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총력 투쟁 결의대회에 참석한 철도조합원 2,500여 명이 마포구 공덕동 중앙노동위원회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뉴스타운 고영일^^^ | ||
며칠 동안 기승을 부리던 꽃샘추위가 물러갔다고는 하지만 아직 봄이라기에는 무색할 정도로 찬바람이 얼굴을 때리던 14일 오후.
전국에서 올라온 2,500여 명의 철도 노동자들이 모여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던 서울역 광장은 마치 한여름의 열기를 느낄 정도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수원에서 올라왔다는 기관사 차 모씨(36)는 기자를 보자마자 언론에 대한 불신감부터 내비쳤다.
“이번 철도 노동자들의 파업은 누가 뭐래도 정당한 권리였다”는 그는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을 보호하고 전 사회적 이슈인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주장한 것이 과연 불법으로 매도될 만큼의 것이었느냐”고 반문했다.
차 씨는 “현장의 분위기는 ‘지금 이대로 물러날 수 없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여차하면 재파업에 돌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집회 도중 만나본 노조원들에게서 재파업 움직임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서울차량지부 소속의 한 조합원은 “이 자리는 투쟁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투쟁을 알리는 시작의 자리”라면서 “철도 공공성을 강화하려는 신념과 의지를 갖고 강고하게 재파업을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현재 체포영장이 발부돼 수배 중인 김영훈 노조위원장도 이날 집회 도중 육성 녹음을 통해 “총파업 이후 처음 열린 지난 10일의 실무교섭에서 공사는 기존 6개월 여의 논의 과정 전체를 무효화하고 잠정합의를 본 내용까지 백지화시켰다”며 “사측이 계속해서 교섭자체를 거부하고 노조 무력화에만 집중할 경우 재파업은 불가피하다"고 재파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집회에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며 14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KTX 여승무원들도 다수 참석했다.
한 여성 승무원은 “우리들이 철도공사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협상도, 대화도 할 수 없다는 공사의 태도는 결국 협상 자체를 거부하는 비열한 행동”이라며 “승무원들의 계약해지 통보가 철회되고, 공사로부터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소식을 듣는 그 날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이날 투쟁결의문을 통해 “지도부와 조합원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및 고소 고발, 직위해제 등 파상적으로 몰아치는 탄압에 맞서 신속하게 재파업을 조직할 것”이라면서 “이달 말 정기대의원대회를 통해 정확한 투쟁일정 등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지난 파업은 연대를 약속했던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유보하면서 약간은 싱겁게 끝난 면도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릅니다. 아무리 힘들고 거센 탄압이 몰아친다 하더라도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싸울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
집회를 마친 오후 3시 20분경,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중앙노동위원회를 향해 행진을 준비하는 차 씨의 말 속에는 새로운 투쟁을 맞이하는 철도노동자들의 의지도 함께 담겨 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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