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좋은 개살구" 휴대폰 보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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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좋은 개살구" 휴대폰 보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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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단말기 보조금 지원 제도

^^^▲ 대구 중심지의 통신골목
ⓒ 뉴스타운 우영기^^^
휴대폰 단말기 보조금 지원 제도가 지난 3월 28일부터 시행됐다. 1년 6개월 이상 특정 이동통신사를 이용한 소비자가 단말기 교체를 원할 경우 사용기간과 사용요금에 따라 5만~25만 원까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보조금 제도가 생기기 전보다 휴대폰 값이 더 비싸졌다는 것.

◆냉담한 소비자 반응
"보조금을 지급할 때까지 기다렸던 사람들만 낭패를 본 셈이죠." 대구시 중구 동성로 '휴대폰 골목'. 보조금 지원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휴대폰을 바꾸려는 소비자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사용하던 전화번호를 바꿔야(번호이동성 제도 활용) 그나마 휴대폰을 싸게 살 수 있어요. 보조금제만 이용하면 예전보다 오히려 비싼 셈이죠."
휴대폰 판매점들은 보조금 지원 제도로 손님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보조금제 도입 이전에는 들쭉날쭉한 가격이었지만 그나마 10만 원대 미만의 휴대폰이 있어서 판매를 하기 쉬웠다.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거리에서 판촉을 하던 한 이동통신사 직원은 "지금은 '공짜폰'이 없다. 보조금제 이후 휴대폰 매출이 30% 정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휴대폰 가격이 가장 많이 떨어졌을 때는 공짜나 5만 원 정도만 주면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림도 없다. 보조금제 시행 이전에 거의 공짜나 다름없었던 한 제품은 현재 정가 29만 원에서 보조금을 뺀 값을 주고 사야 한다. 소비자마다 받게 되는 보조금의 차이를 고려하면 이 휴대폰의 실제 가격은 4만~24만 원이다. 판매점마다 손님 유치를 위해 추가 할인을 해 준다고 해도 예전보다 비싸다. 여기에 보조금제가 도입되면 휴대폰 값이 더 내려갈 것이란 소비자의 기대감이 물거품이 되면서 심리적 가격은 더욱 오른 셈이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겼을까? 소비자들이 이동통신사들의 출혈경쟁에 너무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번호이동성 제도가 도입되면서 이동통신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행사 폰', '보급형 폰' 등의 이름으로 휴대폰을 싸게 공급했었다.

휴대폰 판매업자는 "경기위축탓인지 '더 싸게'를 주문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보조금제가 나오면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으리란 기대로 휴대폰 구입을 미뤘던 소비자들이 후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 바꾸러 갔더니
"연초에 바꾸려다가 값이 더 싸질 거라고 해서 기다렸더니…." 2년 6개월간 쓰던 휴대폰을 바꾸려 했던 김인철(31) 씨는 며칠 전 휴대폰 골목을 갔다가 헛걸음만 했다. 보조금 제도 시행 전보다 휴대폰 값이 더 비싸졌다.

8년째 모 이동통신사를 이용해왔지만 이동통신사 측의 보조급 지급 규정이 자신에게 불리했기 때문. 그는 "올해 초만 해도 마음에 뒀던 휴대폰이 30만 원대였는데 지금은 보조금을 받더라도 40만 원이 든다."며 "더 싸진다는 말만 믿고 기다렸는데 어처구니가 없다."고 불평했다.

특히 보조금제는 이동통신을 사용한 전체 기간보다 최근 6개월 평균 요금에 가중치를 주는 바람에 월별 이용 요금에 따라 최고 20만 원까지 차이가 난다. 모 이동통신사에 8년째 가입하고 있다는 김윤회(57'대구 북구 고성동) 씨는 "한달 휴대폰 요금이 4만 원을 넘지 않지만 8년간 계속 써왔는데 1년 6개월을 쓴 사람보다 혜택이 적다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 1년 6개월간 특정 이동통신사를 이용한 소비자가 최근 6개월간 월평균 10만 원 이상의 요금을 냈다면 김씨가 받는 보조금 7만 원보다 13만원 더 많은 2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받는다.

한 휴대폰 판매업자는 "한달에 3만~4만 원의 요금을 내던 사람이 20만 원의 보조금을 받으려면 6개월 동안 6만~7만 원치를 더 사용해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보조금 20만 원을 받기 위해서 추가로 40만 원의 휴대폰 사용료를 더 내야 하는 격이다."고 말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꼴이다.

소비자들은 "'최근 6개월 평균요금' 규정은 이동통신사의 배를 불리기 위한 규정일 뿐 사용기간이 오래된 고객을 위한 보조금제는 아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보다 많은 보조금을 받기 위해 6개월간 집중적으로 휴대폰을 이용하는 소비자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회사원 박모(32) 씨는 휴대폰을 바꾸려고 휴대폰 판매점에 갔다가 사용 기간보다 사용요금이 우선시되는 규정을 보고 꾀를 냈다. 평소 5만 원 안팎의 휴대폰 사용료를 냈던 그는 새 휴대폰으로 바꿀 때까지 월 평균 사용료를 10만 원대로 맞추기로 마음먹은 것.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서 휴대폰 사용료의 일부를 부담해 주기 때문에 나온 꼼수이다. 하지만 이는 드문 사례이다. 휴대폰 요금을 본인이 직접 부담하는 소비자들에겐 오히려 손실이 클 수 있다.

◇ '휴대폰 보조금 지급 이후' 주의사항
정보통신부 통신위원회가 휴대폰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해 발표한 주의사항.
▷휴대폰을 사기로 결심했다면 보조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 지 미리 확인한다.
▷이동통신사에 인터넷 또는 대리점을 방문해 이용기간, 이용실적 등의 정보를 요청하라.
▷단말기 가격 할인 대신 상품권을 지급하는 경우 상품권의 액면가보다 실제 가치를 살펴라.
▷정상적인 요금제를 통한 요금할인을 단말기 보조금으로 오인하도록 해 가입을 유도할 수 있으니 유의하라.
▷단말기 보조금은 다양한 방식으로 지급받을 수 있지만 여러 방식중 하나만 선택이 가능하다.
▷단말기 가격을 분할로 할인받을 경우 중간에 해지하면 잔액에 대해서는 별도 지급받지 못하니 유의해야 한다.
▷단말기 보조금은 2008년 3월26일까지 단 1회만 지원 받을 수 있다.

^^^▲ 대구 통신골목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 간판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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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 2006-05-27 10:17:02
한 이통사를 오래 가입하는것이 어찌 몇년 쓴 사람보다 혜택이 더 적단 말이냐...오히려 번호이동을 권장하는건가?
암만 상업적이라지만 너무 티나는데..정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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