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전문법칙(傳聞法則)논란 법률적 분석
탄핵심판 전문법칙(傳聞法則)논란 법률적 분석
  • 이재만 변호사
  • 승인 2017.01.19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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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TV ‘사랑과 전쟁’ 부부클리닉위원장 이재만 변호사

▲ ⓒ뉴스타운

박근혜 대통령 측이 탄핵심판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에 대한 증거채택을 취소해달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18일 헌재의 증거채부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박 대통령 측은 이의신청서를 통해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을 활용한 조서를 증거로 채택한 헌재의 결정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전문법칙(傳聞法則)의 예외를 인정한 변호인의 참여권이 보장된 조서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특정해달라고 요청했다.

헌재는 전날 열린 6회 변론기일에서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 중 본인이 심판정에 나와 확인한 부분을 증거로 채택했다. 헌재는 어느 한쪽이 동의하지 않은 조서는 원칙적으로 증거로 채택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조서 중 절차 적법성이 담보되는 조서는 증거로 채택한다”고 밝혔다.

본지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대두 된 다양한 법률문제를 분석해 온 법률 전문가인 법무법인 ‘청파’의 이재만 대표변호사를 통해 ‘전문법칙’을 집중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Q. 법률 상식이 없어 잘 모릅니다만 이번 헌재에서 대두 된 ‘전문법칙’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이는 국민들의 시선이 헌재의 행동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의 반증이라고 봅니다. 먼저 ‘전문법칙’이 무엇인지 법률적 해석을 부탁드립니다.

A. '전문법칙'은 법정에서 직접 말하지 않고 진술을 기재한 서면이나 타인의 진술 등 간접 형식으로 제출되는 '전문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는 것으로, 형사소송법상 원칙입니다. 전문증거는 원본증거 외의 진술을 말합니다. 즉 원진술자의 진술이 법원에 직접 보고되지 않은 채 타인이나 서면을 거쳐 간접적으로 보고하는 것을 말합니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 측의 주장 역시 밀실에서 작성된 검찰 조서보다는 공개된 법정에서 심문을 통해서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훨씬 더 공정하고 진실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는데 비중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 측의 이러한 요청의 표면적 이유는 헌법재판소가 직접 조서를 검증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탄핵심판은 형사소송법을 따르도록 하는 만큼 검찰 조서 역시 증거로 볼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한마디로 전문법칙을 쉽게 이해하려면 어떤 사람으로부터 어떤 얘기를 듣거나, 말을 듣거나, 어떤 사람이 한 말을 담은 문서를 가져왔을 때 그 말을 담은 내용 또는 그 말 자체는 제3자로부터 들은 내용인 간접증거이므로 그 간접증거를 증거로 쓸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Q. 그렇다면 전문증거에 대해 좀 더 설명을 부탁합니다.

A. 사람의 진술을 증거로 하는 진술증거로서 타인으로부터 전해들은 사실을 진술하는 것을 말합니다. 반드시 정확하지는 않으나 이른바 전해들은 증거로 이해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러한 증거는 그 내용이 진실한가 아닌가를 반대신문에 의하여 평가되지 않았으므로 그 판단을 그르칠 위험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법은 그 증거능력을 원칙적으로 부정하고 있는 것입니다(형사소송법 제310조의2). 전문증거에는 전문진술 외에 그것을 들은 타인이 그것을 서면에 기록하여 제출한 것(검사에 의한 진술조서 등)도 포함됩니다. 반대신문의 검증을 거치지 않은 점에서는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문법칙(전문증거를 배척하는 법칙)을 모든 경우에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 때문에 영미법에서도 여러 가지 예외를 인정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Q. 전문증거는 몇 가지 종류가 있습니까.

A. 전문증거는 진술, 진술서, 진술녹취서와 같이 3종류가 있습니다. 3종류의 전문증거는 어떻게 해야만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는가의 규정이 형사소송법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Q. 그런데 헌재는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의 검찰 수사기록을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증거로 대거 채택했습니다. 그렇다면 '전문법칙'에도 예외가 있다는 것인데요. 설명을 좀 해주시기 바랍니다.

A. 맞습니다. 이 전문법칙에도 예외가 있습니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예외규정을 두어 그 규정에 있는 증거는 증거능력을 인정한다고 하였습니다. 즉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작성된 검찰 조서의 경우 증거로 쓸 수 있도록 별도 규정을 둔 것입니다. 전문법칙의 예외가 인정될 수 있는 것은 △첫째는 신용성의 정황적 보장이 있는 경우, 즉 반대신문에 의한 진실성의 음미를 필요로 하지 않을 정도로 고도의 진실성이 모든 정황에 의하여 보장되어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둘째는 필요성이 있는 경우입니다. 필요성이란 원진술자의 사망 · 질환 · 행방불명 · 국외체재 등의 특수한 사정으로 원진술자를 공판정에 출석케 하여 다시 진술을 하게 하는 것이 불가능할 때 또는 현저하게 곤란하거나, 원진술의 성질상 다른 동가치의 증거를 얻는 것이 곤란하기 때문에 전문 증거라도 이를 사용할 필요가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형사소송법도 대체로 이와 같은 영미법의 사고방식에 따라서 전문법칙의 예외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16조(전문진술)에서는 전문진술의 예외를 규정하고, 제312조 내지 제315조에서는 진술기재서와 같은 서면에 의한 전문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엄격한 조건하에 전문법칙의 예외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당사자의 동의가 있으면 전문법칙의 적용이 배제됩니다(같은 법 제318조). 헌재는 이 예외규정을 근거로 안종범 전 수석과 정호성 전 비서관, 대기업 총수들의 조서 대부분을 증거로 채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공판중심주의, 직접주의 원칙에 의할 때 가장 우월한 증거는 관련자가 법원에서 증언을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증언을 들을 수 없는 경우 차선으로 관련자가 과거에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것을 증거로 사용하게 됩니다. 다만 이 진술은 피고인의 반대신문이 보장되지 않은 전문증거이므로 예외적으로만 증거능력이 인정됩니다. 형소법 제312조(검사작성), 제313조(사경작성)에 의해 원진술자가 공판정에서 성립의 진정함(서명날인의 진정+진술과 기재의 일치)을 인정하여야 비로소 증거로 쓸 수 있는 것입니다.

Q. 헌재가 만약 검찰진술조서를 증거로 채택 못 하고 대신 거기에 명시되어 있는 사람들을 불러서 한번 들어보자 하면 헌재심판은 상당기간 길어질 수 있겠는데요.

A. 그렇습니다. 수많은 증인 등을 불러 증언을 듣게 되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야당은 박 대통령 측에서 그것을 적용하자고 주장한 것을 수십 명이 될지도 모르는 증인을 다 부르자는 것이어서 탄핵결정을 지연하겠다라는 의도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법은 공평해야 하는 만큼 탄핵결정이 지연된다는 이유 때문에 섣불리 반대신문권이 보장되지 않은 전문증거를 증거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오로지 헌재가 결정할 것이니 양측 변호인단 모두 헌재 결과에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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