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의 매력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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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의 매력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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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 펼치는, 그러나 짧은 아름다움

 
   
  벚꽃
ⓒ akdl4250(naver)
 
 

사월의 화사한 봄날은 그 하루하루 모두가 세상의 아름다움을 후회 없이 느끼고 즐기기에 쓰여져야 할 것만 같아, 덧없는 시간의 흐름을 더욱 아쉬워하게 만든다.

그 봄날을 장식하는 꽃들 중에 가장 사람을 유혹하는 꽃이 벚꽃이다. 소박한 멋의 개나리꽃이나 수줍고 가련한 진달래꽃이나 사연이 깃들은 듯한 목련꽃이나 다 나름대로의 魅力(매력)은 있지만 벚꽃처럼 사람들의 관심을 포괄적으로 받으면서 그 全盛期(전성기)를 누리는 꽃은 없다.

보는 것 자체가 커다란 爲樂(위락)인 벚꽃놀이

벚꽃이 남쪽 진해에서부터 서울 여의도까지 滿開(만개)하였다. 지금 비록 유명했던 창경원(현재 창경궁)의 벚꽃은 사라졌지만 우리 땅의 여러 곳에는 벚꽃이 무리지어 조성된 곳이 많이 늘어났다. 봄이 되면 전국 어디나 벚꽃이 모여있는 곳은, 꽃을 찾아 모이는 사람들로 넘실거린다.

벚꽃놀이라고 해서 무슨 특별한 놀음도 아니고 그저 꽃을 보는 것인데 유독 벚꽃을 보는 것만이 놀이의 차원으로 격상되어 있다. 그에 비하면 다른 꽃들은 그저 지나가다 눈여겨보는 것에 그친다고 할 것이다.

그것은 꽃이 아니면 볼 것이 별로 없는, 볼품없는 灌木(관목)이나 草本(초본) 줄기 위에서 하나하나 교대로 오랜 기간 피어나는 다른 대부분의 꽃들에 비해, 굳건하게 균형 잡힌 喬木(교목) 줄기 위의 높고 무성한 가지에서 한꺼번에 일제히 피어나는 연분홍의 폭발은 그 광경이 결코 무심하게 보아 넘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벚꽃은 사람이 걸어다니며 살짝 올려다보기에 적합한 높이에 피어있다. 푸른 하늘과 눈부신 햇살아래, 가지마다 가득한 엷은 꽃잎들이 서로 그림자를 드리우고 연분홍의 透過光(투과광)을 비치는 모습은, 시선을 그저 담담한 상태로 놔두지를 않는다.

벚꽃나무 아래의 시간은 누구나 행복하다

사람이 만들어 켜놓은 밤의 불빛 아래서도 벚꽃은 더욱 그 魔力(마력)을 떨친다. 그 반투명의 엷은 꽃잎은 필름과도 같다. 내리비친 수은등의 透光을 비치는 하얀 벚꽃의 배경 아래서 사랑하는 이의 옆얼굴을 올려보는 순간은, 마음속에 길이 남는 추억의 장면으로 刻印(각인)될 것이다.

벚꽃은 한때는 일본 꽃이라고 눈총을 받기도 했다. 한꺼번에 피고 한꺼번에 지기 때문에 集團主義의 상징이고 더 나아가 일본 軍國主義의 상징이라고 확대해석 되기도 하였지만 어쨌든 벚꽃의 성향이 일본사람의 그것과 맞았기 때문에 그들의 國花로 정해졌다고 할 수는 있다. 이것은 우리의 경우 옛 글에서 벚꽃을 예찬하는 일이 거의 없었던 것과 대조된다.

널리 펼쳐 피어나서 사람의 가슴을 벅차게 만들고는, 또 한편 이내 져서 가슴을 아리게 만드는 벚꽃... 그 벚꽃을 지기 전에 흠뻑 즐기기 위한 벚꽃놀이... 벚꽃나무 아래로 가면 그 동안은 누구든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행복한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곧 사라지는, 그러나 내년에 다시 피는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주변에서 부추기는 벚꽃놀이의 유혹을 멀리하며 일부러 超然(초연)하려 하기도 한다. 그것은 이 세상에 당연한 일로 여겨지는 여러 사라지는 것들을 유달리 마음 아파하는 그런 유형의 자들이다. 이윽고 꽃이 지고 잎이 떨어지는 모습을 안타깝게 보느니 차라리 애초부터 戀戀(연연)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단지 벚꽃은 내년에도 또 내후년에도 다시 필 것이라는 사실에 위안을 받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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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순기 2003-04-07 17:23:23
당신은 벚꽃에 대한 환상이 매우 깊군요. 일본의 전략은 당신이 태어남으로 인해서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당신은 아름답고 예쁘면 그만이라는 주장을 하실테고 그 주장도 틀린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벚꽃이 아름다운 것은 사실이니까요.
우리가 어쨌든 아름다운 벚꽃을 무더기로 볼 수 있는 것은 일본사람들이 길거리에 강제로 심어주어서 가능한 일입니다. 무척 일본 사람에게 감사드려야겠지요. 그래서 일본식 길거리 이름 "윤중로"를 국회의사당 옆에서 사용하는 것이겠지요.
당신 기자도 훌륭하고 국회의원들도 훌륭하고 길 이름을 지은 작명가도 훌륭한 분들입니다.
요즘 같은 사회에서 자국이나 민족문화가 뭐 중요하겠습니까? 그저 힘센 미국이나 일본에 붙어서 편하게 먹고 놀면서(미국과 일본의 포르노나 즐기면서, 뭐 사실 저도 그렇습니다) 즐기면 그만이지요.
선조들의 정신 같은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잖습니까? 우리에게 밥을 먹여주는 것도 아니니까...
한가지 알려드릴게 있습니다. 아름다운 사꾸라, 무수히 떨어지는 사꾸라 꽃 잎 속에서 어울리는 술은 정종이라는 사실을.. 아주 기분도 좋아질 것입니다. 거기가 기모노까지 걸치신다면 더 훌륭하고 위엄스럽고 귀족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더 훌륭한 당신이 되고 더 그런 기사를 열심히 쓰십시오. 당신에겐 옛날 이모씨도 받지 못했던 공작칭호를 내려줄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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