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2일(바티칸 현지시각) 바티칸 사도궁에서 한국 종교지도자협의회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한국인에게 평화와 형제간 화해라는 선물이 주어지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는 단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소매를 걷어붙이고 희망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 미래는 개인, 공동체, 인민, 국가 간 분쟁을 거부하고, 조화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종교지도자들은 인류의 복지와 화해를 장려하도록 부름을 받았다”고 지적하고, “우린 비폭력적인 평화와 언어로 공포와 증오를 야기하는 것들과 맞서야 한다”고 당부하고, “여러분들을 보니 한국 땅으로 향했던 순례길이 생각난다. 우리가 하나가 되어 나아갈 힘을 주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이번 바티칸 예방단은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의장 겸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 원불교 한은숙 교정원장, 찬도교 이정희 교령, 유교 김영근 성균관장,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 이경호 교주교 등 22으로 구성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한 김희중 대주교는 교황에게 국내 7대 종교 수장들이 서명을 한 서한을 전달하면서 ‘한반도 긴장상황’을 설명했다고 CNA 등 외신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 김희중 대주교는 “대한민국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주변 강대국의 전쟁 위협 속에 살고 있다”면서 “하루빨리 전쟁 상태인 정전 협정 체제에서 벗어나 평화협정으로 나아가길 기도하며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주교는 “한반도를 비롯한 갈등 지역에서 칼을 녹여 쟁기를 만드는 변화가 일어나고 하느님의 빛이 증오와 갈등의 어둠을 물리치도록 해달라”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교황님의 기도를 호소한다”고 요청했다.
한국 측 에방단은 교황에게 장수를 상징하는 십장생 자수와 원불교, 천도교 등 민족 종교의 영문판 안내서를 선물로 전달했다. 이에 답례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천주교 성물인 메달을 전달했다. 그 메달에는 마태오 복음 25장 35절(“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 따뜻이 맞아들였다”)이 새겨져 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4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세월호 유족들을 위로하는 등 파격적 행보를 보여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평소에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평신도들로부터 신앙이 전파된 한국 가톨릭의 특수성을 가끔 언급하는 등 한국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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