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자 목소리에 순식간 되살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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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자 목소리에 순식간 되살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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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하라 (下)

취기가 오르면 역시 술의 3단계 철학(1단계: 신사, 2단계: 스님, 3단계: 신)이 현실에 접목된다. 말이 필요 없다. 대충 알아들을 정도의 몸 동작만 취하면 금방 알아차린다.

술이 국가간 언어장벽도 허물수 있다는 기똥찬 철학이 성립될 무렵 이런 광경을 어찌 그대로 흘려 보내겠는가.

한국 방문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중국 친구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더니 대단한 추억으로 남기고 싶었는지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이럴 때 장단 맞춰야 한다고 포옹하면서 1컷, 러브샷 하면서 1컷, 얼굴을 부비며 1컷, 어깨동무해서 1컷, 할 수 있는 동작은 모두 연출했다.

소주가 여러병 죽어 나갔다. 모두 술이 얼떨떨 한지 술잔 올라가는 속도가 완행열차로 변해가기 시작할 무렵 한곡 땡기기로 약속하고 식당을 빠져 나왔다.

우리직원은 도저히 못견디겠는지 슬그머니 사라졌다. 그래도 조국의 명예를 걸고 끝가지 버텨보겠다고 다짐하고 우리 일행은 중국사람이 많이 산다는 서울의 차이나타운이 있는 가리봉동으로 향했다.
바로 이때였다. 지존처럼 야단법석을 떨었던 중국친구가 뱃속에서 소주의 대반란이 일어 났는지 안절부절 하는 것이었다.

잠시 차를 세워야 겠다고 하는 순간 이 친구 그냥 차에다 반납하고 말았다. 거대 중국이 침몰하는 순간이었다. 아무래도 폭탄주의 위력이 제대로 발휘된 것 같았다. 등을 두드리고 찬바람을 쐬이면서 겨우 가리봉동에 도착했다.

업무차 이곳을 한두번 지나친 적은 있지만 밤에 찾아 와본 것은 처음이었다. 네온사인 반짝이는 밤 풍경의 가리봉동 차이나타운은 나름대로 붉은 빛깔의 중국 맛을 뿜어내고 있었다.

통역사가 잘 안다는 노래방으로 들어갔다. 벽에는 온통 중국어 글씨가 난무했고 중국말을 하는 여자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차안에서 반납한후 기진맥진하던 이 친구가 자기나라 여자말을 듣더니 순식간에 살아나기 시작했다. 마치 물만난 고기처럼 둘이서 연신 중국노래를 불러대더니 여자들을 껴안고 다리를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살아 나는 꼴을 보지 못하는 놀부 심보가 싹트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날라져 온 맥주를 들고 러브샷으로 공수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오히려 더 싱싱해져가는 것이었다. 불과 10여분 전에 사경을 헤매는 꼬락서니를 하더니 그 짧은 순간에 되살아 나는 것을 보고 조금 불안한 감이 들었다. 왜? 이대로 가다가는 내가 케이오 될 것 같아서. 중국노래 몇 곡을 연달아 들으니 마치 내가 중국에 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할 정도였다.

노래 한곡을 부르고 맥주 한통을 마시니 이번에는 내가 알딸딸해지기 시작했다. 실수를 하느니 차기를 노리자고 생각을 정리한 후 출근을 핑계로 자리에서 빠져 나오려는 순간, 중국 친구 왈(통역) “대단하십니다. 다음번 중국오면 핵폭탄주로 한번 대접하겠습니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도 지기 싫은 나는 연변사람들을 통해 지금도 중국의 술문화를 습득하고 있다. 편법은 정법을 알때만 가능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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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5 16:20:49
맞어유^^

2006-04-28 23:22:17
너무 실감난다. 당신 큰 작가 같은데 우와 지긴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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