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는 전범국가의 국민”
“파병 저지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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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 파병동의안’ 통과되던 날, 국회 앞 반전시위 현장 보고서

 
   
  ▲ 파병 동의안 통과 소식이 전해진 직후, 시위 참가자들이 국회로 나가려고 하고 있다
ⓒ 김태우
 
 


‘이라크전 파병 동의안 통과’ 소식에 시위 참가자들 분노

4월 2일, 오후 5시 30분 경. 국회 앞 파병 반대 시위 참가자들에게 “이라크전 파병동의안이 찬성 179표, 반대 68표, 기권 2표로 통과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평화적으로 시위를 했던 참가자들은 조금씩 격렬해지기 시작했다. 참가자들의 얼굴엔 분노와 실망의 기색이 역력해보였다.

 

 
   
  ▲ 시위 참가자들이 전경버스를 넘어 국회로 진입하기 위해 버스 위로 올라가고 있다
ⓒ 김태우
 
 

시위 참가자들은 국회 앞 3거리의 좌측을 막고 있던 전경버스를 격렬하게 흔들기 시작했다. 전경버스를 넘어뜨릴 기세였다. 시위 지도부는 시위 참가자들에게 자제를 요구했지만, 시위 참가자들은 오히려 그런 지도부를 향해 불만을 터뜨렸다.

잠시 후, 지도부는 “국회로 가지 않고, 파병 동의안에 가장 많은 의원이 찬성한 한나라당사로 가겠다”고 알렸다. 하지만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한나라당사에는 국회의원 1명도 없는데, 뭐하러 한나라당사로 가냐. 우린 국회로 가자”며 “국회로, 국회로”를 외쳤다.

기자가 사진을 찍기 위해 올라간 전경버스 위에서 국회를 나오는 국회의원들이 보였다. 성난 시위 참가자들은 “지금 국회의원들이 국회를 빠져나가고 있다”는 소리를 듣자 함성을 질렀다.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위대가 동요하기 시작했다. 이에 맞춰 전경들도 일사불란하게 시위 참가자들을 둘러쌌다. 좌측 버스가 시위 참가자들에 의해 넘어지는, 최악의 불상사를 막기 위해 또 한대의 전경버스가 좌측 버스의 뒤에 세워졌다. 그러자 시위 참가자들은 전경버스 위로 올라갔다. 하지만 전경버스를 넘어 4,500 여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국회로 간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들은 후에도 실낱 같은 희망을 가졌다”

오후 1시 경, 국회 앞 200m 지점. 시위 참가자들은 전경버스와 전경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도저히 앞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때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전경버스 아래로 기어나가 한나라당사 쪽으로 향했다.

그러자 ‘시위 참가자들이 한나라당사로 간다’고 오인한 전경들의 대열이 순간적으로 흩어졌다. 이 틈을 타서 시위 참가자들은 국회 앞 도로 바로 앞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다시 전경버스와 전경의 방패에 가로 막혀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오후 3시 50분 경,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시위에 다시 불을 당긴 건 ‘동맹 휴업’을 하고 나타난 3,000명의 서울대생들이었다. ‘동맹 휴업’을 결의한 서울대 총학생회와 서울대생들은 2시에 서울역에 출발하여 국회 앞에 도착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에 속해있는 6명의 교수님을 선두로, 서울대생들은 자리를 잡았다. 서울대생들이 함께 하자 시위에는 다시 활기가 돌았다.

하지만 이라크전 파병안 국회 통과 소식이 전해지자 시위대는 분노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성공회대 여학생은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들은 후에도 실낱 같은 희망을 가졌다”며, “아직도 파병문제는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전 시위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해가 지고 있었다. 이제 우리는 전범국가를 돕는, 또 다른 전범국가 되었다. 서울대 미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손아람 씨는 “파병은 곧 낙선이라는 걸 알게 될거다. 물리적인 힘으로 본 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손 씨는 파병 동의안 지지의원 낙선시키기 네티즌 운동본부(cafe.daum.net/antiwarkorea)를 개설해서 운영중이다.

파병 동의안은 국회를 통과했지만, 시위는 계속 될 전망이다. 그리고 또 다른 형태의 파병저지와 국회의원들에게 책임을 묻는 시민운동이 이어질 조짐을 시위 현장에서 보았다.

 

 
   
  ▲ 전경버스에 올라간 시위 참가자들은 플래카드를 들고 '파병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 김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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