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경쟁력, 쾌적성 그리고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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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경쟁력, 쾌적성 그리고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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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제3의 마약, 자동차 우선정책 변경 필요

 
   
  ^^^▲ 자전거 천국 네덜란드 암스텔담 중심가에 설치된 자전거 주차장. 독일의 경우 자동차처럼 자전거 주차빌딩도 여럿 있다.
ⓒ www.spinningwheel.org^^^
 
 

현대사회의 고질적 관념이 서서히 깨지고 있다. 지금까지 ‘현대화’는 곧 ‘도시화’를 뜻하기도 했다. 외관을 화려하게 한 초고층 건물에 도시의 멋진 스카이라인을 자랑하고, 이 건물 저 건물을 이동할 때 편리성을 내세우며, 이왕이면 보다 세련된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것이 우리들의 행태였다.

너도나도 편리성을 찾다보니 먼 곳이든 가까운 곳이든 자동차로 이동하기를 좋아한다. 자연히 자동차 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이를 움직이려면 비싼 기름을 태워버리는 동시에 인체에 해로운 유독가스를 배출하면서 도시는 삶의 질을 높이는 장소인 동시에 이젠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로 전락하고 있다.

참살기(웰빙)시대를 맞이하면서 사람들의 인식도 조금씩 변화를 하고 있다. 자동차가 내뿜는 시꺼먼 매연, 각종 소음, 경제적 부담, 수많은 교통사고 등으로 지옥 아닌 지옥 같은 도시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정부에서는 종합적인 자전거 로드맵을 내놓았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도시의 쾌적성(amenity)’을 확보해나가면서 삶의 질의 높일 뿐 아니라, 국제화시대에 우리나라 ‘도시들의 국제경쟁력’을 높여야 할 때가 됐다.

두말할 필요 없이 우리나라 대도시는 국제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고유가 시대에 증가하는 자동차 물결, 유해물질을 방출하는 각종 건자재로 지은 수많은 건물, 치열하게 눈치 살피며 이동해야 하는 우리들의 생활, 좁은 거리에 수많은 인파로 인한 숨이 막힐 지경의 도시의 하루하루 등이 도시인들의 쾌적한 삶을 빼앗아가고 있다.

자전거는 도시 경쟁력, 도시환경 근본적으로 바꿔야

도시인들의 삶의 질을 높여 세계 215개 주요도시 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곳이 스위스의 주네브이다.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머서(Mercer)사가 점수를 매긴 것이다.

주네브가 왜 살기 좋은 도시인가? 우리 서울과는 많은 부분이 다르지만, 시민 18만 5천여 명의 그리 크지 않은 주네브는 출퇴근시간이 가장 짧은 도시로 유명하다. 시민의 약 절반(48%)가량이 직선거리 15분 이내에 거주하고 있다. 시민 전체의 93%가 출퇴근 직선거리로 30분 이내에 거주한다고 한다. 우선 도시 형태 자체가 쾌적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져 있는 셈이다.

우리는 주네브에서 도시경쟁력이 무엇인가를 알아 낼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주네브는 도시규모는 크지 않지만, 국제 무역 및 금융의 국제도시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스위스에서 주네브는 제2의 도시이다. 스위스 인구의 약 74%가 인구 2만 명 미만의 소도시나 농촌에 살고 있다. 그렇지만 세계적인 회사인 ‘네슬레’라든가 ‘아베베(ABB)’라는 거대기업이 2만 명 이하의 소도시에 소재하면서 그 도시인들을 고용해 쾌적하고 여유로운 삶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처럼 최고, 최대이어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곳이 아니다.

또, 디지털 점쟁이들이 말하는 정보화시대에 대비하면서도 거대한 건물 몇 개 지어 국민들에게 널리 홍보만 하는 형식이 아니라 22개의 국제기구, 170여개의 국제 비영리단체(NGO), 100여개의 화랑과 미술관, 30여개의 박물관, 100여개의 극장(회의 및 연극) 및 60여개의 영화관 등을 갖춰 쾌적하고 안락한 삶의 질을 높이면서 21세기가 요구하는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터전을 갖추고 있다.

