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Mindanao islands) 최대 도시 다바오에서 2일 오후 10시 20분 쯤(현지시각) 노점상들이 모이는 야시장에서 폭발이 발생, 적어도 14명이 사망하고 7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민다나오 섬 서부 지역은 이슬람교도가 다수파를 차지하고 있으며, 아부사야프(Abu Sayyaf Group)가 몸값을 목적으로 유괴를 반복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델핀 로렌자나(Delfin Lorenzana) 필리핀 국방장관은 3일 “이슬람 과격파 아부사야프의 범행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폭탄테러’로 규정했다. 아부사야프 대변인도 3일 자신들의 범행을 인정했다.
아부사야프는 남부 술루제도 홀로 섬을 거점으로 필리핀 정부군의 소탕 작전에서 궁지에 몰리자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두테르트 대통령은 지난 6월 취임한 후 첫 외유로 오는 4일부터의 브루나이 방문을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폭탄 테러로 전격 방문을 취소하고, 필리핀 전국을 “무법사태 선언(state of lawlessness)”를 선언하고, 수도 마닐라 등 전국에 경계 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무법사태 선포의 배경은 필리핀 전국적으로 군과 경찰이 혼연일체가 되어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계엄령”은 선포하지 않았다. 아벨라(Ernesto Abella) 대통령궁 대변인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무법사태’ 선포는 헌법 제 7조 18항에 의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닐라 대통령궁 고위관료는 ABS-CBN TV와 인터뷰에서 “박격포탄을 전용한 폭탄 파편으로 여겨지는 금속 조각이 회수됐다”고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자주 다바오에 방문, 이번 폭발 발생 시에는 현장으로부터 10km 떨어진 대통령 영빈관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전에 ‘살인의 도시’로 불리던 다바오(Davao)는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 대통령이 장기간 시장을 역임한 지역으로 필리핀에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도 평가되기도 했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치안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이번 사건은 큰 타격이다.
무자비할 정도로 범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잇는 두테르테 정권이 이번 폭탄 테러로 위신이 깎이게 돼 야간 외출 금지령 등을 거론하며 앞으로 강권적 수단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해 2개월 사이에 마약 사범 등에 대해 경찰들이 단속 현장에서 살해한 용의자는 1,000명이 넘었으며, 초법적 수단이 횡행하고 있어, 국제 인권단체들이 민주주의 절차를 무시한다며 두테르테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으나, 정작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범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단의 범행 조직이 두테르테 대통령 암살에 현상금을 내건다는 정보를 입수, 필리핀 정부는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던 중 이번 폭탄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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