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전쟁? 경기장에만 있는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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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와 나이키의 월드컵 마케팅 전쟁

 
   
  ▲ 코엑스에 있는 아디다스 월드컵 홍보관
ⓒ 손병하
 
 

"월드컵은 이미 시작되었다!"

오는 6월 10일 독일 뮌헨에서 개막하는 '2006 독일월드컵'에 사활을 건 기업들의 마케팅이 한창이다.

대륙과 언어, 인종을 초월하여 전 세계인이 가장 열광하고 즐기는 행사로 성장한 월드컵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엄청나다. 그만큼 월드컵은 기업에 도약의 기회이자, 돈으로 환산키 어려운 홍보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장이다.

월드컵을 후원하는 세계 굴지 기업들이 국제축구연맹(FIFA)에 내는 돈은 평균 4000만 달러(한화 약 40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 기업이 얻는 광고효과는 이 금액의 10배가 넘는다.

일례로 현대자동차는 FIFA와 이번 독일월드컵을 포함해 앞으로 8년간 공식후원 계약을 하면서 무려 1조원(자동차 포함)이란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전의 월드컵 공식 후원기업이던 포드사를 완전히 압도한 금액이다. 현대차는 앞으로 2010년 남아공월드컵과 2014년 월드컵까지 FIFA 공식후원사로 있으면서 약 8조원의 광고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디다스와 나이키, 월드컵 최대의 라이벌

여러 기업 중에서도 월드컵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스포츠용품 업계들은 그야말로 4년에 한 번씩 치열한 판촉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중에서도 세계 스포츠용품 업계의 양대 산맥인 아디다스사와 나이키사가 벌이는 장외 축구전쟁은 상상을 초월한다.

FIFA의 오랜 후원사인 아디다스는 축구 시장의 지존이었다. 적어도 1994년 미국월드컵을 계기로 나이키가 축구시장에 뛰어들기 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나이키가 미국의 거대한 스포츠시장에서 쌓은 성공과 경험을 토대로 아디다스를 압박하기 시작하면서 두 기업의 차이는 10% 이내로 금세 좁혀졌다.

나이키는 축구 하면 떠오르던 아디다스의 이미지를 어느 정도 불식하고, 세계 최고의 팀과 선수들에게 막대한 물량 공세를 퍼부은 끝에 양강 체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런 나이키의 선전에 아디다스는 당황했다. 특히 지난 2004년에는 축구에서는 후발 주자이던 나이키가 축구화와 유니폼을 비롯한 축구용품 판매 순위에서 아디다스를 밀어내고 1위에 등극해 아디다스를 충격에 빠트렸다. 더욱이 그 결과가 나이키의 주 무대인 아메리카와 아시아가 아닌 유럽에서 일어난 결과라 그 충격은 더 컸다.

아디다스는 미국의 또 하나의 거대 스포츠기업인 리복을 인수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여기에 푸마까지 축구시장에 뛰어들면서 미국의 거대 자본 시장을 등에 업고 있는 나이키를 압박했다.

아이다스는 베컴이나 라울 같은 슈퍼스타들을 영입해 스타마케팅에 박차를 가했고 레알 마드리드나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같은 인기팀도 지원했다.

아디다스의 반격에 나이키도 같은 방법으로 맞불을 놓았다. 나이키는 호나우두, 호나우디뉴, 웨인 루니 같은 선수들을 광고에 내세우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브라질 국가대표팀 같은 인기팀을 지원했다. 나이키는 이번 독일월드컵에서도 브라질, 포르투갈, 대한민국 등 8개 나라 축구대표팀을 공식 후원한다.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브라질과 대한민국이 각각 우승과 4위를 차지하면서 나이키가 본 광고 효과는 엄청났다. 선수들의 유니폼 상단에 선명하게 새겨진 나이키 로고가 경쟁사인 아디다스의 로고보다 훨씬 많이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아디다스는 믿었던 프랑스와 아르헨티나가 모두 예선 탈락하면서 고배를 들어야 했다.

▲아직 업계 1위는 아디다스

비록 축구용품 판매량에서 나이키에 밀리긴 했지만 여전히 고지는 아디다스가 선점하고 있다. 아디다스는 현대자동차, 소니와 함께 2014년까지 FIFA 공식 후원사로 결정되었다. 최소한 전 세계인의 눈과 귀가 집중될 경기장에서는 경쟁사인 나이키를 압도할 수 있다. 공식 후원사의 광고판만이 들어가는 A보드 사용권은 물론이고, FIFA가 가는 모든 곳에서 아디다스의 로고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 역대 FIFA 월드컵 공인구를 지원한 전례를 이번에도 이어가 팀가이스트(Teamgeist)라는 독일월드컵 공인구를 지원해 축구공 하나에 희로애락할 전 세계 수십억 축구팬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다. 게다가 경기 장면이 전 세계 200여 국에서 재방송을 통해 수없이 되풀이될 것이기에 아디다스의 광고효과는 엄청나다.