나아가, 주네브는 환경과의 접속성(connectivity)의 중요성을 아는 도시다. 접속성은 한 도시가 다른 지역 및 세계와 교통, 통신, 정보시스템으로 유기적 연결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이러한 인프라로 세계와 소통하는데 편리성을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주네브의 이러한 환경인식이 주거지역의 접근성 원활에 따른 여유 있는 생활의 구가, 정보격차(digital divide)의 축소, 환경을 생각하는 무공해 교통수단인 자전거 등의 이용활성화 등을 통해 이른바 참살기에 알맞는 도시형태를 갖추고 있다. 주네브와 같은 도시에서는 경우 자동차는 제 3의 마약에 가깝다는 말이 이해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자전거 천국 네덜란드 교통정책

자동차와 자전거를 비교해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선 자전거는 생활 체육의 도구로 각광을 받는다. 자전거는 친환경적인 발명품으로 역대 세계우수발명품 순위에서 항상 우위에 오른다.

사람의 힘을 엔진과 비교해 보자. 일본 “사이클 스포츠”편집장 미야우치 시노부(宮內 忍)씨는 ‘브리지스톤 사이클’의 데이터를 인용해, 평균 20대 남성을 기준으로 순간 최대출력은 0.34마력에 불과하다면서 장시간이라면 0.14마력에 지나지 않아 엔진에 비해 턱 없이 미미한 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엔진과 달리 화석연료를 쓰지 않는 역시 인간의 힘은 오염물질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자전거는 수의성(隨意性)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탈 수 없을 경우 끌고 갈수도 있으며, 방향전환은 어디에서든 쉽게 이뤄지며, 좁은 곳을 가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혼잡한 교통 도시에서는 자전거가 자동차 보다 빠른 경우가 흔하다.

네덜란드의 자전거정책은 국가장기교통계획(Structure Scheme for Traffic and Transportation=SSV)가운데 승객교통중기계획(MPP)의 역점 사업으로 자동차운행을 자전거로 유도하기 위해 자전거의 안전(Safety for Bicycle : 차량과 자전거의 안전한 분리), 자전거 주차문제(Bicycle Parking system), 분실문제 해결, 자전거 혼잡구간 해소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철도, 지하철 및 여객선 터미널에 자전거 보관대 및 편의시설(부속판매점, 수리점 및 샤워실 등) 설치, 주거지역 자전거 주차장 설치 요구 시에는 정부에서 무료로 설치해주는 등의 실제적인 시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쾌적도시 조건, ‘자전거 이용활성화’ 문제점

지난해 ‘범국민 자전거타시 활성화 방안’이라는 세미나 발표 자료에서 김인규 부천시 오정구청장은 첫째 우리나라는 자전거를 안전하게 이용할 자전거도로가 태부족이라고 말한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2조는 자전거를 차마(車馬)로 구분하고 있어 자전거는 차도를 통행하도록 돼 있으나, 통행 우선순위 및 사고 발생시 책임한계 규정이 없어 자동차로부터 자전거를 보호할 수 없는 형편이며, 둘째, 자전거 활성화 사업을 위한 예산확보가 쉽지 않고, 셋째 자전거 이용활성화 사업부서가 일원화되지 못하고 도로담당자가 자전거 관련 지식이 부족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다는 것이다.

또한, 자전거도로의 연속성이 확보돼 있지 않다고 지적하고, 자전거도로, 자전거 보행자겸용도로, 자전거 자동차 겸용도로에 대한 각각의 법률이 내리는 정의가 달라 혼선을 빚고 있으며,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준수해야 할 법률에 대한 무지, 자전거를 탈 때 수신호 및 자전거신호체계 미흡 등을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따라서, 외국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면서, 위에서 열거한 문제점을 해결해야 최소한 자전거 이용활성화에 대한 기본적 체계가 갖춰질 수 있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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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커 2006-01-23 19:43:04
건강에도 좋고 날씨 따뜻해지면 우리 모두 자전거만 탑시다. 고유가시대 한 방울의 기름도 아껴야하고 자 다 함께 동참.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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