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야 놀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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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야 놀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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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오지 부시'가 아니고 '조오지 붓시'로 표기해라

미국으로 이민 온 한국인이 영어가 서툰 자기에게 많은 도움을 준 한 미국인에게 저녁을 내기로 했다. 그는 미국인에게 "두 유 라이크 부페?"라고 물었다. 물론 부페식당에 가서 대접해도 좋으냐는 뜻으로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이 한국인의 말은 미국인에게 Do you rike boopeh?처럼 들렸을 것이다. 미국인은 rike는 like로 알아들었다. 그러나 boopeh가 무엇인지 알수가 없었다. 그래서 What's boopeh?라고 물었다.

한국인은 "부페식당"을 짧은 영어로 설명하느라고 진땀을 뺐다. 어쨌든 알아들은 미국인은 Oh, buffet!(오오, 법훼이!)라고 외쳤다. 이미 만들어 놓은 음식을 손님 마음대로 골라 먹게하는 식당이라는 뜻의 buffet는 원래 프랑스어에서 온 단어다.

이것을 미국인들은 "법훼이" 또는 "붑훼이"라고 발음하며 스트레스가 "훼이"에 있다. 그런데 한국인이 이것을 스트레스도 없이 밋밋하게 그것도 "부페"라고 했으니 미국인이 알아들었을 리가 없다. 법훼이 식당을 부페식당이라니, 부패한(상한) 음식을 파는 식당 같은 인상을 주는 고약한 표기다.

최근에 한 신문기자한테서 들은 이야기다. 그가 뉴우욕에 취재를 하러가서 지나가는 미국인을 붙들고 Excuse me. Where is Rockefeller Center?(실례합니다. 록펠러센터가 어디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나 미국인은 알아듣지를 못하더라는 것이다.

자기 발음이 서툴러서 그런가 보다 생각한 그는 이번엔 더 똑똑하게 "익스큐즈 미. 웨어 리즈 록펠러 쎄너?"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들이 center를 "쎄너"처럼 발음한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이다.

그래도 미국인은 못 알아 듣는 눈치였다. 하는 수 없이 그는 종이 쪽지에 Rockefeller Center라고 써서 보여주었더니 그제서야 미국인이 "오오, 락컵휄러 쎄너!"라고 하며 알아듣더란다.

"락컵휄러"를 밋밋하게 그것도 "록펠러"라고 했으니 알아듣지 못했던 것이다. 한국서는 Rocke를 "록," feller를 "펠러"라고 생각하고 Rockefeller를 "록펠러"라고 표기하기 때문에 생긴 해프닝이었다.

필자가 "락커휄러"라고 쓰지 않고 "락컵휄러"라고 쓴 것은 f발음이 "ㅂ"과 "ㅎ"이 합치면 생기는 발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buffet도 "법훼이"라고 표기한 것이다.

f가 단어 맨앞에 올 때는 부득이 f를 "ㅎ"이나 "ㅍ"으로 표기할 수 밖에 없는데, "ㅍ"보다는 "ㅎ"이 더 f에 가깝다. 그러므로 fast food는 "패스트 푸드"보다 "홰스트 후우드"라고 표기하는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영어에서 f와 p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wife(와입흐―아내)와 wipe(와이프―깨끗이 닦다)를 똑같이 "와이프"로 표기한다. 다시 말하면 f는 무조건 "ㅍ"으로 표기하라고 이른바 '외국어의 한글 표기법'이란 것이 강요하고 있다.

th 발음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영어발음을 표기할 수 있는 우수한 한글을 세종대왕께서 우리에게 물려주셨는데도 불구하고 2000년에 새로 제정되었다는 외국어의 한글 표기법은 장모음과 ㅅ(시옷) 받침, 그리고 ㅆ(쌍시옷)을 전혀 쓰지 못하게 금지하고 있다.

그래서 George Bush(조오지 붓쉬)를 "조지 부시"로, Bob Dole(바압 도올)을 "봅 돌"이나 "밥 돌"로, sign(싸인)을 "사인"으로, message(멧씨지)를 "메시지"로, service(써어비스)를 "서비스"로 엉뚱하게 표기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이름을 바꾸었지만 FEEL이란 여성잡지가 있었는데 한글로는 이 잡지의 제호를 "필"로 표기했었다. "필"은 pill(알약)이지 feel이 아니다. feel의 발음을 한글로 표기하려면 차라리 "휘일"이 더 원음에 가깝다.

일본에서 영어 발음을 이상하게 표기하는 것은 일본 글자로는 영어 발음을 제대로 옮겨 적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MacDonald's(맥다아날즈)를 "마구도나루도"라고 표기하고 있다.

이 "마구도나루도"가 입에 익은 일본인들이 미국에 가서 배가고파 지나가는 미국 사람에게 "웨어 리즈 마구도나루도?"라고 물어봤자 미국 사람들이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에 햄버거 사먹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한글로는 "맥다아날즈"라고 정확하게 표기할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이런 훌륭한 한글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조오지"을 욕설같이 "조지"로, "붓쉬"를 "부시"로 틀리게 쓰라는 건지 모르겠다.

이 외국어 한글 표기법이란 것을 따르지 않아도 벌금을 물거나 감옥에 가는 것도 아닌데 왜 모든 신문, 잡지와 책들이 충실하게 이 표기법을 따라서 우리 국민에게 일부러 틀린 발음을 가르치는지 정말 이해가 안간다.

우리 민족에게 한글을 선물로 주신 새종대왕께서 지하에서 개탄하실 일이다. 외국어를 공부하면 할수록 필자는 우리 한글의 우수성을 새삼 깨닫게 되어 세종대왕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앞서도 말했지만 th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외국어 발음의 한글 표기가 가능하다. 일본의 가나, 중국의 한자, 그리고 영어도 외국어 표기를 우리 한글만큼 제대로 하지 못한다.

예를 들면 독일의 도시 Koeln을 우리 한글로는"쾔른"이라고 원음에 가깝게 표기할 수 있지만 일본글자나 한자로는 불가능하다. 영어로도 안된다. 그래서 영어에서는 아예 Koeln을 Cologne으로 멋데로 고치고 "컬로온"이라고 발음한다. 쾔른을 컬로온이라니, 락컵휄러를 록펠러로 바꾸는 거나 마찬가지다.

요컨대, 외국어를 한글로 표기할 때는 첫째 그 외국어가 본토에서 어떻게 발음되는가를 정확히 알아야하고, 둘째는 그 정확한 발음에 최대한 가깝게 한글로 표기하자는 말이다. 그래야만 뉴우욕에 가서 Rockefeller Center를 금방 찾을수 있게 된다.

외국어의 정확한 발음을 몰라서 잘못 표기하는 예도 많다. 이를테면 영어권 성(姓)씨인 Moore(모어)를 "무어"로, Roosevelt(로오즈벨트)를 "루즈벨트"로, 지명인 Missouri(미조오리)를 "미주리"로 잘못 표기하는 것 등이다.

결론은 이렇다.

훌륭한 한글 놔두고 이렇게 외국어를 틀리게 표기하도록 강요해서 한국인의 영어학습을 방해하는 외국어 한글 표기법은 반드시 고치든지 아예 없애야 한다. (조화유의 영어산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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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아제 2006-05-06 13:35:03
뉴스타운 (뉴스타운#이고시오)정말 살아 숨쉬는 25시간 인터넷 최강자
I Love a newstown have a enjoy good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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