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원짜리 로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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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만원짜리 로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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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광풍이 마치 전국민을 술 취한 사람들로 만들고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마치 자신이 1등에라도 당첨된 것처럼 제정신이 아니다. 술판의 주 대화가 로또가 됐고, 술판에서 내뱉는 공약이 새로운 공해로 등장했다.

1등에 당첨되면 1년 동안 양주를 공짜로 사주겠다는 주당이 있는가 하면, 평생 술값을 충당해주겠다는 주포스맨도 있다. 심지어는 몇 억을 줄테니 죽을 때까지 마음놓고 술을 마시라는 고마운 주당선생도 있다. 하기사 세금안내는 말이다 보니 무슨 말인 듯 못하겠는가.

그런데 이런 말도 자주 듣다보니 오장육부 저쪽 끝에서 혹시나 하는 심보가 서서히 밀치고 올라온다.

돼도 그만, 안돼도 그만 손해 볼 것 없는 장사, 술김에 각서라도 받아 둘 속셈으로 5명의 주당들로부터 짧막한 각서 한 장씩을 농담처럼 받아 놓았다.

그것도 모자라 만약 당첨 됐는데도 불구하고 닭발 내밀면 가만 안 두겠다는 엄포성 발언까지 잘 반죽해 놓았다. 그러고는 “한 놈이라도 돼라”며 은근히 기대를 하면서 토요일을 기다렸다.

결과는 5명중 한 주당이 만원을 투자해 3만원어치의 잔챙이를 건지는 것으로 일단락 됐다.

그렇다고 어디 주당들이 이런 사실을 그냥 묻고 넘어 가겠는가. 제목만 있으면 술판을 벌이는 주당들이 그나마 만원을 투자해 3만원을 건졌으니 국가경사 급으로 뻥튀기 해 음주가무판을 벌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닌게벼. 5명은 그것도 기분이라고 자축할 겸 시내 모 식당에 둥지를 틀었다.

조선주당 추켜세우면 떨어질 줄 모르고 올라간다고 3만원을 건진 이 놈의 주당도 알코올이 들어가는 속도와 비례해 대박의 꿈으로 계속 빠져들고 있었다.

“다음에 1등 당첨될 확률 너가 제일 높다” “너 꿈에서 무엇을 보았니” “너가 번호 한번 찍어 주라”등등의 사탕발림 식으로 현혹한 끝에 이런 결론이 내려졌다.

3만원 당첨금을 건진 주당이 마치 자신의 운이 제일 좋은 것으로 착각, 내일 10만원을 투자해 자신이 직접 번호를 찍어 2장씩 줄 테니 당첨 액수의 반만 달라는 것이었다.

일단 의견일치를 보았고 기분이 상승곡선을 탈 무렵 일당들은 2차로 자리를 옮겼다. 2차에서 그 기분 버리지 못하고 계속 고를 불러 양주 두 병에 노래 몇 곡을 땡겼으니 3만원 당첨 피로연에 들어간 로또주 값이 자그마치 복권 40장 값. 그래도 1등만 된다면 이까짓 것 무엇이 아깝겠는가. 그렇게 3만원짜리 제목의 술자리는 자정이 임박 할 무렵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다음 날 점심때 주당들이 다시 모였다. 점심도 할겸 복권 두 장씩을 할당받기 위해서였다.

그 이후 또 어떻게 됐냐구요?. 10장 모두가 말짱 꽝이 됐답니다. 그 놈은 아직도 속이 쓰리답니다.

역시 옛 성현의 말씀이 틀리지는 않더라구요. ‘재수 없는 놈은 앞으로 자빠져도 궁둥이 사이에 자갈 낀다’고 말입니다(이말은 재수 없는 놈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말보다 더 비참한 상황을 빗댄 것임). 당연하지요, 애 낳기도 전에 귀저기부터 마련했으니 하느님인들 어여삐 봤겠습니까.

땀흘려 돈 벌 생각 않고 우리처럼 한방에 인생역전을 시키려한 바로 당신. “이제 로또주 먹고 체한 술 확 깨고 정신차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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