아디다스는 FIFA 공식후원사의 위치에 연연하지 않고, 경쟁사인 나이키를 완전히 압도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각지 주요 전시관에 '+10(플러스 텐)' 캠페인과 홍보관을 설치하여 축구와 함께 걸어온 아디다스를 홍보하고 있다. '+10'은 지단, 베컴, 발락 등 아디다스가 후원하는 세계적 스타들이 축구를 좋아하는 팬 10명을 지목해 경기를 치르는 행사로 이를 통해 '단체스포츠'인 축구의 정신을 되새긴다는 의미가 있다.

국내에서는 코엑스에 '+10 아디다스 월드컵존'을 설치하여 오는 7월까지 상시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20일 수원 월드컵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김남일 '+10팀'과 '이호 +10팀'의 축구시합도 열어 월드컵과 축구 그리고 아디다스를 연결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제 공항과 도심 등에서 볼 수 있는 대형 광고판 차원의 간접 마케팅을 넘어 함께 즐기고 느끼며 공감하는 직접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아디다스는 이번 월드컵이 홈인 독일에서 열리는 만큼, 아우 격인 푸마와 연계해 경쟁사인 나이키를 완전히 압도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현재 10% 안팎인 인지도 차이를 25% 정도까지 벌리고 푸마를 독려해 축구시장에서 아디다스, 나이키, 푸마의 3강 구도를 구축해 사실상 아디다스의 승리로 이끌겠다는 것이다.

특히, 나이키에 비해 다소 빈약했던 스타마케팅에서는 기존 축구 스타인 베컴과 지단을 포함해 라울과 발락을 그대로 유지했으며 프랑스, 아르헨티나, 스페인, 독일 같은 인기팀 후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스타마케팅에서 나이키에 발목을 잡혔던 만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FIFA 공식후원사의 지위를 최대한 활용해 비교우위에 서겠다는 것이 아디다스의 계산이다.

▲마케팅, 방법을 아는 나이키의 무서움

나이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 공식후원사는 아디다스였다. 하지만 아디다스가 FIFA 후원사란 생각을 한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나이키가 앰부시 마케팅(Ambush Marketing - 규제를 피하여 홍보하는 마케팅 방법) 혹은 매복 마케팅이라고 불리는 전략을 사용해 아디다스 부럽지 않은 광고효과를 올렸기 때문이다.

나이키는 프랑스월드컵 당시 파리는 물론이고 경기가 열리는 곳곳에 나이키존을 설치해 마치 월드컵 공식후원사가 나이키인 듯한 착각에 빠지게 했다. 실제로 이곳에서 올린 이미지 효과나 매출도 엄청났다. 물론 대회 후 전체적인 판매량이나 기업 이미지 평가에서는 아디다스가 조금 앞섰지만 그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 투자한 금액 대비에서는 나이키가 월등한 우위에 있었다. 최저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야하는 것이 광고임을 생각한다면 사실상 나이키의 승리였던 것.

지난 2002 한-일월드컵에서도 나이키는 이 전략으로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특히 스타마케팅에서 엄청난 효과를 보았다. 대회 득점왕을 차지한 호나우두와 최고 선수로 거듭난 호나우디뉴의 활약으로 베컴이 8강에서 돌아간 아디다스에 비해 더 높은 광고 효과를 누렸다. 여기에 대한민국 대표팀마저 4강에 진출하는 기대 이상의 광고 효과를 봐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이런 월드컵 마케팅 성공은 고스란히 축구용품 판매 실적 증대로 이어졌고, 나이키가 판매하는 축구화는 아디다스의 로고가 새겨진 축구화를 앞서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나이키는 공식 후원사로 선정되지 못해 매복 마케팅과 스타 마케팅을 전면에 세웠다. 여기에 3대3 미니 풋살 대회를 개최하는 등 체험하는 월드컵도 마련했다.

한국에서도 나이키는 아디다스에 뒤지지 않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한국 국가대표팀을 공식 후원하고 있는 나이키는 박지성, 이영표, 박주영 등 국내 축구스타들을 전면에 포진시켜 한국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한국 선수와 해외 유명 선수를 연계하는 광고를 준비해 아디다스를 압도할 계획이다.

지난 3월 1일 펼쳐진 앙골라와의 평가전에서 나이키는 한국대표팀의 새 유니폼을 발표했는가 하면, 경기장 밖에서는 3:3 미니 풋살 경기를 열고 스타선수들의 인터뷰 등이 담긴 축구 무크지를 약 8만부 정도 찍어 무료로 배포했다. 국내외 유명 축구스타들의 이야기와 함께 그들이 신고 있는 자사의 축구화를 홍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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