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양 바탕에 빨강과 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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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 바탕에 빨강과 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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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하얗게 일통할 수 있을까

 
   
     
 

그러나 가장 놀랍고 경이로운 구성은 흰색이다.
하나의 빛살로만 이런 색을 보여주는 빛은 없다.

- 왕립 학회에 보낸 뉴턴의 서신에서 -

하, 우리의 경제력이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하니까, 생각지 못한 유쾌한 일들이 뒤따른다.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야구대표팀이 4강을 차지했다. 이것은 축구대표팀의 2002년 월드컵 4강에 이어 짝을 이루는 쾌거로 평가된다. 태극기를 달면 마술에 걸린 사람처럼 돌변하는 것일까.

주니어대회라지만 김연아(16)의 피겨 세계1위의 낭보 역시 모두를 놀라게 하였다. 정말로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대박이 터진 것이다. 또 지난 2월 토리노동계올림픽의 쇼트트랙에서 안현수(21)와 진선유(18)는 남녀동반으로 한국의 첫 올림픽 3관왕의 영예를 차지했다. 바깥에서 치고 들어오는 그들의 날쌘 회전은 뜬 눈으로 날 샜던 온 국민의 마음에 기쁨을 선사했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도 새로운 한국선수들이 나타나 시즌 초반 2연승을 올렸다. 한꺼번에 톱텐(top ten)에 한류(韓類)가 서너 명씩 오르내리는 것도 이제는 예사로운 일이 되었다. 사상 처음 발표된 여자프로골프 세계 랭킹에 따르면 위성미(17)가 프로로 출발하자마자 바로 3위에 꼽혔다.

대한민국의 피는 뜨거웠다. 미국프로풋볼(NFL)의 영웅 하인즈 워드가 WBC 4강전에 앞서 경기장의 한국팀을 찾았다. 이 대회에서 한국이 미국, 일본에 연승하는 순간 엄마보다 내가 더 기뻤다, 그는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였다. 이어 워드는 파란 한국팀 모자를 쓰고 관전했다.

무엇이 있기에 우리 모두가 코리아에 열광하는 것일까. 세계화가 무르익어가는 21세기에도 오히려 왜 코리아는 뚜렷하게 그 자태를 드러내는 것일까. 앞으로 30년간 한국이 일본을 넘보지 못하게 하겠다, 야구천재 이치로의 초조감은 사뭇 흥미롭다. 변곡점 지난 미국과 일본은 차츰 흐릿해지고 있다.

하양 바탕에 빨강과 파랑의 태극무늬, 그리고 네 귀에 달린 3-4-5-6 마디의 막대문양, 태극기는 다가올 미래의 상징이며 격변하는 세상의 지침서이다. 이것은 0, 1, 2, 4의 수열을 나타내고 있다. 즉 하양의 무극(無極), 둥근 태극(太極), 서로 침투하는 음양(陰陽), 모서리의 건곤감리(乾坤坎離)이다.

건곤감리는 문자로서의 뜻은 하늘-땅-물-불이며, 곧 우주안의 세상이다. 음양은 만물의 창생과 소멸의 상승적 원리이다. 태극은 진리가 둘이 아니요 원래 하나라는 것이며, 언행을 일통(一統)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 무극은 영원과 무한의 초월적 차원이 생활과 윤리의 바탕임을 나타내고 있다.

과거 우리의 어른 선비들은 언제 죽을지 몰랐다. 왜냐하면 임금 앞에 나서는 자리가 생사를 가르는 칼날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 죽음까지 초극할 진리를 마음속에 정리해둘 필요가 있었다. 군자로서 후회 없이 사약을 받아야 했고, 후손에게는 최소한 가문의 명예만이라도 남겨주어야 했다.

출세는 건곤감리 사괘의 세상이다. 생사는 음양 이분법이다. 죽음을 넘어설 진리는 태극 일원론이다. 죽음 이후의 명예는 무극의 영원한 나라이다. 한(漢)나라 때 동중서(董仲舒)는 주역(周易) 중심으로 정리한 유학(儒學)을 국학으로 확립했다. 그 후 12세기 남송(南宋) 때 주자(朱子)는 주역에 도가와 불가를 접목시켜 태극론(太極論)의 성리학(性理學)을 집대성하였다.

13세기 중엽 고려 때 안향(安珦)에 의하여 우리나라에 들어온 성리학은 당시 부패한 불교의 대체사상으로 개혁적인 호응을 받았다. 성리학은 이후 조선으로 이어지면서 한국의 주도적인 철학으로 자리 잡았다. 그 일통하고자 했던 왕도(王道)는 퇴계와 율곡에 의한 이기설(理氣說)로 완성되었다.

온 나라를 열풍에 휩싸이게 했던 야구대표팀의 파랑과 축구대표팀의 빨강은 한국의 음양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하양 바탕은 무궁한 파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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