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는 ‘항복’을 강요하고, 중앙은 ‘자비’를 베풀었다
동아는 ‘항복’을 강요하고, 중앙은 ‘자비’를 베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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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3.16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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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미디어 논평(2017.3.16.)

3월 16일, 동아일보는 “검찰 출두 박 전 대통령, 지지층뿐 아닌 국민 전체 보길”이라는 사설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항복’을 요구했습니다. 주요부분을 인용합니다. 

“12일 청와대를 떠나는 날, 그는 탄핵 승복 의사를 비롯해 진솔한 심경을 듣고자 했던 대다수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 삼성동 사저에 도착해서는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며 사실상 불복 메시지를 내놓았다. 명색이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대리인을 내세워 억울함만 토로하고 자신으로 인해 국민이 받은 상처는 전혀 헤아리지 못하는 협량(狹量)을 드러낸 것이다. 차라리 사죄의 마음으로 침묵을 지키는 것만도 못 했다.

헌재의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이제 남은 과제는 진상 규명과 국민 통합이다. 지난 4년간 대한민국을 통치한 최고 지도자가 하루아침에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한 것을 봐야 하는 국민들도 불편하다.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날은 어쩌면 국정 지도자로서의 품격과 자존심을 국민 앞에 보여줄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지금부터라도 일부 지지층만 보지 말고 국민 전체를 아우르는 마지막 충정을 보여주길 바란다. 무엇이 진정 나라의 분열을 치유하고 국민을 통합하는 길인지 고민하고 전직 대통령답게 처신하길 기대한다.”

그런가 하면 중앙일보는 “검찰, 박근혜 조사 과정서 불상사 없어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자비’를 베풀었습니다. 아래에 일부분을 인용합니다. 

“노 전 대통령의 자살 원인 중 하나로 수사 과정에서 느낀 모멸감이 지목됐다. 당시 중수1과장이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회고록에서 "대단히 건방졌다. 말투는 공손했지만 태도에는 오만함과 거만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기싸움 한다고 불필요하게 감정을 자극하는 질문이나 언동을 하는건 금물이다. 조사는 철저히 하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여성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한 수사 절차상 배려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오로지 범죄 혐의에 초점을 맞춰 외과수술식 수사를 해야 한다.”

이렇게 두 메이저 신문 중 한 곳은 ‘항복’을 강요했고, 또 다른 신문은 ‘자비’를 베풀었습니다. 하지만 이 두 신문의 숨은 의도는 동일합니다. 그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 입니다.

다만 그 방법론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동아’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로 부터 이번 대선에서 정치적인 ‘항복’을 미리 받아내려는 것이고, 중앙은 혹시라도 검찰의 매너 없는 수사(搜査)에 분노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정치적인 유대감을 형성할까 봐 두려운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나라 메이저 언론들은 ‘사실’의 보도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정치적인 견해를 국민들에게 강요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방법론의 차이일 뿐입니다. 즉 국민들을 ‘협박’하거나, ‘자비’를 베푸는 척 하는 것이 우리 언론들이 흔히 사용하는 고전적인 수법입니다. 

2017년 3월 16일
미래미디어포럼

* 미래미디어포럼 : 바람직한 미디어세상을 연구하는 전·현직 언론인들의 모임입니다. 회장은 이상로(citylovelee@hanmail.net)이며 MBC 출신의 대학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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