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신세(漸新世, 올리고세/Oligocene epoch: 3,390만~2,303만 년 전)(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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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신세(漸新世, 올리고세/Oligocene epoch: 3,390만~2,303만 년 전)(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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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빈 교수의 ‘빛의 환타지아’]

초원의 등장(2/2)

기제류의 일종인 코뿔소로는 달리는 코뿔소류인 히라코돈트류(hyracodontids)가 동부 유럽과 아시아에 등장하였는데 이들은 당시에는 뿔이 없었고 긴 다리를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초기에는 몸집이 작았으나 이 시기의 파라케라테리움(Paraceratherium)은 몸길이 9m, 어깨까지의 높이가 6m였고 머리뼈의 길이만 1.3m였으며 무게가 16톤이나 나가 모든 시대를 통틀어 몸집이 가장 큰 육상포유류였다. 이들은 거대한 몸집에도 불구하고 날씬한 다리로 잘 달릴 수 있었으며 3개의 단단한 발가락으로 체중을 지탱했다. 같은 코뿔소류인 인드리코테레(Indricothere) 역시 매우 커서 어깨까지의 높이가 4.5m였고 무게는 수놈이 15톤, 암놈도 12톤 정도 나갔는데 목이 길고 높은 곳에 있는 나뭇잎을 따먹는 등 코뿔소류라고는 하지만 생김새나 하는 짓은 오히려 기린에 가까웠다.

▲ 파라케라테리움 ⓒDorling Kindersley
▲ 인드리코테리움 ⓒJon Hughes, Dorling Kindersley

비버(beaver)는 설치류 중에서는 몸집이 큰 편이지만 이 시기의 비버인 팔레오카스토르(Paleocastor)는 몸집이 작았으며 북아메리카의 평원에서 살았다. 사향고양이과(viverrids)에 속하는 사향고양이(civet), 제넷고양이(genet)와 함께 역시 같은 과에 속하는 초기 하이에나(hyena)와 몽구스(mongoose), 그리고 최초의 고양이도 이 시기에 등장하였다. 현생의 하이에나는 개와 더 닮았지만 사향고양이과에 속하며 이크티테리움(Ictitherium)과 같은 초기 하이에나는 몸집도 지금보다 훨씬 더 작았고 생긴 것도 사향고양이와 비슷했다.

▲ 팔레오카스토르 ⓒNatural History Museum of London
▲ 사향고양이 ⓒ뉴스타운
▲ 제넷고양이 ⓒ뉴스타운
▲ 하이에나 ⓒ뉴스타운
▲ 몽구스 ⓒSchuyler Shepherd

이 시기의 개과동물인 보로파기네스(borophagines) 중 짧은 머리뼈와 먹이를 짓이기는 커다란 어금니를 가진 오스테오보루스(Osteoborus)는 하이에나 비슷한 생활을 하던 늑대(wolf)의 조상으로 보이며 일부 보로파기네스는 현생 사자만큼이나 컸었다. 그리고 초기 검치(劍齒, saber-toothed)고양이과 동물인 마카이로두스(Machairodus)와 같은 마카이로돈트류(machairodontines)도 등장하였는데 이들이 나중에 등장하는 유명한 검치호랑이 스밀로돈의 직계조상이다. 영장류로서는 초기 구세계원숭이인 이집토피테쿠스(Aegyptopithecus)가 이집트에 살았는데 작은 고양이만한 이 유인원은 오늘날의 원숭이와 비슷하였으며 나무 위에서 과일과 잎을 먹고 살았을 것이다.

▲ 마카이로두스 ⓒ뉴스타운
▲ 이집토피테쿠스 ⓒDorling Kindersley

이 시기에 거대한 초원이 형성된 남아메리카에는 동물상(動物相, fauna)에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같은 초식동물이라고 하여도 과거의 초식동물들은 주로 어린 나뭇잎과 줄기를 뜯어먹고 살았으나(browsing) 이와 같이 초원이 확산되자 이들 풀들을 잘 먹고(grazing) 소화시킬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초식동물들은 살아남을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도태압(淘汰壓, selective pressure)을 받게 된 것이다(나뭇잎 대신 풀을 뜯어먹고 사는 초식동물을 영어로는 grazer라고 함). 그리고 초원을 배경으로 작은 동물들이 더욱 다양해졌으며 육식동물들은 무리를 지어 사냥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브라니셀라(Branisella)와 같은 최초의 신세계원숭이나 이 시기 후기의 올빼미원숭이(owl monkey)를 닮은 트레마케부스(Tremacebus)와 같은 신세계원숭이들은 목초지생활을 하지 않고 숲 속에서만 살았다.

▲ 올빼미원숭이 ⓒ뉴스타운

같은 시기에 오스트레일리아는 초식성 유대류인 디프로토돈트류(diprotodontids)가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 집단에는 캥거루, 코알라, 주머니쥐 등이 포함되지만 당시에는 커다란 웜바트(wombat)처럼 생긴 종이 번성하였다. 그 외에 굴을 파고 사는 작은 잡식성 유대류인 캥거루쥐(bandicoot)와 주머니고양이과(dasyuromorphs)인 주머니쥐(marsupial mouse), 주머니곰(Tasmanian devils), 주머니늑대(Thylacinus/Tasmanian wolf) 및 주머니개미핥기(numbat) 등도 이 시기에 등장했다.

▲ 눈속의 웜바트 ⓒ뉴스타운
▲ 캥거루쥐 ⓒ뉴스타운
▲ 주머니쥐 ⓒDorling Kindersley
▲ 주머니곰 ⓒWayne McLean
▲ 주머니늑대 ⓒCarl Buell
▲ 주머니개미핥기 ⓒGnangarra

점신세 후기의 우라노테레로서는 팔레오파라독시아(Paleoparadoxia)와 같은 데스모스틸리안(desmostylians)이 있었는데 생긴 것은 하마와 바다코끼리의 중간정도의 모습이었고 중신세까지 북태평양 연안 부근에서 해초를 뜯어먹으며 주로 바다에서 살았지만 새끼는 육지에서 낳았다. 점신세 말에는 곰의 가까운 친척이며 어류를 잡아먹고 사는 기각류(鰭脚類, Pinnipedia: 다리 대신 지느러미를 가진 해양 육식포유류)인 물개(fur seal), 강치(sea lion), 바다코끼리(해상/海象 또는 해마/海馬, walrus) 등이 등장하여 크게 번성하기 시작하였다.

▲ 팔레오파라독시아 ⓒNatural History Museum of London
▲ 물개 ⓒ뉴스타운
▲ 강치 ⓒDavid Corby
▲ 바다코끼리 ⓒ뉴스타운

바다에는 해초가 계속 번성하였으며 육방산호로 이루어진 산호초도 널리 퍼져나갔다. 조개류와 유공충도 다시 번성하였으며 경골어류도 기조어류를 중심으로 더욱 다양해지고 엄청나게 번성하였으나 이 시기 말에는 대형 유공충인 화폐석이 완전히 멸종되었다. 한편 민물에도 경골어류가 역시 기조어류를 중심으로 더욱 다양해지고 크게 번성하였는데 이 시기에 등장한 레우키스쿠스(Leuciscus)라는, 이빨이 없는 특수하게 생긴 턱으로 수중식물을 먹고사는 물고기는 아직도 세계 각지의 개울과 웅덩이에서 살고 있다.

▲ 레우키스쿠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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