하 소령은 포탄을 맞고 바로 절명했으며 20㎜ 벌컨포를 쏜 조천형 중사는 불길에 휩싸여, 다른 벌컨포를 쏘던 황도현 중사는 머리에 직격탄을 맞아 전사했지만 두사람의 손가락은 끝까지 방아쇠에 걸려 있었다.
순식간에 손가락 4개가 잘린 권기현 상병은 왼쪽 팔뚝 위에 총을 올리고 실탄이 다 떨어질 때까지 대응 사격을 하는 등 치열한 교전을 벌 인 끝에 6명의 장병이 전사했다.
고 박 병장은 2000년 원광대 치과기공과 1학년을 마치고 해군에 입대해 교전 당시 의무병으로 근무했다.
교전이 발생하자 자신 의 몸을 돌보지 않고 함장에게 인공호흡을 시키는 등 부상자를 치료하다 포격에 노출되면서 온 몸에 파편이 박히고 왼쪽 다리를 잘라내는 등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지만 회복하지 못하고 숨 졌다.
다시 한 번 가슴속에 이날의 슬픔을 새겨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