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잔소리 대신 ‘코칭’을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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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잔소리 대신 ‘코칭’을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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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스피릿 컨설팅(주) 김필수 대표

▲ 스피릿 컨설팅(주) 김필수 대표 ⓒ뉴스타운

많은 직장인이 ‘비전을 보고 회사에 입사했다가 인간관계 때문에 퇴사한다.’고 한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은 직장 선후배와 동료가 서로를 진심 어린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고 대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방이 무엇 때문에 힘들고 어려운지를 알지 못한다.

직원들 간에 원활하게 소통하여 탁월한 성과를 내는 회사도 있지만, 대개 서로 소통하며 일의 즐거움을 함께 나눈다는 건 먼 나라 이야기다. 보통은 자기 일을 처리하기에도 급급하여, 업무에 방해되는 모든 사람은 미움과 원망의 대상이 될 뿐이다.

그러면 더욱 친밀하다고 하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어떨까? 부모는 자신이 사랑하는 자녀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직장에서의 인간관계 이상으로 문제가 많은 것이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다. 왜 그럴까? 그것은 부모가 자녀를 진정한 의미에서 진심 어린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녀가 정말 원하는 것보다는 부모 자신이 원하는 자녀의 모습과 자녀를 통해 성취하려고 하는 목표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갈등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몇 해 전 대전에 가서 은퇴하신 교수님들과 선생님들께 강의할 기회가 있었다. 평균 연령이 70세가 넘는, 아버지뻘 되시는 분들께 질문을 했다. “만일 부모가 시키는 대로만 100% 정확하게 실천했다면 자녀분이 인생에서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되었을까요?” 한동안 아무 대답이 없으시다가 한 분이 “턱도 없지요.” 하시고는 껄껄 웃으셨다. 그러자 다들 그 대답에 공감하시는지 무표정하게 계시던 분들도 함께 너털웃음을 지으셨다.

부모가 시키는 대로만 해서는 인생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녀가 말을 듣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부모나 선생님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자녀를 대하고 있는 순간에는 그 생각을 잘하게 되지 않는다. 부모와 자녀의 생각이 ‘다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개 자녀가 ‘틀린’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부모의 ‘옳은’ 생각을 자녀들이 받아들이도록 강요한다. 자녀들과 대화가 적은 가정은 말할 것도 없고, 집에서 대화를 많이 한다는 부모들의 이야기도 자세히 들어보면 거의 일방적인 훈계나 강제적인 요구가 대부분이다.

前 축구 국가대표였던 박지성 선수의 아버지는 경제적으로도 넉넉지 않은 형편에 덩치도 작고 체력도 약한 아들이 축구선수가 되는 것에 반대했다. 하지만 겨우 열 살이었던 아들은 끝까지 축구를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며 ‘반항’을 했고, 결국 아버지는 아들의 의견을 들어주었다. 만일 그때 박지성 선수가 순순히 아버지의 뜻을 따라 공무원이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결과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 출신의 세계적인 축구선수 한 사람이 나타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참으로 다행스러웠던 것은 박지성 선수의 아버지가 초등학교 3학년밖에 되지 않는 어린 아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었다는 것이다.

내가 나은 자식, 그것도 아직 나이 어리고 철부지인 자녀를 사회에서 만난 다른 성인들을 대하듯 대등한 인격으로 인정하고 대화하기가 쉽지는 않다. 일찍부터 자녀교육에 대한 분명한 철학과 원칙을 가지고 노력을 기울여온 부모라면 다르겠지만, 대개의 부모는 그만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지 못한다.

당장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녀들의 잘못을 지적하기에 바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잘못된 행동을 하나하나 지적하며 잔소리를 하고 큰소리로 야단을 친다고 해도 아이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회초리를 들고 매를 때려도 그때뿐이다. 심지어는 전보다 더 심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계속 잔소리꾼과 독재자로 군림하면서 자녀들을 통제하려 들 것인가? 아니면, 어차피 자기가 살아갈 인생이니 스스로 알아서 하라고 내버려 둘 것인가? 둘 다 아니다. 부모는 자녀들이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격려해 주고 안내해 주는 코치가 되어야 한다. 훌륭한 코치로서의 부모는 자녀가 자신의 깨달음과 변화를 통해 가정과 학교를 포함한 모든 삶의 영역에서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탁월한 삶을 살아가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응용심리학의 한 분야인 NLP(Neuro-Linguistic Programming; 신경 언어프로그래밍)에서 ‘래포(Rapport: 관계,조화)’의 형성은 인간관계의 기초다. 래포는 어떤 사람과 함께 있으면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인데, 이렇게 래포를 형성하고 설득하는 전략으로 ‘페이싱(Pacing: 페이스를 맞추기)’과 ‘리딩(Leading: 이끌어가기)’이 있다.

‘페이싱’은 상대방이 나에게 맞추고 따라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의 마음속에 들어가서 그를 이해하고, 그의 생각에 보조를 맞추는 것이다. 페이싱을 통해 두 사람 사이에 마음의 끈이 이어져야 상대방을 내가 바라는 곳으로 이끌어갈 수가 있다. 내가 먼저 상대방과 함께 보조를 맞추고 래포를 형성하지 않고서는 그를 리딩할 수가 없다. 바로 그 리딩에 저항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부모로서 자녀를 이해하지 못하는 면이 있다면 자녀도 그만큼 부모를 이해할 수 없는 면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의 입장을 자녀들에게 이해시키고 싶은 마음이 앞서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먼저 자녀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들어준다고 해서 자녀들의 요구사항을 다 들어주라는 말은 아니다. 물론 자녀의 의견이 최우선으로 존중이 되어야 하겠지만, 자녀들의 판단에는 아직 여러 가지 제한된 생각과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이때 부모의 의견은 자녀들에게 질문으로 제시하면 된다.

부모가 생각하는 다양한 가능성과 위험요소들에 대해 의견을 묻고, 다른 대안들을 제시함으로써 자녀들을 리딩할 수 있다. 그러나 최종선택은 자녀에게 맡기고 부모는 자녀가 자신이 선택한 목표를 성취해 가는 과정을 믿음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한다. 여기에서 부모의 역할은 자녀들과 눈높이를 맞추되 더욱 높은 의식의 수준에서 판단하고 선택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리고 도움이 필요할 때에는 언제든지 뛰어들어 도와줄 준비가 된 가장 든든한 코치가 되어주는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자녀코칭을 부하직원들에게는 어떻게 적용할까? 방법은 간단하다. 자녀코칭의 방법으로 제시된 내용의 첫머리로 돌아가서 ‘자녀’를 ‘부하직원’으로 바꾸어 다시 한번 읽으면 된다. 최근에 출간된 자기계발서 『행복을 부르는 마술피리』에 나오는 다음 구절은, 부하직원들과 소통을 원하는 CEO와 리더, 자녀와 대화를 원하는 부모가 마음에 새겨둘 만하다.

‘자녀가 당신의 말을 100% 따른다면 정말 성공하고 행복하겠는가? 부하직원이 당신의 말을 100% 따른다면 언제나 뛰어난 성과가 나오겠는가? 그렇지 않다면 당신의 의견을 100% 고집부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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