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의 못 자국까지 원상복구 하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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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의 못 자국까지 원상복구 하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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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서울시 임대차 상담실 이인덕 위원

▲ 서울특별시 임대차 상담실 이인덕 위원 ⓒ뉴스타운

세입자 잘못으로 망가진 부분은 나갈 때 원상복구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정상적으로 사용하다가 닳거나 더러워진 부분은 집주인 책임이죠. 그런데 문제는 어디까지가 정상적 사용이고 어디부터가 세입자의 잘못인지 가려내기가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이사 나가는 날 집주인과 세입자가 서로 책임을 미루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사례를 통해 어느 쪽의 책임인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Q1 : 아파트 세입자인데요, 제가 가져온 에어컨을 설치하느라 벽에 나사못 자국이 생겼어요. 집주인은 원상복구 해놓고 나가라고 하는데 과연 제 책임인가요?

A1 : 세입자 책임은 아니라고 봅니다.

에어컨 설치는 그 집의 정상적 사용의 범위 안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시설물의 설치를 못하게 하는 특약이 있었다면 세입자에게 원상복구 책임이 있습니다. 법원에서도 “임차할 당시 상태보다 나빠지더라도 통상적인 방법으로 사용한 결과라면 임차인에게 원상회복 의무는 없으며, 특약이 없으면 임대인이 부담해야 한다.” 라고 판결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5. 31. 선고 2005가합100279,2006가합62053 판결]
임차인은 임대차계약이 종료한 경우에는 임차목적물을 원상에 회복하여 임대인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는데, 원상으로 회복한다고 함은 사회 통념상 통상적인 방법으로 사용·수익을 하여 그렇게 되어버린 상태라면 사용을 개시할 당시의 상태보다 나빠지더라도 그대로 반환하면 무방하다는 것으로, 임차인이 통상적인 사용을 한 후에 생기는 임차 목적물의 상태 악화나 가치의 감소를 의미하는 통상의 손모(損耗)에 관해서는 임차인의 귀책사유가 없으므로 그 원상 회복비용은 채권법의 일반원칙에 비추어 특약이 없는 한 임대인이 부담한다고 해야 한다.

Q2 : 빌라에 살면서 애완견을 키우고 있습니다. 들어올 때 주인의 양해도 받았고요. 그런데 기둥에 개가 긁은 자국이 좀 있어요. 제가 도배 비용을 물어야 하나요?

A2 : 긁힌 자국 때문에 도배를 다시 해야 할 정도라면 세입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봅니다. 주거용 건물에서 애완견 사육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상적 사용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Q3 : 5살, 3살 된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집주인은 장판 교체비용을 요구합니다. 아이들이 장난감을 잘못 다루어 마루가 상했다는 거죠. 그렇지만 아이들이 있으면 그 정도는 자연히 닳는 거 아닌가요?

A3 : 이런 경우가 어렵습니다. 정상적인 사용과 아이들의 장난이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서로 조금씩 양보하여 합의가 최선이라고 봅니다. 실제 법원에서도 두 가지 원인이 결합하여 잘잘못을 가리기 어려운 경우 양쪽에 각각 50%씩 부담하라는 판례가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5. 31. 선고 2005가합100279,2006가합62053 판결] 통상의 손모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한 공사비용은 피고가 그 보수비용을 부담할 것은 아니 므로 이를 공제하여야 할 것인데, 이를 확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중략) 통상의 손모에 해당하는 부분을 50%인 1,500만 원으로 봄이 상당하다.

한편 일본 동경도(東京都)에서는 원상복구에 대한 분쟁 발생시 합의 권고안으로서 다음과 같이 구체적인 사례를 예시하고 있습니다. 우리와 주거문화가 비슷하므로 참고로 여기에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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