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문칼럼] 어느 서울역 대합실 노숙자의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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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문칼럼] 어느 서울역 대합실 노숙자의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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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등이에 뿔난 여의도 국개들아 정신들 차려 국민만 바라보라

▲양파방송.양파뉴스 이강문 총괄사장 ⓒ뉴스타운

한 정치인이 지역구에 내려갔다가 서울역에 도착을 했다. 그는 서울역 대합실에서 웅크리고 쪼그려 자고 있는 노숙자를 보았다.

모처럼 연말을 맞아 좋은 일 한번 해보겠다고 노숙자에게 다가가 당신의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단 하루만이라도 따뜻한 잠자리에 더운물에 목욕이라도 하고 싶다고 대답을 했다.

이에 정치인은 노숙자의 소원을 들어 준다고 서울역 근처 호텔에 방을 잡아 며칠을 쉬게 하였다. 그 이튿날 정치인은 노숙자에게 아침 해장국을 사주라고 비서관을 보냈다. 그런데 노숙자는 호텔에 없었다, 그래서 노숙자를 찾아 서울역 대합실로 가보았다.

그는 정치인과 처음 만났던 서울역 대합실에서 웅크린 채 처음 만났을 때처럼 자고 있었다. 정치인은 노숙자에게 물었다. “당신은 편하고 좋은 잠자리가 소원이라고 해서 호텔에 잠자리를 마련해 주었는데 왜, 다시 대합실로 되돌아 왔소?” 하고 물었더니 노숙자는 이렇게 대답을 했다.

고마운 “의원님, 나와 더불어 전국에 모든 노숙자들도 호텔에 재워주세요. 나는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다 노숙자나 빈민층은 혼자만 편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더불어 모두 잘 살기를 바라고 있다.

작금 중산층이 무너지고 서민들의 숫자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를 못한다.’는 핑계로 방치해 버린 서민들이 울부짓는 소리를 듣고 있는가? 엄동설한이다. 요즘같이 소득격차가 엄청나게 벌어져 있고, 그러나 그들은 자신과 같이 모두가 잘 살아보겠다고 하는데,

가진 자들은 저 혼자 잘 살겠다고 호화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 보라, 요즘의 뉴스를 어떤 사람은 한 달에 1억 원씩 받아 챙기고, 어떤 이는 매달 500만 원씩 받아 챙기는 나라에서 오늘도 노숙자들은 신문지 깔고 덮으며 이 추운 겨울을 나고 있으니 소주마시고 더러운 세상이라고 고래고래 고함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또 이 추운 날씨에 돈이 없어서 난방을 하기 힘든 이른바 에너지 빈곤층이 무려 120만 가구를 넘었다. 이들을 지원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표류하면서 이분들은 올 겨울도 냉골에서 견뎌야 하는 처지가 됐다. 전국 도시근교의 서민층 마을에 서서히 땅거미가 지고 어둠이 짙게 깔리면 매서운 찬바람이 빈 마을을 채운다. 낡은 장판과 비닐 몇 장만이 겨우 바람을 막아줄 뿐이다.

새벽에 배달된 신문을 펼치면 전체 국민 중 땅 있는 사람이 31.7%이고, 그중 상위 1%가 땅값의 48%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상위 1%는 땅을 통해 개인당 평균 33억4000만원의 불로소득을 얻었고, 그 1%의 가구당 불로소득은 평균 1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 기사를 접한 서민들의 마음은 과연 어땠을까? 노력하면 대가가 돌아온다는 희망이 있는 사회임에도 운에 자신의 인생을 맡긴다면 비난받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노력의 희망이 사라진 사회에선 운에 ‘인생역전’을 기대하는 사람을 나무라기 힘들다. 너도 나도 로또 판매점에 긴줄을 선다. 1등이 나왔다는 판매점에는 아침부터 줄을 선다. 로또도 사지 못하는 서민의 살림살이에 연말은 슬프다.

허황된 일확천금에 목숨 거는 사람이 많을수록 희망이 없는 사회다. 매해 연말정산을 하며 한 해 수입을 정리한 ‘건물주’가 아닌 월급쟁이는 깊은 한숨을 쉬고 나면 ‘기승전결’이 아닌 혹시나 하는 ‘로또’를 마음에 새기며 짬을 내 복권판매소에 들른다. 평범한 인생의 연말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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