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부터 기초의원 선거가 여러 동에서 2~3명의 후보를 선출하는 중선거구제로 바뀜에 따라 한 선거구에서 여러 명의 후보를 출마시킨 한나라당이 골치를 앓고 있다.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강세지역인 강남구의 경우 각자 자신의 출신 동에만 선거운동을 펼치기로 했지만 여기저기서 다른 동 후보자가 넘어와 선거운동을 펼쳐 서로가 언성을 높여 싸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A 선거구의 경우 ‘가’번 후보자가 ‘나’후보자 지역에 갔다가 ‘나’ 후보자로부터 왜 자신의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하냐면서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B 선거구의 경우 예비후보 선거기간동안 ‘나’후보자가 ‘가’후보자 선거원들에게 왜 자신의 선거구가 아닌 남의 선거지역에 와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냐며 언성을 높여 ‘가’후보자가 다른 곳으로 자리를 피하고 했었다.
이처럼 이 같은 경우가 여러 선거구에서 종종 발생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한 선거구에 한나라당 소속 2명, 3명의 후보자가 출마하다 보니 자신의 출신 동에서 만이라도 자신에게 많은 득표가 나와야 당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까지 많은 강남 유권자의 투표성향이 기호 1번이나 ‘가’ 번을 선호하는 현상이 높아 이번 선거에도 이런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여 ‘가’후보가 여러 지역에서 몰표를 받아 당선되면 ‘나’후보는 당선이 어렵다고 보기 때문에 ‘나’ 후보는 ‘가’후보가 자신의 선거 지역에서 선거운동 하는 것에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가’번 후보자는 “모두를 당선시키기 위해 상대 후보쪽 동에서 선거운동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어떻게 선거때 유권자에게 얼굴도 안 알리고 당선될 수 있냐며 우리도 이것 때문에 난처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사실 이번 선거에서 ‘가’ 후보자에게로 몰표가 나오면 같은 당 소속 다른 후보자의 당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모두를 당선시키기 위한 차선책으로 서로 상대방 후보 지역에는 선거운동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한나라당의 고민은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에게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한 유권자는 “예전부터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있어 이번에도 한나라당 후보에게 투표를 할 예정인데 2명이 출마해 누굴 찍을지 고민”이라며 “괜히 한 후보에게 표가 몰려 또 다른 후보는 탈락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여기에 “한나라당을 지지하기 때문에 출마한 후보 모두를 찍으면 되지 않냐고 말하는 유권자들도 이외로 많이 있다”며 “이 때문에 혹시 무효표가 많이 나오는 헤프닝도 벌어질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후보자들은 ‘한나라당 공천= 당선’이라는 지역적인 이미지 때문에 한나라당 공천을 받으면 이번 선거에서 어렵지 않게 당선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 같은 상황으로 인해 같은 당 후보를 넘어야만 하는 난관에 부딪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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