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구를 울렸던 사나이, 송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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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구를 울렸던 사나이, 송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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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월드컵, 그들에게도 기회가 있을까? ③ - 송종국

 
   
  ▲ 송종국 선수
ⓒ 수원 삼성
 
 

2002년 6월 14일. 인천 월드컵경기장에서는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본선 D조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포르투갈의 90년대 '황금 세대'라 불리는 루이스 피구, 파울레타, 주앙 핀투 등이 포진한 포르투갈은 대회 우승 후보였고, 홈의 이점을 안고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에게 포르투갈은 부담스러운 강적이었다.

주심의 휘슬이 울리고, 경기가 시작되자 치열한 경기 속에서 유독 눈에 띄는 두 선수가 있었다. 그중 한 선수는 세계 4대 미드필더로 불리며 포르투갈 황금 세대의 수장인 루이스 피구였고, 나머지 한 선수는 히딩크의 황태자로 불리며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던 송종국 선수였다.

경기 내내 치열하게 부딪혔던 두 선수의 대결에서는 무명의 송종국이 유명한 피구를 완벽하게 제압하며 한국이 경기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는데 일조했었다. 송종국은 피구의 패스와 드리블 등을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차단했고, 세계 최고 선수인 피구는 경기 도중 얼굴을 감싸쥐며 송종국의 방어에 괴로움을 나타내기도 했었다.

결국, 에이스 피구가 묶인 포르투갈은 한국에 0-1의 패배를 허락해야 했고, 본선 1라운드 탈락이라는 수치스러운 결과를 안은 채 쓸쓸히 귀국해야 했다.

부상, 또 부상 그리고 이혼...

강철같은 체력과 정신력, 그리고 국내 측면 미드필더에게선 보기 힘들 정도의 경기 센스 등을 두루 겸비한 송종국(수원 삼성.27)에게 2005년은 악몽 같은 한 해였다.

2005년 1월, 잦은 부상과 페예노르트(네덜란드)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한 루드 굴리트 감독과의 불화로 흔들리던 송종국은 2년여의 간의 네덜란드 생활을 끝내고 국내로 복귀했다. 당시 '한국의 레알 마드리드'를 꿈꾸었던 수원 삼성은 송종국 영입에 성공했고, 송종국의 K-리그 유턴은 어느 정도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채워 밝은 앞날을 예고하는 듯했다.

하지만, 송종국의 봄날은 그리 길지 않았다. 수원 삼성에서의 데뷔전인 2005 K-리그 수원 개막전에 후반 교체 출장해 득점포를 가동하며 화려하게 복귀를 신고했지만, 5월 대구 FC와의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브레이크가 걸리고 말았다.

그동안 자주 부상을 당했던 부위라 회복이 쉽지 않았던 송종국은 전기리그를 마감해야 했고, 후기리그 개막전에서야 수원에 복귀할 수 있었다. 그러나 10월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또다시 발목 부상을 당한 송종국은 결국 시즌을 마감하고 말았다.

고질병이 되어가는 발목 부상을 막기 위해 그리고 독일 월드컵을 위해 송종국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수술을 결정하고 초조하게 회복을 기다려야만 했다. 같은 해 11월 독일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뼈와 뼈 사이에 물이 차고 고름이 생기는 수술 후유증이 또다시 송종국을 괴롭혔다.

회복은 더뎠고, 독일 월드컵 본선이 조금씩 다가오자 송종국의 마음은 더욱 조급해져만 갔다. 여기에 2005년 4월에 이혼까지 경험한 송종국에게 2005년은 기억하기도 싫은 끔찍한 한 해였다.

악몽 털고 독일 간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부임 후 송종국의 이름은 끊임없이 오르내리며 대표팀 승선이 확실시되었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대표팀의 해외 전지훈련 명단에 송종국의 이름은 있었고, 대표팀 복귀가 눈앞에 펼쳐지는 듯했다.

하지만, 송종국은 결국 전지훈련에 합류하지 못했었다. 부상 회복이 맘처럼 이루어지지 않은 송종국은 전지훈련을 포기해야 했고, 전지훈련 기간 중 눈부신 기량을 보이며 성장한 조원희에게 위협마저 느껴야 했다.

더 이상의 부상 재발은 독일 월드컵에 출전할 수 없다는 생각에 송종국은 전지훈련을 포기하고 재활에 매달렸고, 그 결과 지난 3월 19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경기에 복귀할 수 있었다. 비록 후반 교체로 투입되었지만,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며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었다.

3월 29일 대구 FC와의 경기에서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장한 송종국은 이후 치러진 리그 5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나와 3경기를 풀타임 출장하며 수원의 무패 행진에 일조하고 있다.

특히, 지난 16일 열렸던 리그 선두 성남과의 경기에서는 전 후반 내내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이며 성남에 시즌 첫 패를 안기는데 공헌하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포지션도 중앙 미드필더가 아닌 오른쪽 윙백으로 출전해 대표팀에서의 주전 경쟁에도 불을 지폈다.

송종국의 경험, 체력, 정신력 대표팀에 꼭 필요

현재 대표팀의 아킬레스건은 누가 뭐래도 수비라인에 있다. 최근 주전 공격수가 유력했던 이동국의 부상으로 공격 라인에도 보완이 필요한 상태지만, 누구 하나 포지션 낙점을 받지 못한 수비 라인의 정비는 필수요건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4백을 수행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영표와 K-리그 전북에서 활약중인 노장 최진철이 밑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오른쪽 윙백과 중앙 수비수가 정해지지 않아 곤란을 겪고 있다.

김동진 조원희 김진규 등이 꾸준히 테스트를 받고 있지만 가능성이 있는 젊은 선수들일 뿐, 월드컵 본선에서 즉시 전력감으로 통할 수준급은 아니다. 특히 이영표와 짝을 이뤄 공격 지원은 물론이고, 다소 허약한 수비진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오른쪽 윙백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부임 후 급부상한 조원희(수원 삼성)가 송종국의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조원희의 경우 아직 경험과 세기가 부족해 안심하고 주전을 맡길 처지는 안된다.

기본기와 정신력 그리고 경험을 두루 갖춘 송종국이 독일 월드컵 개막전까지 경기 감각과 체력만 원래 수준으로 이끌어내 준다면, 대표팀의 오른쪽 자리는 날카로운 창과 단단한 방패를 두루 갖춘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될 것이다.

이제 독일 월드컵 본선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50여 일 남짓. 공백이 길었던 송종국에게 남은 50일은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다. 하지만, 강한 정신력과 의지로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한다면 지난 2002년에 보여주었던 '황태자'의 모습을 독일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줄기차게 자신을 따라다니며 괴롭혔던 부상과, 아픈 이혼의 상처를 뒤로하고 독일에서 다시 한 번 힘차게 비상할 '쿠키' 송종국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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