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틸러슨(Rex Tillerson) 미국 국무장관은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마지막으로 취임 후 첫 한중일 3국 순방 일정을 마무리했다.
틸러슨 장관은 미-중 정상회담 실현을 위해 중국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우려해야 할 상황에 달했다”고 보고 있는 미국이 중국과의 대립각을 부채질하기보다는 협력을 구하는 것이 선결과제라는 판단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대의 현안이었던 북한 억제책과 관련, 미국은 일본의 지원을 담보 받았으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 문제로 한국에 다양한 형태의 이른바 ‘사드보복’을 하고 있는 중국과 이 문제에 대해 거의 논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한국과 중국의 앞날이 불투명해지면서 한-미-일-중 4국의 북한 포위망 구축은 불발됐다.
특히 중국의 한국을 향한 사드보복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중국의 보복을 완화하거나 제거해 주기를 은근히 기대했던 한국 입장에서는 틸러슨 장관의 이번 중국 방문 성과는 미흡하기 그지없다.
틸러슨 장관은 18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왕이 부장의 발언을 그대로 모방이라도 하듯 “미중 관계는 40년 이상 충돌과 대항 없이 서로를 존중한다는 원칙에 기초해 왔다“고 강조해 왕이 부장의 발언과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대(對)중국 유화태도를 보였다.
9일 시진핑 주석은 틸러슨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미중 관계는 협력과 우호만으로 정의된다고 약속해 주었다”면서 웃는 얼굴로 틸러슨 장관을 환영했다는 것이 다수 언론들의 평가이다. 사드 문제와 중국의 한국 보복 문제는 제쳐두고 미중 정상회담에 중점을 둔 것은 역시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와 ’미국 국익 제일주의‘를 고스란히 드러낸 장면이다.
미국의 싱크탱크 외교문제평의회의 한 상급연구원은 시 주석의 발언에 대해 “중국은 프로파간다(Propaganda, 선정선동)를 반복할 뿐”이라며 비판적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틸러슨 장관의 방중 직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은 도움이 되는 일을 거의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며 중국에 불만을 토로한 것에 대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중국의 노력은 전부 눈에 보인다”며 반론을 제기하는 등 미국과의 대립각을 좁히지 않았다.
또 틸러슨 장관은 지난 17일 서울에서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며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군사력 행동까지를 포함할 수 있다며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남겼지만, 왕이 외교부장은 “북 핵과 미사일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며 미국과 대치되는 발언을 해, 대북 압력 강화에 큰 차이를 보이며, 미국의 강경론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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